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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 리포트]㈜한화 '모태' 화약사업, 매출 2조 시대 열까2010년대 들어 두 배 성장…2019년 공장 사고 탓 '주춤'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20 08:21:20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 아래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방산업체들이 최근 고비를 맞고 있다. 방위사업 예산은 매년 늘어나지만 덩치 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고, 뒤늦게 눈 돌린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에 실패하기 일쑤다. 각양각색의 생존법을 구사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업 규모와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방산업체들의 현 주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11: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1992년 10월 그룹의 명칭을 '한국화약'에서 '한화'로 변경했다. 그룹의 모태이자 정체성을 나타내는 '화약'을 사명에서 숨겼다. 이는 당시 금융, 레저, 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 진출하며 화약·방산 업체라는 이미지 탈피를 위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이후 한화그룹은 화약사업이 아니라 금융과 화학 사업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화약과 방위사업을 축소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방산과 산업용 화약 두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그 결과 육군 창군 이래 최대 규모 사업인 '천무'의 연구개발과 생산에 성공했으며, 화약사업에서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며 2010년대 중반부터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한화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사고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실적이 급격히 악화함에 따라 매출 2조원의 실적을 이어가진 못했다. 지난해 말 재정비를 통해 공장을 정상 운영 중인 ㈜한화가 올해 얼마나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사다.

◇화약 사업 수직계열 완성

㈜한화의 화약사업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화그룹의 창업주인 김종희 회장이 1952년 한국화약 주식회사를 설립한 게 시작이었다. 1956년부터 초안폭약 생산을 개시했으며 1958년에는 다이너마이트를 생산했다. 이후 1966년 초유폭약(ANFO), 1976년 도폭선, 1981년 정밀폭약 등을 생산하며 화약제품을 다양화했다.

특히 1990년대 들어서는 화약 사업의 범의를 넓히기 시작했다. 기존 무기용 화약 제작뿐 아니라 산업용 화약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가장 먼저 원료 사업에 손을 뻗쳤다. 화약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주요 원료인 질산, 초안, 암모니아 등을 직접 생산하거나 수입해 판매하는 사업을 통해 기존 제조사업과의 시너지를 도모했다.


우선 1991년 당시 인천공장에서 화약의 주요 원료 중 하나인 질산 생산에 돌입했다. 연간 희질산 10만톤, 농질산 4만톤 수준의 규모였다. 4년 후인 1995년에는 질산과 황산의 혼합물인 혼산을 업계 최초로 수출했으며 2011년부터는 암모니아를 수입해 판매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는 마이닝 사업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마이닝 서비스는 단순 화약 공급뿐 아니라 운반, 발파까지 모두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3년 3월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호주와 칠레에 법인을 세웠으며, 2015년에는 호주 대형 마이닝 서비스 업체인 LDE와 LDE 미국 법인을 390억원에 인수했다.

◇유도무기, 탄약 앞세워 성장

㈜한화는 화약제조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방위사업에 뛰어들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1974년 당시 정부로부터 방산업체 정식 지정을 받은 ㈜한화는 화약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방산 제품의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1978년 방산 전문 공장인 여수공장을 신설하며 특수방산 제품의 양산에 돌입했고, 이후 중앙연구소 설립(1979년), 대전사업장 인수(1987년), 구미사업장 인수(대우전자 방산부문, 2001년), 정밀유도기술연구소 설립(2004년), 항법&레이저 사업 인수(2018년) 등을 통해 국내 방산업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현재 ㈜한화가 생산하는 방산품은 유도무기체계, 탄약체계, 항법장치, 레이저, 수중 음향 센서 등 크게 5개로 나뉜다. 이중 유도무기와 탄약이 주력 제품으로 꼽히며, 유도무기의 경우 2012년부터 순항형 유도무기체계 사업에도 진출하며 LIG넥스원과 함께 국내 유도무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특히 천무 사업을 따낸 것은 업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천무'는 230㎜급 다연장로켓(MLRS) 사업으로 당시 육군이 창군한 이래 진행한 최대 규모 사업이었다. ㈜한화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천무 개발에 성공했고 2015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천무 사업은 ㈜한화가 유도무기 사업을 확장하고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2018년 말에는 천무에서 발사할 수 있는 무유도탄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도 올렸다.


㈜한화는 현재 총 4개의 사업장과 1개의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전, 보은, 구미, 여수에 각각 하나씩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사업장 별로 구분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전사업장은 유도무기체계 종합·추진기관, 보은사업장은 탄약 체계종합·탄두·추진제, 구미사업장은 유도무기·화포용 신관·수중센서, 여수 사업장은 탄약 체계종합·고폭약·추진제·화공품 등이다.

◇매출 2조, 영업익 2000억 재달성 가능할까

산업용 화약과 방위사업 확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한화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사업부문이 화약·제조, 무역·도소매, 기계·제조 등 세 가지로 나뉘어 있는데, 과거 사업보고서들을 종합해보면 화약·제조 부문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화약·제조부문 매출은 2011년 1조원 규모였으나 매해 1000억원가량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는 2조원을 달성했다. 동시에 영업이익도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2018년 ㈜한화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3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2가 화약·제조 부문에서 창출된 셈이다.


다만 지난해 대전 사업장 폭발사고 악재 탓에 실적이 크게 악화하며 매출 2조원을 연달아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천무 등 ㈜한화의 주력 방산 제품이 생산되는 대전 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공장 가동이 6개월가량 멈췄고, 이는 곧 실적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2019년 3분기 화약·제조부문의 영업이익은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4%나 나빠졌다.

대전 공장이 재정비를 통해 지난해 9월부터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올해부터는 다시 정상 영업활동이 가능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 ㈜한화가 얼마나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도 관심이 모인다. 특히 수익성 개선과 관련해서는 화약부문 실적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는 사업보고서에 화약과 방산 두 부문의 실적을 구분하지 않고 한 데 버무려 공개하고 있어, 구체적인 실적을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화약부문이 방산부문보다 규모는 작지만 수익률은 더 뛰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 관계자는 "2018년 기준으로 방산 사업이 전체 매출의 75%, 산업용 화약 사업이 25%정도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며 "다만 영업이익률은 방산 사업이 4~5% 정도, 산업용 화약 사업이 10%정도로 두 배 가량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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