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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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 세하 본입찰 흥행 꽁꽁 숨기는 까닭은 전략적투자자 유치, 협상우위 선점 위한 포석

조세훈 기자공개 2020-02-07 11:05:5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0: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판지 업계 3위인 세하 매각을 추진중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철저한 비밀유지를 지속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원재료인 고지(폐지) 가격이 안정화되고 포장지 수요 증가로 원매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입찰까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어찌된 일인지 '함구령'은 여전하다. 협상의 우위를 선점하고 대부분 상장사인 전략적투자자(SI)들의 본입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암코와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6일 본입찰을 실시했다. 초기부터 인수의지가 높았던 한국제지를 비롯해 한창제지, 신대양제지 등 복수의 SI가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 유력후보 중 하나였던 영풍제지가 막판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이번 매각대상은 유암코가 보유한 세하 지분(71.64%)과 503억원 규모의 채권이다. 재무적투자자(FI) 단독입찰을 제한해 흥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복수의 원매자들이 본입찰에 참여해 흥행에 성공했다.

매각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만 매도자측은 이례적으로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있다. 예비입찰에 이어 본입찰에서도 매각 관련한 어떤 정보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업계에서는 매도자 측이 SI의 입찰을 최대한 유도하기 위해 이런 대응을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제지업은 전통산업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상장되어 있다. 인수합병(M&A) 관련 내용이 공식화되면 주가 변동성이 커져 SI의 결정에 부담이 따른다. SI의 인수전 참여 부담을 줄이고자 매도자 측이 초기부터 '함구령'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매도자측이 정보 우위를 바탕으로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본입찰 상황에 대해 원매자들도 정확한 내용을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에 따라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로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프로그레시브 딜이란 일정 금액 이상을 제시해 본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여 매각 금액을 높이는 경매호가 방식이다. 최종 낙찰자가 나올 때까지 따로 입찰 기한을 두지 않고, 계속해서 가격 경쟁이 진행된다. 우협 선정 등의 상황도 비공개인만큼 언제든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최근 제지업의 몸값이 오른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제지업은 고지 가격 하락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 중국이 폐골판지와 폐신문 등 폐지 수입을 제한하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한 덕분이다. 세하의 주력상품인 백판지도 고지 비중이 약 65%~70%에 달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골판지 회사 태림포장 딜도 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세아상역에 매각됐다.

유암코는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 중 성과가 뚜렷한 회사가 손에 꼽힌다. 2차전지 사업이 부각되면서 넥스콘테크놀러지의 매각이 흥행을 예고했지만, 최근 실적저하와 우선매수권 등의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암코 입장에서는 높은 매각에 팔 수 있는 '히든카드'로 세하가 유일한만큼 '정보 차단'속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을 적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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