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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삼성전자, 이상훈 사임…사외이사 의장 나올까사외이사후보추천위 검토 후 최종 후보 채택

윤필호 기자공개 2020-02-17 07:27:4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 선임이 새로운 이슈가 됐다. 사외이사 출신 이사회 의장이 선임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 의장은 2018년 의장 취임과 함께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이끌 적임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노조 와해 의혹으로 법정 구속됨에 따라 공백 이슈가 발생하면서 2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3월 주총을 앞두고 후임 의장을 결정해 선임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 와중에 국민연금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앞세워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의장은 사내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다. 이사회는 조만간 결의를 통해 후임 의장을 선임할 예성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 의장을 비롯해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등 4명의 사내이사와 박재완·김종훈·안규리·박병국·김선욱·김한조 사외이사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까지 사내이사외 사외이사는 5대 6의 구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재용 부회장이 사내이사 임기 만료 이후 연장하지 않고 퇴임했고, 이번에 이 의장까지 사임하면서 사내이사는 3명으로 줄었다. 사외이사가 사내 이사보다 두 배인 상황이다.

이 의장 후임은 내부 실력자로 채워넣을 가능성이 높다. 이 의장은 사업지원팀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 등을 거친 핵심 인사다. 이 부회장과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함께 MBA를 공부하며 가까워진 최측근으로 꼽히기도 한다. 의장에 선임되기 전까지 경영지원실장(CFO)으로 경영 전반을 두루 살핀 핵심 실세였다. 때문에 이 의장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치 않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과 이 의장의 사법 이슈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았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도 있었다. 다행히 반도체 경기는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크다.

당초 예년보다 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던 주총은 후임 의장 선임 안건이 예정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이 최대 난관이다. 국민연금은 1일 기준으로 지분율 10.69%다. 최근 삼성전자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국민연금은 2018년 이 의장의 의장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이 여파로 찬성률은 이례적인 61.6%에 그쳤다.

이사회가 내부적으로 조건을 갖춘 인사를 선임하더라도 국민연금이 반대 안건을 제시할 경우 표대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지분 10%가 넘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제시한 논리에 외국인 투자자 등의 동조 여부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이사회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적어도 두 번 이상은 모여서 관련 안건을 논의할 전망이다. 후임을 내부에서 구한다면 3인의 대표 중에 의장으로 올릴 수도 있다. 이 경우 김종훈·박병국·안규리 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가 후보들의 독립성, 다양성, 역량 등을 검증해 추천하고 이사회에서 결의하는 과정을 거쳐 주총에 안건으로 올린다.

다만 핵심 사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이사들이 의장을 맡기 위해 이사회 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직을 내려 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내부에 또다른 실력자를 뽑을 경우에 먼저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다시 의장으로 올리는 두개 안건을 주총에 올려야 한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개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 분리 추세가 강해지면서 아예 외부인사에게 의장을 맡기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전기가 2016년 주총에서 사외이사인 한민구 서울대 명예교수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후 꾸준히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아 왔다.

다른 그룹사로 눈을 돌리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주총을 통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염재호 전(前) 고려대 총장이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한 바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도 지난달 30일 사외이사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했다. 이사회 의장대행을 맡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의장 궐석시 회의 주재 등의 역할을 가장 먼저 선임된 이사가 맡는다는 규정에 따른 것으로 다른 의미는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의장의 사임으로 사외이사 의장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사외이사를 활용해 투명한 경영 강화를 추진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3월 주총에서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도록 한 정관 조항을 삭제하고 이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사외이사도 의장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만든 셈이다. 이후에도 삼성전자 내부 인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왔지만 이번에 사외이사로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듬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꾸려 지배구조 개선과 주요 경영 상황 심의 등을 맡겼다. 2018년에도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사내이사를 제외한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사외이사 구성에서 사내이사보다 한 명 많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0년 말 기준 사내이사는 3명이었고 사외이사는 윤동민·이재웅·이인호·박오수 이사 등 4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다 2013년 사내이사를 4인 체제로 바꿨고 사외이사도 여기에 맞춰 이인호·김한중·송광수·이병기·김은미의 5인 체제로 늘렸다. 2018년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참가하면서 사내이사는 5인 체제를 갖췄고 이인호·송광수·김선욱·박재완·박병국·김종훈 등의 6인으로 구성했다.

현재 임기가 가장 오래된 사외이사는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이다. 박 전 장관은 2016년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지난해 재선임을 거쳐 가장 오랜 기간인 5년 동안 활동했다. 하지만 재선임 당시 외국계 투자기관들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직무수행이 어렵다"며 반대표를 행사했고 찬성률도71.4%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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