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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3자연합, '급조' 전문경영인 적정성 논란이사회 장악 목적, 이사 수 늘리기 '초점'…일부 후보 이력 부풀리기 지적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14 15:11:0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하 3자연합, KCGI·조현아·반도건설 )'이 내달 열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 주주제안 형식으로 추천한 8명의 이사 후보에 대한 전문성과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3자연합이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단기간에 최대한 많은 수의 이사 후보를 확보하려다보니 전문성을 갖춘 후보를 발굴하는데 실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자연합은 다음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문경영인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사 8명을 추가로 선임하자고 지난 13일 제안했다. 3자연합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사외이사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 변호사 등을 후보로 올렸다.

먼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은 현재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와중에 한진칼 사내이사로 출사표를 던졌다.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 전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포스코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됐다. 사외이사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다. 통상적으로 포스코 의장 임기는 1년으로, 다음달 만료된다.

김 전 부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로 선임될 경우 포스코 사외이사직을 병행한다. 상법 사외이사 겸직제한 규정에 따르면 상장법인의 사외이사는 해당 상장법인을 제외한 2개 이상의 다른 회사의 이사·집행임원·감사를 겸직할 수 없다. 쉽게 이야기하면 해당 상장법인을 포함한 2개 회사 겸직은 허용한다는 의미다. 김 전 부회장이 한진칼 사내이사와 포스코 사외이사직을 동시에 수행하는게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는 의미다. 포스코는 철강업을, 한진칼은 항공업이 주요 사업이기 때문에 동종업계 겸직 논란도 피할수 있다.

다만 김 전 부회장이 포스코 이사회 의장 임기가 남아있는 와중에 한진칼 사내이사 합류 의사를 밝혔고, 포스코 사외이사 임기가 한참 남아있다는 점에서 한진칼 경영에 얼마나 전념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업계에선 전문성 부족 논란도 일고 있다. 3자연합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 전 부회장과 삼성전자 출신의 배경태 후보는 항공업과 관련된 업무 경험이 전무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 공항에 노선 하나 취항시키는 데에도 외국 항공사, 관련 정부, 공항 관계자, 비행기 제조사 등 인적 네트워크를 풀가동해야 한다"면서 "김신배 후보와 배경태 후보가 그런 네트워크와 항공 관련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3자연합은 이같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대한항공 임원 출신의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다만 이들이 대한항공 출신이지만 회사를 떠난 지 오래된데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경영 복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1952년생인 함 후보는 2009년 대한항공에서 퇴임했다. 이후 2011~2015년 티웨이 항공 사장을 맡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함 후보가 나이가 많은데다 항공업을 떠난 지 오래됐기 때문에 최신 항공업계 경영 트렌드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치훈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도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다. 3자연합은 김 후보를 대한항공에서 본사 상무와 런던지점장 등을 역임했다고 소개했다.

대한항공 출신 관계자는 "김치훈 후보는 상무보로 승진한 이튿날 자회사인 한국공항으로 발령이 났기 때문에 대한항공 본사 임원 출신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면서 "해외 업무 이력도 정확이 이야기하면 기획·영업력이 필요한 런던시내지점장이 아니라 공항 관리 업무에 치중된 런던공항지점장을 지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무엇보다 3자연합에서 추천한 인물이 지난해 KCGI 측에서 주주제안했던 후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KCGI는 지난해 주주제안 형식으로 사외이사와 감사인 후보를 추천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KCGI가 지난해 추천했던 후보와 일치했다면 적어도 일관성은 있다고 볼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전문성을 갖췄다고 주장했던 후보 대신에 전혀 새로운 인물을 추천했다는 점에서 급하게 이사 후보진을 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천한 사외이사진이 교수 일색이라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진 규모가 커지면 이사진의 전문성도 다양화돼야 하는데 4명에 달하는 사외이사 후보가 교수로만 꾸려졌다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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