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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그룹장 인사, DLF 책임 물었다...쇄신 강조 [2020 금융권 新경영지도]지주 이동 등 소폭 변화…매트릭스·소비자보호 이끄는 인물 주목

이장준 기자공개 2020-02-18 17:30:40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며 은행들이 조직 구성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는 건 일상적인 레퍼토리다. 변화를 다짐하고 새로운 포부를 밝히며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된다. 하지만 이를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도 있다. 무엇보다 은행 조직도의 변화는 한 해 경영 전략과 그 방향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2020년을 맞이해 조직도에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2일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은행장 후보를 발표한 뒤 2시간 만에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인사가 나왔다. 우리금융의 조직 안정이 시급했기에 이뤄진 조치였다. 권광석 내정자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구상안이 실현됐다.

우리은행 그룹장 인사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동시에 쇄신을 강조했다. 부행장·부행장보 대다수가 기존에 소속된 그룹 내에서 승진했다. 달라진 곳은 손에 꼽는다. 이제 지주와 은행을 연결하는 매트릭스(Matrix) 체제에 속한 그룹과 신설된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이끄는 인물들에게 눈길이 쏠린다.

◇DLF 사태 책임, 지주 이동 등 주목…그룹 내 승진 많아

우리은행의 부행장·부행장보 12명(준법감시인 제외) 중 8명이 기존에 소속된 조직 내에서 승진했다. △자산관리그룹(옛 WM그룹) △여신지원그룹 △부동산금융그룹 △기업그룹 △기관그룹 △외환그룹 △업무지원그룹 △IT그룹 △정보보호그룹 등 8개 그룹은 수장이 동일하다.


달라진 곳은 이유가 명확했다. 우선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관련 그룹장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영업부문장이 개인그룹장을 겸했다. 전임자가 물러나면서 은행 부문장직이 사라지자 최홍식 전 기관그룹 부행장보가 개인그룹 부행장을 맡게 됐다. DLF 사태 이후 WM그룹장을 맡아온 신명혁 부행장보는 그대로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이 됐다.

지주사 이동에 따른 공석도 메웠다. 이원덕 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이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정록 부행장보가 공석을 채웠다. 김 부행장보는 지주사 출범 이후 첫 매트릭스 체제인 CIB 조직의 책임자로 은행과 우리종금의 시너지를 이끌던 인물이다. 이제는 은행 전체의 전략과 재무를 총괄하는 중책을 떠안았다.

세대교체 차원에서 부행장을 교체하기도 했다. 1960년생인 전임자를 대신해 이중호 전 기업금융단 상무가 부행장보로 승진해 기업그룹을 이끌게 됐다.

상무급에서는 영업본부장에서 승진한 케이스가 주를 이뤘다. 기존에 디지털금융그룹을 이끌던 황원철 상무(CDO), 전상욱 리스크관리그룹 상무(CRO) 등을 제외하면 본점에 없던 인물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중소기업그룹 박완식 △글로벌그룹 황규순 △IB그룹 강신국 △자금시장그룹 김인식 △신탁연금단 심상형 △HR그룹 강성모 △기업금융단 신광춘 △금융소비자보호그룹 서동립 상무가 배치됐다.

◇신명혁 부행장, 황규순·강신국 상무 매트릭스 '구심점'…서동립 상무 고객보호 앞장

우리은행이 조직개편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가 '자산관리'다. 쇄신 차원에서 명칭을 WM그룹에서 자산관리그룹으로 변경했다. DLF 사태는 물론 후폭풍이 점쳐지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까지 과거를 청산하고 달라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명혁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이 그 중심축이다. 특히 그는 지주 자산관리총괄 부사장을 겸한다. 우리금융 자산관리 매트릭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신 부행장은 작년 9월부터 WM그룹을 도맡았다. 작년 초 중소기업그룹장으로 임명됐지만 DLF 사태 여파로 기존 WM그룹장이 보직 해임되자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 지난 6개월간 무난하게 제 역할을 해왔다는 평이 나온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그를 주축으로 자산관리그룹과 신탁연금단을 통합할 예정이다. 앞서 신탁연금그룹장(상무)도 역임했던 터라 신 부행장만한 적임자가 없기도 하다.

지주를 중심으로 구축한 매트릭스 체제를 이끄는 인물은 신 부행장 외에 2명이 더 있다. 글로벌그룹 황규순 상무와 IB그룹 강신국 상무다. 이들은 각각 지주 글로벌총괄, CIB총괄을 겸한다. 지주 사업관리부문 하에서 은행과 시너지를 고민하고 호흡을 맞추는 '트로이카'인 셈이다.


황 상무는 해외 경험과 영업능력이 강점이다. 2005년 우리은행 호치민지점을 시작으로 2015년 우리아메리카은행 부장을 지냈다. 이후에는 국내에 돌아와 경기서부영업본부장, 관악동작영업본부장, 강남2영업본부장 등 영업 전선을 누볐다.

강 상무는 2008년 증권운용부 부장을 지내며 IB 역량을 키웠다. 홍콩지점장을 거쳐 2017년에는 자금부 본부장을 역임해 숫자에도 밝다. 이듬해 종로기업영업본부장을 지낸 후 IB그룹 상무가 됐다.

이번에 신설한 금융소비자보호그룹에도 눈길이 쏠린다. DLF 사태와 더불어 최근 뒤늦게 수면 위로 떠오른 '비밀번호 도용' 건까지 우리은행은 소비자보호 이슈에 계속 휘말렸다. 이에 따라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새로 만들고 서동립 상무를 배치했다.

이 조직은 은행장 직속 독립 조직으로 고객 보호 업무를 담당한다. 서 상무는 우리은행 부산경남동부영업본부장, 영등포영업본부장 등을 지낸 '영업통'으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보호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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