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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지지한 예보, 우리금융 지분 매각 안갯속 금감원, 회장 중징계 여파…주가 회복 모멘텀 사라져

이은솔 기자공개 2020-02-06 13:43:3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중징계가 확정되면서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매각도 안갯속에 빠졌다. 금융당국의 보여주기식 중징계로 인해 지배구조 안정화가 요원해지며 주가 회복 모멘텀도 사라진 상황이다.

6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앞두고 간담회를 열어 손 회장의 거취를 논의한다. DLF 제재심에서 손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가 확정되면서 손 회장의 회장 연임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31일 차기 행장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었던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결정을 유보했다. 통상적으로 연말연초에 진행되는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도 올스톱되는 등 조직 혼란은 극에 달한 상태다.

우리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예보는 주가가 재상장 이후 최저점까지 떨어지면서 잔여지분 매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6월 금융위와 예보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에 걸쳐 잔여지분을 모두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예보가 가지고 있는 우리금융 주식수는 1억2460만4797주다.

예보가 우리금융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마지노선은 주당 1만 3000원 선이다. 예보가 우리금융의 전신인 한빛은행 등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총 12조7663억원이다. 이 가운데 11조 1404억원(약 87.8%)은 회수를 완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남아있는 금액은 1조6259억원 가량이다. 예보가 잔여 지분을 최소 주당 1만3050원 이상으로 팔아야 공적자금의 완전회수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2월 지주사로 재상장 당시 15600원이었던 우리금융 주가는 DLF 사태가 터진 7월부터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했다가 최근 금감원의 제재심을 거치며 다시 하락했다. 지난 3일 기준 주가는 10000원으로 떨어져 상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초 손 회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경감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후 주가 회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다. 제재심 이후 우리금융이 안정을 찾으면 DLF 사태 등으로 하락한 주가가 반등할 거라는 분석이었다.

손 회장이 행장직을 내려놓고 회장직에 집중하게 되면 지주사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가 붙고 내부등급법 승인과 인수합병(M&A) 등 당국의 승인절차가 필요한 작업에도 순차적으로 나설 수 있을 거라는 해석도 뒤따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 회장은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의 가치를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예보가 손 회장의 연임을 지지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중징계로 인해 우리금융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연출되면서 예보는 공적자금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매각을 서두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6일 현재 주가(10350원)을 기준으로 잔여지분을 매각한다고 가정했을 때 예보는 투입자금에 대한 이자를 제외하고도 34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게 된다.

예보 관계자는 "잔여지분 매각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조기 민영화, 회수 극대화, 금융시장 발전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판단한다"며 "현재 상황은 이미 '조기 민영화'라고 볼 수 없는만큼 최대 회수 부분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주가를 부양해 완전 민영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 손 회장은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했고 지난 9월에는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오버행(대량 대기 물량) 이슈도 해소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예상보다 강한 당국의 중징계로 인해 우리금융의 시계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라며 "우리금융의 지배구조가 안정화되지 않으면 공적자금 회수는 예정보다 더 지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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