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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바이오 기업의 영원한 숙제 'IR'

심아란 기자공개 2020-02-06 08:08:0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코스닥에 입성한 어느 바이오 기업이 상장 직후 'IR 전문가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마침내 기업공개(IPO)를 완주했는데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주가와 주주들의 성화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IR 담당자를 처음부터 섭외하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남겼다.

바이오 기업이 초기 단계부터 IR에 신경쓰기란 쉽지 않다. 창업자 대부분이 연구원라 경영 생태계 전반에 대해 친숙한 것도 아니다. 기업의 존속을 위해 연구개발(R&D)에 매진하기에도 벅찬 게 바이오 기업의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숙한 IR은 IPO 단계에서부터 드러난다. 공모에 참여할 기관을 상대로 세일즈 하는 시간은 길어야 한 달 남짓이다. 1시간이 채 안되는 미팅을 통해 수년간 축적해온 R&D 성과와 성장 가능성을 전달해야 한다.

가까스로 발행시장(Primary Market) 문턱을 넘어서면 거대한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을 상대한다. 발행시장에서는 연구에 들인 노력과 시간을 높이 평가해주지만 유통시장으로 넘어오는 순간 분위기는 바뀐다. 욕망을 좇는 자본은 바이오 기업의 선한 의도나 연구 과정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국내 투자자는 제조업에 익숙한 탓에 '숫자'가 나오지 않는 바이오 기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증시가 출렁이면 펀더멘털이 약한 바이오 기업부터 주가가 꺾이는 이유다. 바이오 기업이 IR에 신경쓰지 않으면 본질가치를 알아봐주는 투자자를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바이오 기업이 R&D에 시간과 비용을 쏟는 목적은 연구원의 호기심 해소가 아니다. 임상 성공을 거쳐 의약품 제조와 판매를 통해 결국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오랜 시간 타인자본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어렵더라도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문적인 IR에 대한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올해도 상당수의 바이오 기업이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실현 가능한 청사진 제시, 주기적인 소통 등 IR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IPO 이후에 부랴부랴 IR 전문가를 물색하거나 주주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데 시간을 뺏기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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