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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상장, 아직은 정중동…'밸류업' 속도낸다 IB로부터 시장정보 취합 중, 실적·사업잠재력 확대 집중

최은진 기자공개 2020-01-14 09:19:43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호텔 전문가인 송용덕 부회장을 롯데지주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호텔롯데의 올해 상장 추진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송 부회장은 호텔롯데서만 40여년을 근무한 터줏대감이자 2015년 상장을 지휘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더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호텔롯데의 현 상황은 정중동 상태다. 아직 내부적으로 그 어떠한 상장 작업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와도 시장 환경 등에 대한 소통 정도만 하고 있다. 시기적으로나 실적으로나 아직은 상장에 적극 나서기엔 부담이 따른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상장을 위한 기초체력 다지기가 순서라는 입장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은 최근 상장과 관련된 시장 정보 등을 증권사 기업금융(IB) 등으로부터 수집하고 있다. 상장을 염두에 두고 시기 등을 조율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언제 누구와 손을 잡고 추진할 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 내부적으로 스터디 정도만 하고 있을 뿐 그 어떠한 움직임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서는 호텔롯데가 올해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연말 롯데그룹이 정기인사를 통해 유통·서비스BU(사업부문)장인 송용덕 부회장을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이 상장의 신호탄으로 봤다. 그는 롯데그룹에 입사한 이후 40여년을 호텔롯데에만 근무한 호텔전문가이다. 2015년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및 지배구조 개편 당시 호텔롯데 상장을 비롯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뢰를 얻었던 인물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이끌었던 재무전문가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호텔&서비스BU장이 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시장은 이해했다.

하지만 시장이 다소 앞서 나간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는 아직 상장에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고 전해진다. 2015년 상장 추진을 할 당시 선정했던 주관사를 교체할 지 여부에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시 호텔롯데는 대표 주관사로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메릴린치,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 골드만삭스증권, 노무라금융투자를 선정했다. IB업계서는 당시 상장을 추진했던 실무진들이 변함없이 그대로 자리하고 있는 만큼 주관사 물갈이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고 호텔롯데가 상장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도 아니다. 꽤 적극적으로 IB들이 보내는 정보를 취합하며 검토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 등을 면밀히 지켜보며 추이를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호텔롯데가 분위기만 살피며 아직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은 이유는 두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상장을 추진할 당시 기업가치(EV/EBITDA)는 약 13조원 안팎으로, 최대 공모규모는 약 5조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2015년 말 기준 매출액은 5조1320억원, 영업이익은 3232억원, 당기순이익은 2977억원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 이후 불안한 실적을 나타내며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2018년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6조4475억원, 영업이익은 1181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5848억원 적자를 봤다. 다만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3980억원, 2037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2537억원이다.

IB업계서는 호텔롯데의 밸류에이션이 2015년 상장 추진 당시보다 다소 개선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밸류에이션이란 시장이 얼마나 높은 가치를 부여할 것이냐의 문제인 만큼 오너 리스크 등이 해소된 현재 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더욱이 시애틀 호텔 인수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가능성 등이 결부되면서 호텔롯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호텔롯데 역시 재무건전성이나 사업 잠재력 등 밸류에이션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약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실탄 마련에 분주한 것 역시 적극적으로 사업에 쏟아붓기 위해서로 해석된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나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 등은 호텔롯데 입장에선 밸류업 하기 좋은 기회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위기도 관건이다.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불안감도 상존한다. 호텔업이나 면세업 등은 경기와 대외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만큼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아직 상장에 대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며 "시장이 다소 앞서나간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일단은 밸류에이션 높이기에 주력하고 천천히 움직이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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