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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높이는 유로화채권, 진입장벽 '확' 낮췄다 [이종통화 시장 전망]①시장 유동성 확대, 한국 안정성 부상…발행사, ESG 투심 겨냥

피혜림 기자공개 2020-01-29 12:46:28

[편집자주]

달러채권 일변도였던 한국물 시장이 유럽과 스위스, 대만, 호주, 일본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달러 중심의 외화채권 발행을 이어갔던 국내 이슈어들이 이종통화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들은 통화·투자자 다변화 효과를 기반으로 조달 안정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종통화 시장 각각의 특성을 살펴보고 2020년 성장 가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08:0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로화채권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한국물(Korean Paper) 이슈어가 늘고 있다. 보수적인 투자 성향 탓에 진입장벽이 높았던 유로화 시장이 새 조달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신한은행과 LG화학이 첫 유로화 채권 발행에 나선 데 이어 2020년에도 포스코가 유로화 시장을 찾아 포문을 열었다. 발행량 증가로 한국물에 친숙해지는 유럽 기관들이 증가하고 있어 유로화 시장을 찾는 발행사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풍부한 유동성과 정부의 AA급 우량 신용등급 등에 힘입어 투자자 관심 역시 고조되고 있다. 유럽 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시장의 발달 역시 한국물 유로화채권 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스왑 여건 등의 개선으로 달러채권에 대한 경쟁력도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로화 채권, 한국물 비중 10% 돌파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2019년 한국물(공모 기준) 시장에서 유로화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1.88%에 달했다. 한국수출입은행(7.5억유로)과 LG화학(5억유로), 한국주택금융공사(5억유로), KDB산업은행(5억유로), 신한은행(5억유로) 등 5개 발행사가 조달에 나선 결과다. 유로화채권 비중이 10%를 넘어선 건 2013년(14.15%) 이후 처음이다.

통화별 발행 규모로는 달러 채권(184억5000만달러)의 뒤를 잇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한국물 시장 내 전체 유로화채권 발행량은 달러 기준 30억8687만달러였다. 2018년 호조를 이어갔던 스위스프랑채권(16억616만달러)와 비교해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두드러졌던 점은 한국물 유로화채권 발행사가 민간기업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유로화 자금 수요에 힘입어 달러채권과 동시에 유로화채권 조달에도 나섰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10월 민간 금융사 최초로 유로화채권 발행에 도전했다.

과거 한국물 유로화채권 시장이 공공기관 중심이었던 점과 대조적이다. 유로화채권 시장 호황기였던 2013년 역시 발행사는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산업은행,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IBK기업은행 등 공공기관 뿐이였다.

유럽 시장 내 풍부한 유동성 등이 한국물에 대한 투심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기조 속에서 자산 매입을 이어가자 유럽 채권시장 전반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가산금리(스프레드) 측면의 금리하락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최근 유로화-달러 스왑 여건 등도 개선돼 조달 경쟁력 역시 갖춰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물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 점 역시 결정적이었다. 과거 유럽 기관의 주요 아시아 투자처는 싱가포르와 일본 등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국제 기준 AA급 우량 크레딧을 유지하는 등 안정성을 입증해나가자 안정성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물 유통물량 확대, 친숙도 증가…ESG 관심도 '뚜렷'

한국물 유로화채권 시장의 호조는 2020년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달 2020년 첫 한국물 발행에 나선 포스코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유로화채권을 발행했다. LG화학과 동일한 방식으로 달러채권과 유로화채권을 동시에 찍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역시 올해 외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을 유로화로 조달할 예정이다.

한국물 이슈어들의 발행 증가로 향후 조달 기준이 마련된 점 역시 시장 조성에 긍정적이다. LG화학과 포스코 등이 발행한 유로화채권의 유통금리를 향후 발행채권의 기준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물 이슈어의 확대 역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기관들은 방어적인 성향이 강해 비유럽계 이슈어가 채권 발행에 나설 경우 많은 프리미엄을 요구한다"며 "하지만 지난해 LG화학과 신한은행의 발행으로 국내 사기업과 시중은행 발행의 물꼬가 트였다"고 말했다.

ESG채권에 대한 유럽 기관의 높은 관심 역시 호재다. ESG채권의 경우 유럽 시장 내 수요가 압도적이다. ESG채권 발행에 나선 한국물 이슈어들이 유로화 발행을 고려하게 되는 이유다. ESG채권은 2018년부터 한국물 시장에서도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유로화채권 시장을 찾은 한국물 이슈어는 대부분 ESG채권을 찍고 있다. 이달 프라이싱에 나섰던 포스코 역시 유로화채권은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형태로 발행했다. 같은날 동시에 투자자 모집에 나섰던 달러 채권에는 ESG 조건을 달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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