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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투도 가세, 포기할 수 없는 가치 '발행어음' 부동산규제 불구 추진…'이익' 만큼 중요한 '조달' 의미

이경주 기자공개 2020-01-23 14:52:3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투자가 자본확충으로 초대형IB(자기자본 4조원 이상) 지정과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노린다. 발행어음 시장이 최근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규제로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IB에게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가치다.

업계에선 발행어음 사업이 수익원 다변화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봤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IB와 경쟁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기 위해선 발행어음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당장엔 부동산 규제로 사업자들 수익성이 악화되겠지만, 이보다 IB사업확대를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평가다.

◇발행어음 노린 증자…정부규제로 시장은 위축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내달 초 이사회를 통해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초대형IB 진입을 노린 자본확충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본총계가 3조4297억원으로 증자 후 4조원 초과가 유력시 돼 초대형IB 요건을 충족한다. 하나금융투자는 향후 초대형IB만의 특권인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규제로 발행어음 시장의 위축 우려가 나오는 시기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자본 2배 이내에서 발행할 수 있는 어음이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기업금융에 50% 이상 투자해야 하고, 부동산 금융 투자는 30%까지만 가능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증권사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10%를 초과해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레버리지비율에 이를 가산하기로 했다. 부동산 금융투자 비중을 10%로까지 낮추겠다는 뜻이다. 모험자본 공급확대를 위한 초대형IB 제도가 취지와 어긋나게 부동산 위주로 자금이 흘러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현 발행어음 사업자들은 수익성 악화가 유력해졌다. 부동산 투자 덕에 흑자 사업구조를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규모도 크지 않았다. 2018년엔 2% 수준의 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1%대로 떨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금융에선 이익이 나지 않거나 오히려 적자를 기록한다"며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 기업금융 의무투자 비중을 감당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덕에 일부 자금을 모험자본으로도 쓸 수 있었던 구조"라고 덧붙였다.

◇정답은 역시 '자본력'…수익성보다 조달확대 초점

사업 매력도가 과거보다 떨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하나금융투자가 발행어음 인가를 노린 것은 대규모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IB부문이 증권사 핵심 수익원이 되면서 사업 밑천인 '자본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유상증자만으론 한계가 있다. 자본력의 두 배에 이르는 레버리지가 가능한 발행어음이 중요해진 배경이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도 '수익성'보다는 '조달 확대'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초대형IB를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IB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는 글로벌IB들에 비해 자본력이 크게 미흡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하기 힘들다”며 “발행어음은 당장엔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유력한 조달수단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도 중장기적으론 개선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며 “국내 부동산 투자가 어려워졌으니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쪽으로 새 수익원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사가 초대형IB로 지정돼 있다. 이중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17년 인가), NH투자증권(18년 5월), KB증권(19년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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