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3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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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WM하우스 전략]"'전문성·디테일'로 자산관리 '격' 높인다"[thebell interview]왕미화 신한은행 WM그룹장

최필우 기자/ 정유현 기자공개 2020-02-21 08:25:1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1일 11: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WM그룹은 올 들어 큰 변화를 맞이했다. WM그룹 산하에서 상품 공급을 전담하던 IPS(Investment Products & Services)본부가 그룹으로 승격하면서 독립했다. WM그룹은 고객, IPS그룹은 상품 관리에 집중하는 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IPS본부가 WM그룹에 신설된 지 8년 만이다.

핵심 조직을 떠나 보내면서 WM그룹의 역할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시선도 있었으나 왕미화 신한은행 WM그룹장(사진)은 그룹 분리 후 더욱 바쁘고 알찬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의 전공인 고객 관리에만 집중할 여건이 조성되면서 PB센터 뿐만 아니라 일반 영업점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각 그룹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져 IPS그룹이 제공하는 상품 신뢰도도 더욱 높아졌다.

◇"WM·IPS그룹, 따로 또 같이…각자 전공 집중"

왕 그룹장은 WM그룹과 IPS그룹 분리가 전적으로 고객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설명한다. 영업 채널을 관리하는 WM그룹에 상품 조직이 속해 있으면 본사와 영업점의 실적 고민이 상품 선정에 반영될 소지가 있다. 은행이나 은행 계열사가 판매를 늘리고 싶은 상품에 힘이 실리거나 영업점이 요구하는 상품을 공급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고객을 최우선순위에 놓고 일관된 자산관리 전략을 세우기가 어려운 구조다.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 실적에 보탬이 되거나 유행에 편승하는 상품 판매를 지양해왔다. 덕분에 은행권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떠들썩 할 때 이를 피해갈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WM그룹과 IPS그룹을 분리해 상품 선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개입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IPS그룹도 중심을 지키며 상품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 과거엔 WM그룹에 속해 영업점 PB들의 견해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했다. 양방향 소통으로 상품풀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으나 일관된 전략과 리스크관리 역량이 중시되는 최근 트렌드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IPS그룹으로 독립한 후에는 주도적으로 WM그룹에 공급할 상품을 소싱하고 있다. 결국 두 그룹의 분리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해지고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왕 그룹장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IPS그룹은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본연의 기능에만 집중하고 WM그룹은 철저히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별해 판매하는 프로세스를 갖추게 됐다"며 "특정 조직이나 인력이 고객 편익을 소홀히하고 실적만을 추구하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WM그룹 내부적으로는 PB사업부와 WM추진부를 신설했다. PB사업부가 고액자산가 자산관리 특화 점포인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센터 관리를 맡는다면, WM추진부는 전사적 자산관리 지원을 책임진다. WM그룹이 고객 관리에만 집중하게 된 만큼 본사 차원에서 전체 영업점에 공을 들이겠다는 것이다.

왕 그룹장은 "WM추진부를 통해 일반 영업점 고객까지 맞춤형 포트폴리오와 투자 솔루션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PB 한명 한명이 운용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라 생각하고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이자수익, 과정 아닌 결과…고객수익률 '핀셋 관리'"

신한은행은 지난해 신한PWM 강남과 서울 프리빌리지센터 소속 PB 핵심역량지표(KPI)의 고객수익률 항목 비중을 30%까지 끌어 올리기로 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는 전국 27개 신한PWM센터로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 고객 자산 규모와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점수 등을 합치면 고객관련 항목 비중만 80%에 달한다. 회사에 돈 잘 벌어오는 PB가 아니라 고객 돈을 잘 불려주는 PB를 중용하겠다는 의미다.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낸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건 아니다. 막연히 고수익을 추구하다간 고객수익률이 오히려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상대평가 점수를 가미하는 것으로 평가 체계를 보완했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간 비중 관리 여부를 따지고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 됐는지 정도를 점수로 측정해 고과에 반영한다. 신한은행이 오랜 기간 고객수익률을 평가하기 위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왔기에 이러한 KPI 배점 조율이 가능했다.

왕 그룹장은 "은행이 비이자수익을 신경쓰지 않는 건 쉽지 않은 일이나 그룹 차원에서 수익이 아닌 고객가치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자는 뜻을 모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 해왔다"며 "고객이 신한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에 만족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전반적인 고객 수익률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알고리즘 플랫폼인 쏠리치(SOL Rich)를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쏠리치는 알고리즘이 파악한 자산배분 비중에 IPS그룹 투자자산전략부가 정립한 하우스뷰를 가미해 분기별 추천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플랫폼이다. 신한은행이 작년 해외투자 비중을 끌어 올려 고객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것도 쏠리치 플랫폼이 있어 가능했다.

왕 그룹장은 "증권사가 시황 흐름을 많이 타는 상품을 추천하면서 전사적 리스크에 노출되는 경우가 잦았는데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매트릭스 조직인 투자자산전략부가 균형잡힌 시각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며 "초창기에는 주로 일반영업점 PB들이 쏠리치 플랫폼을 적극 활용했는데 최근엔 신한PWM센터 PB들도 자산관리 툴(tool)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불신 시대, 양질의 상품으로 넘을 것"

왕 그룹장은 최근 불거진 사모펀드 위기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여파로 사모펀드 시장은 냉각기에 들어갔다. 사모펀드 설정액이 공모펀드를 따라잡은 지 오래라는 점에서 대형 판매사인 신한은행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된 것도 아니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한금융그룹 전체 영업채널을 관리하는 왕 그룹장은 IPS그룹 역량 뿐만 아니라 초대형 IB로 거듭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소싱하고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소싱한 딜(Deal)을 상품으로 구조화해 리테일 고객이 같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서다. 고객에게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왕 그룹장은 "금융회사에 대한 불신이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라며 "고객 신뢰를 되찾는 것도 결국 금융회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질의 서비스와 상품으로 신한은행 자산관리의 격을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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