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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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전략, 비이자부문 '방점' [2020 금융권 新경영지도] 글로벌부문 신설, CIB·자본시장·보험 부문 강화…ESG부문 강화

김장환 기자공개 2020-02-10 08:44:44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며 은행들이 조직 구성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는 건 일상적인 레퍼토리다. 변화를 다짐하고 새로운 포부를 밝히며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하지만 이를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은행 조직도의 변화는 한 해 경영 전략과 그 방향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2020년을 맞이해 조직도에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7: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의 2020년 조직재편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부문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리딩 뱅크 수성 뿐 아니라 그룹의 가장 큰 숙제인 비이자부문의 수익 확대를 노리고 있다. 글로벌부문 강화를 통한 해외 사업 확장 전략은 저금리 하에서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글로벌 경영 트렌드에 발맞춰 ESG 부문을 강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변화 보다 안정, 글로벌 부문 키우기 속도

KB금융그룹은 올해 지주사와 은행 등 전반적인 조직재편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22부 1국 2실 1연구소 3센터 3유닛(Unit)으로 구성됐던 조직이 23부 1국 2실 1연구소 3센터 3유닛으로 소폭 바뀌었을 뿐이다. 각 부문을 겸직하는 계열사 사장들을 모두 유임시킨 게 조직 재편 폭이 줄어든 배경으로 거론된다.

겉보기엔 작은 수준의 변화로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 비이자부문을 전담하는 부문들에 힘을 싣는 조직 재편이 대거 이뤄졌기 때문이다. 글로벌부문이 신설됐다는 점 외에도 각 비은행 사업 영역 전담 부문 산하에 CIB·자본시장·개인고객·보험총괄 등 자리가 만들어졌다.


글로벌부문은 회장 직속 글로벌전략총괄(CGSO)이 끌어왔던 글로벌전략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조직이다. 기존 CGSO→글로벌전략부로 이뤄졌던 조직이 부문으로 승격되며 글로벌부문→CGSO→글로벌전략부 구도로 바뀌었다. 부문장은 지난해 말 KB금융그룹 인사에서 승진한 이창권 전략총괄 부사장이 겸직한다. 이하 임원인 CGSO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조남훈 전무가 맡았다.

글로벌부문 신설은 말 그대로 해외 사업 역량 강화에 힘을 싣기 위한 목적이다. KB금융은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인수 실패란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1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으면서 이후 10년여 동안 글로벌 사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 경우 해외 네트워크가 20개국, 162개로 방대하게 뻗어있지만 KB금융은 해외 연결지점이 총 11개국에 그친다.

윤 회장은 KB금융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글로벌 확장 전략을 실현토록 한 장본인이다. '고성장'이 기대되는 동남아시아 시장과 '안정성'을 갖고 있는 북미 등 선진시장 진출을 동시에 노리는 '투트랙 전략'을 짰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리딩금융으로 성장하는게 목표다. 윤 회장이 연임한 2017년 KB금융은 KB국민카드와 캐피탈을 앞세워 라오스에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진출했다. 이듬해 7월에는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전문기업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지난 3년새 베트남, 인도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로 진출을 이뤄냈다.

KB금융의 글로벌 부문 강화는 비이자부문 키우기 전략과도 맥이 닿는다. 관련된 최근 사례로 2018년 말 KB증권이 미국령 괌 현지 롯데호텔을 인수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계열사인 KB증권은 6430만달러를 들여 호텔을 인수하고 투자 및 관리권을 획득했다. 운영권은 호텔롯데가 그대로 갖고 있고, 수익률은 5%가 넘는다. KB금융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처럼 비이자부문 수익 확대 창구를 찾아 열심히 뛰고 있다. 글로벌부문 신설은 여기에 보다 힘을 보태기 위한 의도다.

◇부문장 밑 총괄에 은행 임원 배치, 보험만 다른 양상 눈길

CIB·자본시장·개인고객·보험 부문 등 비이자수익 핵심 조직 밑에도 각각 총괄 조직을 만들며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나섰다.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과 나머지 부문들의 협업 관계를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 역시 담겨 있다.

이들 부문을 견인하고 있는 건 각 계열사 사장이다. CIB부문장은 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 자본시장부문장 박정림 KB증권 각자 대표, 개인고객부문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보험부문장은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가 각각 겸임한다. 밑에 놓인 임원인 총괄은 보험을 제외하고 모두 KB국민은행 사람들이 맡았다. CIB총괄은 우상현 전무, 자본시장총괄 하정 전무, 개인고객총괄 성채현 부행장이 겸직한다. 보험총괄만 은행이 아닌 송윤상 KB생명 전무에게 맡겼다.

그동안 없었던 총괄 자리를 신설해 은행 임원에게 겸임토록 한 배경은 각각의 업무 추진 과정에 은행의 관점 역시 적극 개입돼야 한다고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각 부문을 계열사 사장들이 맡고 있다는 건 결국 각 계열사 사업에만 치우친 역량 강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은행 임원들이 임원으로 직접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 이를 견제할 수 있다. 매트릭스 체제를 강화하고 계열사와 은행간 시너지를 높이는 것도 기대할 수 있는 방편이다.

특히 보험부문은 또 다른 의미로도 볼 수 있는 재편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보험부문 총괄은 은행도 손해보험도 아닌 그룹에서 가장 규모가 미미한 KB생명보험 임원을 올렸다는 점을 봤을 때다.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의도와 동시에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생보사 인수를 염두에 둔 재편으로 볼 여지도 있다.

KB금융그룹은 비이자부문 수익 강화를 목적으로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연간 2000억원대 비이자부문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지주사 체제를 갖췄음에도 은행 이자부문 이익이 전체 수익의 80%로 과도하게 높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생명보험사 인수는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는 돌파구로 여겨진다.


이외에 눈에 띄는 조직 변화는 홍보·브랜드총괄(CPRO)이 이끌고 있는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명칭 변경하고 역할과 책임(R&R) 역시 한층 높였다는 점이다.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ESG 경영전략을 전사에 투영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ESG는 환경경영(E)·사회책임경영(S)·지배구조(G) 약어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해마다 ESG등급 위원회를 열고 각 부문을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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