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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회장, 항소 결심 "소명할게 남았다" '업무방해' 혐의 선긋기, 브랜드 이미지 회복 차원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0-01-28 14:08:2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6: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왜 1심 판결 직후 바로 항소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을까.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회장직 수행 리스크를 제거한 만큼 검찰과 굳이 각을 세우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나온 ‘항소’ 결심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조 회장은 지난 22일 1심 판결 결과 법정구속을 피하면서 회장직 수행의 걸림돌을 모두 제거했다.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자은 차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의 1심 형량이 확정돼도 ‘조용병 2기 체재’ 시작에 아무런 장애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조 회장은 1심 판결 뒤 법원을 빠져나오면서 곧바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들과 마주친 자리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대외적인 메시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아쉽다. 아직 소명할게 남았다”고 말하며 오히려 1심 판결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조 회장의 즉각적이고 공개적인 항소 발표를 두고 신한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검사 측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업무방해는 일부 유죄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은 무죄로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 자신이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유죄를 납득할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조 회장은 공판 과정에서 계속적인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채용 과정에 일부 부적절한 소극적 개입이 있었지만, 사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소명해 왔다. 이 가운데 1심 판결에서 일부 유죄가 성립된 만큼 이를 바로 잡으려는 차원으로 항소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측 변호인도 계속해 "채용 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다"며 "피고인은 다소 잘못된 행동을 한 적이 있지만, 개인적 이익이나 보상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의 명예 회복 차원에서도 항소 결심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심까지 재판을 이어가면 한번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검찰이 제기한 2가지 혐의 중 1가지만 재판부가 유죄로 본 만큼 향후 법리다툼을 벌일 이유가 충분하다는 계산이 깔렸을 수 있다.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도 조 회장의 항소는 향후 조직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 회장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조직 전체의 이미지 회복과 쇄신을 위해서도 조 회장의 상소가 바람직 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금융그룹 핵심인 은행에서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고, 그 문제 자체가 유죄로 굳어지면 리스크로 남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실제 이번 사건으로 은행 이미지가 실추되고, 공정성이 훼손되는 등 ‘신한’이란 브랜드 가치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1심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면 문제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미지 개선을 시도할 명분을 잃게 된다.

더불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채용 규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인 만큼 추후 잠재 리스크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조 회장 등에 ‘2013년부터 4년간 응시자 154명의 점수를 조작하는 데 관여했다’고 했다. 임직원 자녀와 외부 청탁 지원자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며 서류와 면접전형에서 부정 합격시켰다는 주장이다. 이를 법원은 업무방해로 봤다.

4년간 154명이라는 숫자는 단순 계산하면 연간 40명에 달하는 규모다. 2013년부터~2016년까지 신한은행은 연간 신입행원을 적게는 약 300여명에서 많게는 500여명까지 뽑았다. 연간 신입행원의 약 10% 안팎 규모의 채용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진 셈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공판 및 재판 과정에서 소명이 부족한 부분을 더 소명하겠다는 것”이라며 “여기서 재판을 끝내면 형이 확정되는 것이고, 아예 소명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2심을 통해 더 명백하게 설명을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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