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운용, 환매중단 개방형펀드 '안분 배분' 가닥 선배분시 투자자별 상환금액 차이 커…판매사 공동대응단 반응 '천차만별'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11 06:30:3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1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이 개방형펀드 중 환매가 중단된 자금을 '안분 배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안분 배분이란 가입 또는 환매 신청 순서에 상관 없이 투자자들을 동순위에 놓고 환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라임자산운용이 당초 언급했던 환매 방식을 번복하는 내용이어서 판매사 공동대응단 사이에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50% 안팎 손실 전망…선배분 부담 느낀듯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판매사에 공문을 보내 사모사채 모펀드 플루토FI D-1호에 투자한 개방형 자펀드 금액 약 2000억원의 환매 방식을 안분 배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14일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폐쇄형펀드의 경우 안분 배분 방식을 적용하고 개방형펀드는 먼저 환매를 신청한 고객 순서대로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설정 시점에 어떤 구조를 취했는지에 따라 다른 환매 절차를 밟겠다는 기본 방침을 정한 것이다. 당시 라임자산운용은 환매 중단 후 유동성을 확보하면 대다수 투자자에게 자금을 돌려줄 수 있으리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7일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라임자산운용에 고지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삼일회계법인은 보고서를 통해 플루토FI D-1호의 경우 손실률이 50% 안팎에 달할 것이라 통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100% 회계 실사 결과를 토대로 손실률을 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라임자산운용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는 이 실사 자료를 참고해 최종 손실 금액을 정하게 된다. 환매 중단된 펀드들의 손실 규모가 어느정도 구체화된 셈이다.
플루토FI D-1호는 메자닌 모펀드인 테티스 2호나 무역금융펀드와 마찬가지로 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다. TRS 제공 증권사들은 라임자산운용과 16개 판매사 공동대응단이 추진하고 있는 3자 협의체 합류에 부정적인 뜻을 표한 상태다. 투자자에 앞서 TRS 제공 증권사가 대출을 회수하는 수순이 이어질 전망이다. 대출이 먼저 회수되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원금 규모는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라임자산운용은 고객상환 가능 금액이 대폭 낮아진 상황에서 선배분으로 고객간 차등을 두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배분시 먼저 환매를 신청한 투자자는 받아갈 수 있는 금액이 커지지만 뒷단에 환매를 신청한 고객은 원리금이 0원이 될 수도 있다. TRS 증권사와 투자자가 동순위에 서지 못한 데 이어 투자자간 차등이 생기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선배분 기대한 판매사 '실망'…공동대응단 '내부갈등' 조짐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16개 판매사가 모인 공동대응단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선배분을 강하게 추진해 온 판매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를 상대적으로 먼저 감지하고 환매 요청으로 대응한 곳들은 고객 원리금 회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카드가 하나 없어진 셈이다.
선배분을 주장했던 판매사들은 소송 등의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환금 지급 청구소송, 신탁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이같은 소송을 위한 가압류 신청 등이 검토됐으나 현실화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소송비용 부담이 큰 데다 특정 판매사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동대응단 내부 분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폐쇄형 자펀드 중심으로 판매했거나 환매 대응에 나서지 못했던 곳들 입장에선 선배분을 주장하는 판매사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플루토FI D-1호 개방형 자펀드 자금이 선배분되면 같은 모펀드에 투자한 폐쇄형 자펀드 규모는 줄어들게 된다. 판매사와 TRS 제공 증권사 갈등을 넘어 판매사 간 분열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공동대응단 관계자는 "안분 배분 공지를 받은 건 사실이나 고객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내용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며 "판매사간 분위기도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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