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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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에프씨, 보습제 원료 기술 압도 '수익성 우위' [소부장 IPO 점검]②피어그룹 내 이익률 최상…'신사업+재무구조' 부담 요소

양정우 기자공개 2020-01-23 14:53:58

[편집자주]

바야흐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시대가 열렸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 의지와 반도체, 2차전지, 5G 등 전방 산업의 선방에 소부장 기업의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 일단 소부장 IPO의 스타트를 끊은 선발 주자는 공모와 유통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IPO의 바통을 이어받는 후발 기업도 선전을 벌일 수 있을지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2일 16:1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에프씨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화장품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독자적 기술로 고기능 보습제 원료인 '수용성 세라마이드'를 상용화해 국내 화장품 원료 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고수하고 있다. 생산 소재 중 일본산 대체 품목도 있어 소부장 섹터로서 수혜도 기대된다.

피어그룹보다 높은 수익성을 감안할 때 적정시가총액의 산정 기준인 주가수익비율(PER) 24.5배가 합리적 수준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반적 IPO와 비교할 경우 상장 뒤 유통 물량 비중이 낮지 않다.

재무구조는 피어그룹보다 다소 열위하다. 설비 투자에 나서고자 차입금을 늘리면서 부채비율이 158%까지 상승했다. IPO 공모자금으로 차입 상환에 나서면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추가적 시설투자 역시 예고돼 있어 돈쓸 곳이 적지 않다. 신사업인 화장품 완제품 사업(ODM·OEM)이 서둘러 안정 궤도에 올라야 재무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보습제 원료 세라케어, 독보적 기술력…단독 질주, 압도적 수익성 비결

화장품 원료 시장은 본래 진입 장벽이 낮다. 초기 설비투자 비용이 크지 않은 데다 국내 화장품 규제의 장벽도 높지 않다. 규모와 기술의 고도화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국내 화장품 완제품 기업이 중국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지만 원료 업체의 선전은 드물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엔에프씨는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는 이례적 수익성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률(매출액 237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은 21.2%로 집계됐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실적(39억원)을 웃돌 정도로 성장세도 가파르다.

이런 성과는 핵심 수익원인 세라케어 제품군이 아직 대체 상품이 없는 독보적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습제인 세라케어는 실제 피부에 존재하는 천연 보습 성분(세라마이드)이 주성분이다. 세라마이드는 최상급 보습 성분이지만 화장품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였다. 하지만 엔에프씨는 독자적 기술(고기능성 난용성물질 안정화 기술, Multi-Lamella Vesicle)'을 토대로 세라마이드를 고함량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도 경쟁 상품이 등장하지 않은 덕분에 수익성과 성장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다.

고기능성 난용성 물질 안정화 기술 모식도. 출처:엔에프씨

현재 133개의 매출처에 화장품 원료를 납품하고 있지만 단일 고객사에 대한 매출 비중이 50%를 넘고 있다. 실적 안정성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세라케어 제품군의 경쟁력을 감안할 때 한동안 최대 고객사와 굳건한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세라케어뿐 아니라 유화제, 피부유연화제, 사용감개선제, 클렌저, 자외선차단제(UV-Filters) 등 각종 화장품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 소재인 나노이산화티탄(TiO2)의 경우 최근 시제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앞으로 국내 시장을 장악한 일본산을 대체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잔뜩 힘을 실은 소부장 활성화 정책과 맞아떨어지는 성과다.

◇적정시가총액, PER 25배 기준 책정…높은 할인율, 피어그룹 상이성 상쇄

상장주관사인 삼성증권은 PER을 기준으로 엔에프씨의 밸류에이션을 마무리했다. 최종 피어그룹은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SK바이오랜드, 본느로 확정됐다. 이들 기업의 PER은 유통시장에서 모두 20~30배를 유지하고 있다.

적정시가총액은 1407억원으로 산정됐다. 피어그룹의 멀티플 평균값인 PER 24.5배를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여기에 할인율(34.99~14.59%)을 반영해 희망 공모가 밴드(1만200~1만3400원)를 설정했다. 비교기업 가운데 화장품 원료 사업이 주력인 기업은 SK바이오랜드 1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피어그룹의 상이함은 35%에 육박하는 높은 할인율로 감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총 상장예정 주식수는 896만9550주다. 이 가운데 34.5%(309만7400)가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유통가능물량이다. 통상적 IPO와 비교해 유통 물량 부담이 낮지 않다. 성장 과정에서 벤처캐피탈의 자금을 적지 않게 끌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물량은 모두 1~6개월의 의무보호예수에 묶여있다.


◇설비투자 차입 확대, 재무구조 부담…완제품 신사업, 영업 성과 필요

엔에프씨의 재무구조는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차입금 규모(약 200억원)가 자산 규모에 비해 작지 않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158%로 집계됐다. IPO 공모자금의 주된 사용처가 차입 상환인 것도 이런 재무구조의 여파다. 피어그룹 가운데 그나마 외형이 가장 비슷한 본느의 경우 부채비율이 19% 수준이다.

계획대로 공모자금을 활용해 차입금을 상환하면 부채비율이 70% 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앞으로 투자가 예정된 프로젝트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온 화장품 완제품 사업이 대표적이다.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자 제2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자금수지 계획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하면 재무구조가 재차 악화될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화장품 완제품 사업이 빠르게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게 IB업계의 진단이다. 한동안 화장품 원료 사업의 수익성이 현금흐름을 지탱하겠지만 앞으로 후발주자로 뛰어든 신사업에서 성과가 이어져야 한다. 당초 예상을 하회하는 성적이 이어지면 부담이 점차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엔에프씨는 원료 사업의 노하우를 토대로 화장품 완제품 사업에서 빠른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완제품 ODM·OEM 사업은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 오랜 기간 화장품업계에서 네트워크를 다진 경영진의 역량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사업이 안정 궤도에 안착할 경우 고정비 부담 완화로 수익성이 배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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