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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슬기운용, PBS '시드머니' 유치 [인사이드 헤지펀드]한투·삼성증권, 각각 20억 투입…트랙레코드로 높아진 기준 '충족'

최필우 기자공개 2020-01-17 08:01:3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5일 10: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헤지펀드 시장에 막 데뷔한 슬기자산운용이 복수의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파트너로부터 시드머니를 유치했다. 금액이 크진 않지만 운용사 평가 기준이 깐깐해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행보다. 펀드매니저들의 트랙레코드가 신뢰를 얻는 데 일조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슬기 멀티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와 3호 펀드에 각각 10억원의 시드머니를 투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호 펀드에 20억원 안팎의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슬기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에 등록한 곳으로 올들어 첫번째 헤지펀드를 출시하며 시장에 데뷔했다. 자본금 15억원 규모이고, 40% 지분을 보유한 전효준 대표가 최대주주다. 전 대표를 비롯한 트러스톤자산운용 출신 매니저들이 주축이 돼 새롭게 출범했다. 상장 주식 중에서도 시장을 주도하는 성장주 투자에 주력한다.

PBS 파트너가 신규 펀드에 시드머니를 투자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PBS 두곳이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여파로 증권사가 신생 운용사와 PBS 계약을 맺는 것조차 신중을 기하고 있는 분위기라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슬기자산운용을 낙점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특히 삼성증권은 신생 운용사와 펀드를 검증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로 정평이 나있는 곳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 대표의 트랙레코드가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는 트러스톤자산운용 시절 다이나믹코리아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다. 이 펀드는 롱숏(Long Short) 전략을 구사하는 상품으로 국내 공모펀드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에 몸담으며 롱숏 전략과 가치주 투자 경험을 두루 쌓은 만큼 헤지펀드 시장에 연착륙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매니저들이 트러스톤자산운용 시절 국민연금 자금을 운용해 본 경험도 신뢰를 얻는 데 기여했다. 국민연금은 기관투자가 중에서도 위탁자금 관리가 깐깐한 축에 속한다. 이러한 관리를 간섭으로 여겨 운용을 마다하는 매니저들도 있을 정도다. 슬기자산운용에 합류한 송근용 CIO, 이태경 매니저는 국민연금 자금을 각각 배당주, 중소형주로 운용한 이력이 있어 꾸준함을 인정받았다.

또 올해 주식 매매를 주력으로 하는 헤지펀드 운용사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시드머니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횡보하면서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와 메자닌 딜을 주력으로 삼는 운용사들이 각광받았다.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면서 대형주와 성장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곳들이 두각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운용사와 매니저 검증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슬기자산운용은 높아진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라며 "수익률을 쌓아 가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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