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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바이오텍 사업구조 개편, 주주 동의 얻어낼까 피인수기업 시너지 전략 제시 못해, 활황 합병 반대 표결

방글아 기자공개 2020-02-07 09:24:2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혁기업에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웰바이오텍이 갈림길 위에 섰다. 대규모 자금 조달로 사업 다각화에 나설 실탄을 마련했지만 주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경영권 손바뀜과 맞물려 인수·합병(M&A)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시너지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웰바이오텍은 피혁 제조·판매를 주 사업으로 하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다. 창업주 박석 전 대표가 '영창실업교역'이란 이름의 주식회사로 1975년 4월 설립해 수십년 간 '피혁 한우물' 전략을 펼쳐 왔다. 유가증권시장에는 1997년 7월 상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웰바이오텍은 최근 변화를 꾀하고 있다. 2018년 피혁 단일 사업부에서 피혁사업본부, 제약사업본부, 브랜드사업부문과 신사업부 등 총 4개 사업부로 조직 개편을 단행한 뒤 신사업부를 중심으로 녹원씨엔아이(CNI), (유)활황 지분 인수 등 사업 다각화를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사업 다각화는 최대주주 변경과 맞물려 시작됐다. 2018년 7월 파티게임즈로부터 경영권을 인수받아 최대주주에 오른 '더우주'와 2대 주주 '디에이에셋' 공동 경영 체제에서 선임된 구세현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구 대표는 디에이에셋이 지난해 5월 장내매수로 웰바이오텍 최대주주에 오른 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더우주-디에이에셋 공동 경영 체제에 들어선 후 두둑히 곳간을 채워 사업구조 개편 재원을 마련했다. 2018년 7월부터 현재까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300억원,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390억원을 조달했다. 빌리어네어글로벌과 상상인증권, 바로저축은행으로부터 CB로 각각 100억원을 조달하고 대주주를 비롯한 각종 투자조합과 개인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웰바이오텍은 상상인증권에서 조달한 자금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잉크 제조사 녹원씨엔아이(CNI) 경영권 인수에 활용했다. 또 건강식품 기업 나이스팜과 식음료 제조·유통사 (유)활황 경영주들을 유상증자에 참여시켜 회사 지분을 나눠 갖도록 한 뒤 양사 주식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이밖에도 지난해 4월 미국 2차전지기업 '케이투에너지솔루션즈(K2 Energy Solutions)'에 대한 지분 투자를 비롯해 모델 에이전시 씨앤에이에이전시(2019년 5월), 운송중개업체 로드스타씨앤에어(2019년 6월) 등에 투자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반면에 직전 최대주주인 파티게임즈 시절 취득한 화장품업체 코스메트리와 바이오업체 바이오제닉스코리아는 처분에 나섰다. 코스메트리는 지난해 1월 지분 전량을 매각했고 같은해 2월부터 바이오제닉스코리아 지분을 소량씩 처분해 오고 있다. 양사에서 순적자가 발생하는 등 투자 이익이 없자 빠른 처분에 나섰다는 게 웰바이오텍 측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M&A 기반의 사업구조 개편이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웰바이오텍이 추진한 활황과의 흡수합병이 주주들의 반대로 철회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1월13일부터 27일까지 발행주식총수 대비 34.99%에 해당하는 1505만주의 반대의견이 접수되자 웰바이오텍 이사회는 합병계약을 해제했다.

녹원CNI 인수와 관련해서도 주주들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녹원CNI가 최대주주 횡령·배임 건으로 상장폐지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M&A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시 녹원CNI는 사모펀드 운용사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에 경영권 매각이 예정돼 있었으나 잇단 악재 속에서 키스톤PE가 인수 철회를 결정하면서 웰바이오텍이 인수할 수 있었다.

웰바이오텍은 최근 진행한 일련의 M&A와 관련해 아직 이렇다 할 시너지 제고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녹원CNI의 경우 삼성전자에 카메라 모듈(액츄에이터)을 납품하는 지투하이소닉을 자회사로 품게 된 것이 인수 배경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사가 어떠한 방식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웰바이오텍 관계자는 "피혁사업이 수익성이 좋지 않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며 "어느 한 사업에 힘을 싣기 보다 다양한 도전을 통해 유동적으로 중장기 성장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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