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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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중장거리 진출' 선언한 티웨이, 제주항공 의식했나중대형기 도입해 신규 시장 개척, '규모의 경제' 제주항공과 차별화

유수진 기자공개 2020-01-14 08:19:57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16: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노선 진출을 선언했다. 국내 LCC업계가 일제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쟁사인 제주항공과 다른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결정이 외형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는 제주항공의 전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중형 항공기 도입을 통한 중장거리 노선 확대 등이 포함된 신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취항 10주년을 맞아 보다 공격적이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미래 먹거리 마련에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전사적인 태스크포스(TF)팀도 꾸렸다. 현재 운항과 객실, 정비, 전략, 구매 등 유관 부서 인원 20명가량이 '중장기 노선계획TF'에 참여해 중지를 모으고 있다.

이제 막 TF가 구성된 단계로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향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중형 항공기 도입을 전제로 노선 확장에 나서는 만큼 기존에 가지 못했던 호주와 중앙아시아, 하와이 등을 취항지로 집중 검토하고 있다. 도입 기종이나 규모 등도 논의 중이다. 올 상반기 중 노선 계획을 확정하고 기재 도입을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해 연내 모두 마무리 짓는 게 목표다.


항공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이번 결정을 내린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 하반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던 무렵부터다. 보유 기재 수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거나 새로운 노선을 개척해 '시장의 파이를 확대'하는 방식 등 두가지 옵션이 주로 언급됐다. 이번에 티웨이항공이 선택한 건 후자다.

티웨이항공이 중장거리 노선에 눈을 돌린 건 최근 수년간 국내 LCC들이 지나친 경쟁으로 ‘제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다퉈 취항 가능한 노선에 비행기를 투입하다보니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게 됐고, 항공권 가격 경쟁이 심화돼 모두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재 LCC들은 항속시간이 최장 5시간 정도인 기재(B737, A320)로 영업을 하고 있어 취항 가능한 지역이 한정적이다. 일본이나 동남아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이 겹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티웨이항공의 결정은 남들이 가지 못하는 지역에 취항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겠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즉 큰 비행기를 들여와 노선을 차별화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제주항공이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규모의 경제'와 성격이 다르다. 경쟁 관계인 두 항공사가 미래 생존 전략을 놓고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제주항공은 2005년 출범 이래 15년 동안 규모의 경제를 통한 시장 영향력 확대에 집중해오고 있다. 이 방침은 단일 기재(B737-800) 전략과 맞물려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제주항공이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키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5위권 LCC인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하며 '수퍼LCC'로 거듭날 준비까지 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제주항공은 항공기 23대를 한꺼번에 들여오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보게 된다. 기존 보유 중이던 45대에 23대를 더해 총 68대의 항공기를 굴리는 항공사로 도약하게 되는 셈이다. 단순한 LCC가 아닌 국내 항공업을 주도하는 '빅3' 항공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따라서 티웨이항공이 애초에 규모의 경제 옵션을 선택할 수 없었을 거란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실적으로 제주항공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뿐더러 재무 부담 등 물리적인 한계가 명확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보단 LCC시장의 파이 자체를 확대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대형항공사(FSC)의 영역이었던 중장거리 시장에 LCC가 뛰어든다면 가격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우위를 점하기 수월하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공시장이 점점 안 좋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뭔가 전략을 내놓아야 하는 시점"이라며 "선택지가 '규모의 경제'와 '시장 확대'인데 제주는 전자를, 티웨이는 후자를 선택한 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티웨이가 이스타와 합쳤다고 가정하면 제주항공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현재의 티웨이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치열한 노선 경쟁에서의 차별성과 새로운 영업 전략을 위해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검토하고 이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며 "아직 도입 기종이나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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