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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롯데, '설욕전' 기회…최고가 베팅 재연하나④BCG 자문 등 만반의 준비…높은 차입금 부담 상존

최은진 기자공개 2020-01-20 07:44:44

[편집자주]

국내 면세점 강호들이 10조원 매출이 걸린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찰 경쟁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고의 입찰가를 제시하기 위해 혈전까지 마다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참전을 앞둔 면세사업자는 경쟁사의 베팅 여력을 파악하기 위해 치열한 물 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공항 입찰 전쟁 속 각 면세사업자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07: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만간 개시되는 인천국제공항(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호텔롯데(롯데면세점)에게 설욕전의 기회다. 2015년 직전 입찰 당시 '최고가'를 베팅하며 확보했다가 3년 뒤 자진철수 하는 패배를 맛봤다. 이 여파로 면세 시장 점유율 하락을 견뎌야 했다. 굴욕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인 것은 물론 점유율 회복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관점에서도 롯데면세점의 이번 입찰건은 중대사안이다. 호텔롯데의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매출 80%가량이 창출되는 면세사업 가치를 극대화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롯데면세점이 이번 입찰에서도 최고가 베팅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점유율 축소·호텔롯데 상장…'인천공항' 사활 거는 배경

인천공항은 국내 면세시장의 최대 매출처다. 계약기간 연장으로 이번 입찰부터 사업권을 확보하게 되면 10년간 총 10조원 이상의 매출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모든 면세사업자들이 이번 입찰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곳이 있다면 단연 롯데면세점이 꼽힌다. 2018년 인천공항에서 자진철수 하고 신세계에게 자리를 내줬던 설움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직전입찰인 2015년 롯데면세점은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입찰금액을 공개하며 경쟁사와의 압도적인 가격차로 DF1, DF3구역 등을 차지했다. 당시 인천공항 면세점 전체의 연간 매출액 2조10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높은 입찰가격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중국 사드 이슈 등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2017년 면세사업 실적도 고꾸라졌다. 3000억원에 달하던 면세사업 영업이익이 25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호텔롯데 전체적으로 적자가 났다. 결국 2018년 자진철수를 택하고, 해당구역은 재입찰을 통해 신세계에게 돌아갔다. 무리하게 써 낸 입찰가격으로 형성된 임대료를 감당키 어려웠던 이유다.

이 여파로 롯데면세점은 경쟁사업자에게 시장점유율 일부를 빼앗겼다. 지난해 기준 롯데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은 39%, 신라면세점은 30%, 신세계면세점은 18%로 집계됐다. 전년도 각각 42%, 29.7%, 12.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만에 경쟁사와의 격차가 좁혀지게 된 셈이다. 따라서 이번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롯데면세점에 있어 설욕전인 동시에 축소된 점유율을 되돌릴 기회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도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은 꽤 높은 관심을 두는 이슈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확대 차원에서 면세사업 실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연결매출 기준으로 면세사업은 전체의 82%라는 압도적인 비중를 차지한다. 면세사업의 성과가 곧 호텔롯데의 밸류에이션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호텔롯데 입장에서 면세사업의 성과를 끌어올려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수익성이다. 면세사업은 다른 유통사업과 달리 직매입을 통해 판매한다. 얼마나 많은 물건을 사느냐에 따라 원가가 축소되는 일종의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사업이다. 덩치를 키울수록 원가절감을 할 수 있는만큼 국내 최대매출처인 인천공항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일종의 '원가관리' 전략인 셈이다.

◇2년연속 적자 후유증, 순차입금 5조…실탄 확보 관건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이번 입찰 준비에 꽤 공을 들이고 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지난해 공개적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확보를 위해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또 최근 사장단 회의에서 더벨 기자와 만나 "경쟁사들처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입찰준비는 이미 1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면세시장에 대한 추이를 꾸준히 팔로업 하고 있는 경영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BCG)과 지난해 초 계약을 맺고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 BCG는 신라면세점과 맞손을 잡고 입찰 준비를 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롯데면세점이 최대 경쟁자인 신라면세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롯데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얼마를 베팅할 수 있을까. 이미 무리한 베팅으로 승자의 저주 경험이 있는만큼 가격적인 측면에선 꽤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2017년, 2018년 2년 연속 적자를 봤던 터라 재무적인 여력도 감안해야 한다. 특히 2018년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에 따른 임대료 절감 효과 덕에 2019년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훼손할 정도의 베팅은 어려울 수 있다.

높은 차입금도 부담이다. 최근 호텔롯데는 국내외 사업 확장 및 계열지분 인수 등 대규모 투자를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연결기준 순차입금(금융리스 제외)이 2016년말 약 3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5조원으로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75%에서 128%로 확대됐다. 직전 입찰 당시와 비교해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상당히 다른 상황이다. 무리한 베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여건인 셈이다.

그렇다고 보수적인 가격을 제시해 사업권을 놓칠 수도 없다. 롯데면세점 입장에선 경쟁사보다도 더 깊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선 롯데면세점이 최근 실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가용할 수 있는 만큼의 여력을 끌어 낼 것이란 관측이다.

호텔롯데는 최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등에 돌입한 상황이다. 기관투자가 반응에 따라 발행금액을 최대 4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확보한 자금은 차환을 위해 절반 정도 쓰고, 나머지는 신규사업 등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서는 당장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면세사업에 실탄을 쓸 것으로 점치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 입장에선 이번 인천공항 입찰이 설욕전인데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도 "가용할 수 있는만큼 최대치를 끌어낼 것으로 보이지만 재무여건 상 직전 입찰 때와 같은 무리한 베팅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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