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프로세스 구축, 성과 턴어라운드 계기" [thebell interview]임섭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풀운영본부장…"경쟁 펀드 18개 BM초과달성도 100% 달성"
정유현 기자공개 2020-01-22 13:07:0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운용하는 사람이 바뀌더라도 시스템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운용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위험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것으로 운용 철학을 정립했던 것이 작년 성과 턴 어라운드의 계기가 됐다."2019년 초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풀운영본부장(사진) 자리에 오른 임섭 상무는 지난해 운용 성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부임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자신있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변화를 통해 과거 대비 향상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임 본부장은 "지난해 주간 운용사 18개 경쟁펀드(투자자, 운용유형 및 BM이 동일한 펀드 등)의 BM초과달성도를 살펴보면 한국운용이 100%를 달성했다"라며 "2017년 71%, 2018년 31%를 기록했던 것 대비 눈에 띄게 성과가 개선됐을 뿐 아니라 경쟁 체제 도입 후 100%를 달성한 것도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연기금투자풀은 2013년 복수운용체제로 바뀌면서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나눠서 운용하고 있다. 2019년 12월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이 13조3992억원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6조3559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운용은 2016년 주간운용사 재선정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성과 부진으로 경고를 받으며 조직이 움츠러드는 듯했다. 추가 경고가 나오면 주간운용사 자격을 박탈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한국운용의 운용 성과를 업계도 예의주시했다. 2018년에도 증시 부진 영향으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 한국운용은 내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쇄신책을 꾀했고 지난해 초 임섭 상무를 투자풀운영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임 본부장은 고용노동부 자산운용팀 행정 사무관을 지내면서 약 10년간 기금 운용을 담당했다. 포스코기술투자 기금운용센터장도 역임했으며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운용을 총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2017년 8월 한국운용 민간연기금투자풀 본부장에 선임됐다. 약 2년 만에 투자풀운영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임 본부장은 '투자 철학'을 재정립하고 운용 프로세스 구축에 힘썼다.
그는 "기존에 운용 자체는 경쟁 운용사를 이기려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수익률도 좋지 않았고 변동성도 큰 편이었다"며 "기본적으로 변동성을 최대한 줄여가면서 BM 대비 운용하는 '위험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것으로 운용 철학을 세웠고 본부원들에게 이 철학을 공유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운용역별로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려고 했다"며 "자산별 수익률을 명확하게 발라낼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해 그에 따른 피드백을 받았고 모니터링 주기를 교체하는 등 성과 평가 및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혼합형 상품의 성과에 대해서는 책임 여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주식과 채권 등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성과가 좋든 나쁘든 누구의 책임인지 명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임 본부장은 시스템을 구축해 성과요인을 분해해 운용역 별로 피드백을 진행했다.
임 본부장은 지난 한해의 운용 변화를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사자성어에 빗대어 표현했다. 우생마사는 장마나 홍수로 급류가 생긴 강물에서는 헤엄을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스르려다 죽고, 물살에 편승한 소는 목숨을 건진다는 뜻이다.
그는 "과거에는 초과 수익에만 포커스를 맞춰 예측을 하려는 운용을 했다면 지난해는 시장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했다"며 "예측하는 일이 어려운 일이고 또 운용역한테 예측하지 말라는 것은 가혹한 일이지만 시장 흐름을 읽고 따라갈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했고 이같은 노력이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운용뿐 아니라 삼성운용도 연간평가 결과를 앞두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각각 80%, 20%씩 합산해 성과평가를 진행한다. 정성평가는 2월 초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량평가는 위험조정성과와 자금배정, BM초과달성도 등을 평가받는다. 한국운용은 정량 평가를 안정적으로 받은 만큼 큰 변수가 없는한 올해도 무난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운용은 올해 투자자산 다각화에 더 힘을 쏟을 방침이다. 지난해 연기금투자풀 주간 운용사들은 안정적 수익을 위해 주가연계펀드(ELF)투자에 나서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한 바 있다. 임 본부장은 "연기금투자풀의 95%이상이 주식과 채권인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에 영향을 받는다"며 "변동성이 커지며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지난해 원금 보장형 ELF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혼합형 상품으로 분류됐지만 리츠 투자도 진행했다"며 "주식형펀드는 주식에 따라서 수익률이 많이 변동하는데 부동산이나 리츠 같은 경우는 가격 변동폭이 적어 지난해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체 자산 투자를 통한 투자 자산 다각화를 강조한 임 본부장은 "올해는 국내 부동산 위주로 대체 자산에 대한 투자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기금이나 수익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간사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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