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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행장 임기 1년의 의미 '수행능력 평가기간' 손태승 회장직 최초 임기도 1년 부여...임추위 방향성 '신중'

김현정 기자/ 이장준 기자공개 2020-02-17 08:09:4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임기를 '2+1년' 체제가 아닌 '1+2년' 체제로 정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도 첫 회장직 임기를 1년으로 한정한 뒤 이후 3년을 추가로 부여한 점을 미뤄본다면 최초 임기 때에는 수장의 역량을 신중히 지켜볼 것이라는 이사회의 방향성이 나타난다.

우리금융 그룹임추위는 11일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를 선임했던 회의에서 권 내정자의 임기를 일단 1년으로 결정했다. 1년의 성과를 지켜본 뒤 이후 2년의 임기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사회가 권광석 행장 내정자의 경영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했다"라며 "일단 1년의 시간을 부여해 행장 역량을 평가한 후 추가 임기를 부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은행장들의 임기는 '2+1년'으로 정해진다는 점에서 권 내정자의 임기는 일반적인 경우와 다르다. 하지만 최근 우리금융 이사회의 행보를 살펴본다면 일관적인 모습이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2018년 11월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당시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그에게 1년의 임기를 부여했다. 1년을 보낸 뒤 지난해 말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추가로 부여된 임기는 3년이었다.

당시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 후보가 지난 1년동안 성공적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경영능력이 검증됐고 이 밖에 안정적인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됐다"고 말했다.

회장과 행장의 역할은 또 다르다. 회장직 1년을 부여받았을 당시 손 회장은 우리은행장으로 1년을 지낸 상태였다. 이광구 전 행장의 갑작스런 부재로 혼란스러웠던 조직을 추스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이끄는 등 행장으로서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에게 한시적 임기를 부여한 것은 회장으로서의 자질을 판단하겠다는 임추위의 뜻으로 풀이됐다.

이사회에는 대표이사 해임권한이 없다. 통상 이사회에서 선임된 대표이사는 이사회결의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자는 주총 결의로 해임된다. 이사회가 상법상 범위 내(3년)에서 임기를 더 많이 부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임기 중간에 끌어내리는 것은 어렵다. 만에 하나 CEO의 자질 부족이 확인되더라도 그대로 가야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런 상황은 만들지 않겠다는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에서 최초 1년의 임기는 일종의 CEO 수행평가 기간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1년의 임기를 받아든 권 내정자는 마음이 바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이사회가 단기 임기를 통해 메시지를 보낸 만큼 조속히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흡집이 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내정자는 그룹임추위 면접에서 고객 중심 경영체제 확립과 그룹 내 리스크 분산관리, 글로벌과 IB사업 부문을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개발 등에 대한 강한 포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도 이번 권 내정자의 최초 1년 임기는 상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통상 은행권에서 '2+1년' 체제는 임원 임기를 부여할 때 많이 사용하지만 CEO 임기는 그룹임추위가 3년 내에서 정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권 내정자의 최종 선임은 3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그 이전에 정기주총에 그를 추천해 올리기 위한 이사회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우리금융은 3월 3일 열릴 이사회에서 최종 추천 후보자 및 그의 임기를 승인할 예정이다.

권 내정자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아직 임기에 대해 정식으로 통보를 받지는 못했다"며 "내가 '갑론을박'할 사안은 아니며 정해진 임기 동안 충실할 뿐"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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