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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SDI, 엇갈린 '60세 룰' 전영현 사장 유임으로 ESS 사태 수습 마무리 맡겨…이윤태 사장은 사업 구조조정 뒤 명예 퇴진

김슬기 기자공개 2020-01-21 07:25:0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15: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 대표의 운명이 엇갈렸다.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와 전영현 삼성SDI 대표는 1960년생으로 올해 모두 '60세 룰' 대상자였다. 삼성은 몇해전부터 만 60세 임원은 퇴임한다는 인사 원칙을 지켜왔다.

2014년 말부터 삼성전기를 이끌었던 이윤태 대표는 꾸준히 적자사업부를 정리했다. 이 대표는 삼성전기의 체질개선을 통해 사업효율화를 이끌었다는 평이다. 업계에서 '박수칠 때 떠나게 됐다'는 평이 나오는 까닭이다.

올해로 4년째 삼성SDI를 이끌고 있는 전영현 대표는 이번 인사 때 유임되면서 임기를 연장하게 됐다. 그룹 내에서는 삼성SDI가 현재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마무리 지을만한 적임자로 전 대표 만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삼성전기는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기를 이끌던 이윤태 대표는 최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전영현 대표가 올해에도 회사를 이끌게 됐다"고 밝혔다. 이윤태 대표와 전영현 대표는 모두 1960년생으로 지난해부터 인사대상자에 이름이 올랐다. 그간 삼성이 만 60세가 넘는 사장급 이상 CEO를 대부분 교체해왔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두 사람의 행보가 엇갈렸다.
*이윤태 삼성전기 전임 대표
이번 인사에서 이윤태 대표는 경계현 사장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쌓아왔다. 2011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LCD개발실장을 했고 2014년말 삼성전기 대표로 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대표의 경우 2014년말에 삼성전기를 맡은 후 만 5년간 회사를 키우는데 각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이사회 임기는 2021년 3월까지였으나 교체시기가 됐다는 평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취임한 이후 삼성전기는 외형 성장과 더불어 적자 사업부를 정리하면서 몸집을 가볍게 했다. 2015년 9월 디지털모듈사업부문(현 모듈솔루션 부문) 내 파워모듈(전자기기 전원공급부품) 및 전자튜너(영상송신 변환장치), 전자가격표시장치(ESL) 등 3개 사업부문을 분사시켰다. 2019년에는 무선충전사업부 매각, PLP(패널레벨패키지)사업 삼성전자 양도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용 HDI(고밀도 회로 기판) 생산 사업도 철수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했다.

그가 취임했을 당시인 2014년말에는 매출액 7조원대를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7억원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말 기준으로 매출액은 8조원대까지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1조원대를 돌파했다. 2019년에는 매출이 8조3000억원대, 영업이익 6000억원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대표 상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부진으로 다소 성적이 좋지 않았으나 올 들어서는 MLCC와 카메라모듈 가격이 반등하는 등 성과가 나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의 체질개선으로 후임자는 부담을 덜었다.
*전영현 삼성SDI 대표


전영현 삼성SDI 대표는 유임하면서 삼성SDI의 살림살이를 한 해 더 맡게 됐다. 이사회 임기는 2020년 3월까지였으나 이번 결정으로 임기는 3년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가 유임된 이유는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은 점도 있지만 현재진행중인 ESS 화재 수습이라는 과제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 대표는 2017년 3월 갤럭시노트7 발화 등에 대해 수습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삼성SDI로 오게 됐다. 이윤태 대표와 같은 시기에 SDI를 맡았던 조남성 전 대표의 후임으로 온 것이다.

전 대표는 2016년 9000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을 이듬해 흑자전환시켰고 주력제품군을 소형전지에서 중대형전지로 바꾸는 등 체질을 개선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헝가리법인을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탈바꿈시켰다.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7000억원대까지 키우면서 공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ESS 화재 마무리가 당면과제다. 삼성SDI는 발빠르게 ESS 화재 수습에 나섰지만 해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삼성SDI는 ESS가 설치된 1000여곳의 사이트에 특수 소화 시스템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지금까지도 진행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대표를 바꿔 혼란을 가중시키기보다는 한 차례 유임을 통해 사태를 마무리짓는게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부터 삼성전기를 이끌게 된 경 신임 대표는 1963년생으로 메모리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그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사와 석·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엔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 메모리사업부 Flash설계팀장, Flash개발실장, Solution개발실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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