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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피인수 1년, 하드웨어 싹 바뀐 선우엠티①관리기능 강화·경영방식 혁신 등 체질 개선 총력

한희연 기자공개 2020-01-23 16:03:5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육류 식자재유통기업인 선우엠티를 인수한 지 1년이 갓 지났다. 통상 사모투자펀드(PEF)는 포트폴리오 회사를 인수한 뒤 미리 구상했던 방향대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초반 1년 정도에 진행한다. 조직을 바꾸고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등의 작업을 초반에 다져놔야, 이후 성장곡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펄마캐피탈이 경영권을 인수한 지난 2018년 11월 이후 선우엠티의 체질은 확 바뀐 모습이다. 특히 관리기능 강화와 경영방식 혁신 등은 내부 체질 개선과정의 양대 축이다.

관리 측면에서 어펄마캐피탈은 재무적, 사업구조적으로 두 가지의 변화를 시도한다. 우선 재무적으로 기존 관례대로 진행했던 조달 방식을 변경키로 했다. 현재 국내 육류 유통회사의 경우 '육류 담보대출(meat loan)'을 주요 조달 통로로 이용하곤 한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미트론 사태 이후 이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악화되어 왔다.

어펄마캐피탈은 선우엠티 인수직후 기존 조달구조에 변화를 줘 미트론 의존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어펄마캐피탈이 투자하기 직전 선우엠티는 연간 매출액의 약 10% 수준의 미트론을 사용했다. 하지만 현재는 미트론 사용규모를 5%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미트론이 빠진 부분은 정책금융기관의 자금으로 채워 나가고 있다. 산엄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우수한 관리 수준을 가진 기업으로 인정받으며 유전스(Usance) 등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시현하고 있다.

사업구조적으로도 선우엠티를 중심축으로 한 회사 관리 체계를 완성했다. 기존에는 선우엠티를 포함해 6개 회사(하람상역, 삼은통상, 가우정푸드 등)가 관계기업으로서 각기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였다. 어펄마캐피탈은 회사 인수 5개월 후인 2019년 4월 선우엠티를 존속법인으로 해 이들 회사의 합병을 단행했다. 이로서 선우엠티를 중심축으로 사업구조가 정리되며 회사 관리의 효율성이 증대됐다.


포트폴리오 회사 인수직후 PEF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경영진 재구성이다. 포트폴리오 회사에 기대하고 있는 지향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대로 회사를 이끌 경영진을 확보하는 것은 투자 성공의 핵심 열쇠다.

선우엠티는 기존 오너였던 한선태 대표이사가 상당한 리더십을 발휘하면 이끌고 있었다. 어펄마캐피탈 투자 후에도 한 대표는 계속 회사에 남아 경영에 도움을 줬지만 새로운 경영진 정비는 시급한 과제였다. 특히 육류 수입 및 유통업은 이 분야의 전문성이 어느정도 갖춰져 있지 않으면 경영에 한계가 있어 경영진 선임 풀도 다소 제한적이었다.

어펄마캐피탈은 마침내 수입육 유통사업에 2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조민호 대표이사를 CEO로 선임했다. 조 대표는 서울대 축산학과 출신으로 LG상사를 거쳐 육류 유통업체인 케이미트에서 다년간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다만 변화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 초기에는 운영총괄(COO) 직함으로 조 대표를 영입했다. 이후 조직이 어느정도 안정됐다고 여겨지는 시기, 조 대표를 마침내 CEO로 선임했다.

어펄마캐피탈은 CEO와 함께 전략과 재무부문의 임원도 재구성했다. 전략부문의 경우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턴어라운드를 주도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을 전략실장(CSO)로 영입했다. 재무의 경우 두산그룹에서 자금관리를 오랜기간 담당하던 임원을 재무실장(CFO)로 앉혔다. 기존 경영진 중에서는 영업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나타냈던 임원을 유임해 영업부문을 맡겼다. 내부 성과주의에 기반해 기존 경영진 일부를 유입하면서 안정을 도모한 셈이다.

선우엠티는 수입육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 '무역 전문가'의 견해가 필요하다. 수입육 시장에서는 정기적인 물량 공급인 정기오퍼와, 무역분쟁 등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갑자기 생긴 물량이 공급되는 수시오퍼 시장이 있다. 이중 수시오퍼의 경우 적절하게 활용하면 회사 이익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는 핵심 포인트가 된다.

따라서 이런 오퍼상황을 기민하게 파악하고 의사결정에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다. 특히 무역과 고기에 모두 견해가 있는 인물을 원했던 어펄마캐피탈은 CJ와 미트박스에서 상당히 경험이 있는 인물을 무역전문가로 영입했다. 이로써 CEO, CSO, CFO, 무역전문가 등 새 인물 수혈이 모두 완성됐다.

어펄마캐피탈은 경영진 구성 완성과 동시에 경영방식에도 혁신을 꾀했다. 기존에는 한선태 대표이사의 리더십에 의존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였다면 이를 위원회 구조로 바꿨다. 원육 매입시 재고관리와 판매 계획을 검토하고 반영하는 '오퍼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다. 오퍼위원회는 CEO와 CFO, CSO, 무역전문가, 한선태 고문, 어펄마캐피탈 임원 등 7명으로 구성돼 매주 한차례 열린다.

오퍼위원회 도입은 회사의 주요 사업 의사결정 시 이사회가 중심이 되도록 한 어펄마캐피탈의 방향성을 대표하는 예다. 또한 영업측면에서는 영업사원들에 대한 보너스 체계도 투명하고 공정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쪽으로 대폭 개선했다.

1년여간 관리부문이나 경영방식 부문 등에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꾀하며 선우엠티는 이전보다 좀더 '체계적인'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비단 회사 운영 측면 뿐 아니라 회사 구성원들에게도 '기업문화' 측면에서 변화의 물꼬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우엠티에는 사내 탁구 동아리가 생겼다. 이는 영세 유통업체에서 기업형 업체로 거듭나며 생겨난 자발적인 변화다. 조직이 커지고 기업화되면서 기업문화도 차츰 뿌리내리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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