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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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I그룹 오너家 화수분 된 '폐기물 사업' [진격의 중견그룹]④국인사업, 슈퍼사이클 진입…1000억 잉여금 활용 그룹사 지원

박창현 기자공개 2020-02-19 09:28:41

[편집자주]

중견기업은 대한민국 산업의 척추다.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을 잇는 허리이자 기업 성장의 표본이다.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국가 산업의 혁신성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받는 이유다.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 생태계의 핵심 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견기업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각 그룹사들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0: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 사이클에 진입한 KBI국인산업이 KBI그룹 오너 일가의 화수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쌓이는 잉여금을 활용해 그룹 지배력 강화와 그룹사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최근 3년간 상장 계열사 지원에 쏟아 부은 자금만 300억원에 육박한다.

KBI국인산업은 호남과 영남권에서 소각장과 매립장을 운용하고 있는 폐기물 전문업체다. 1996년 실립됐으며, M&A를 통해 사업 기반을 빠르게 구축했다. 폐기물 중간 처리업을 담당하는 'KBI텍'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열병합 발전소 '석문에너지'까지 거느리면서 국내 대표 환경업체로 발돋움했다. 실제 KBI국인산업(KBI텍 포함)의 소각 처리실적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최근 환경 폐기물 산업이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수집과 운반부터 소각, 매립, 발전소 운영까지 처리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한 KBI국인산업이 최대 수혜자로 각광 받고 있다. 극적인 어닝 서프라이즈가 그 증거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00억원 안팎 수준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4년 석문에너지 인수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그 해 처음으로 500억원을 돌파했고, 이듬해에는 매출 600억원 시대를 열었다. 2017년 들어 슈퍼 사이클이 도래하자 매출 999억원을 찍었고, 2018년에는 1393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수익성 개선은 더 극적이다. 두 자릿수 이익률은 기본이고, 2015년부터 꾸준히 매출의 30%를 이익으로 챙기고 있다. 특히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2018년에는 46.2%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이 나왔다. 이익이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빠르게 쌓였다. 2013년 300억원 대에 불과했던 잉여금은 불과 5년만에 1186억원까지 불었다.

KBI국인산업은 그룹 오너인 박유상 고문과 박효상 부회장, 박한상 사장이 100% 지분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 3형제는 KBI국인산업이 캐시카우로 등극하자 잉여금을 활용해 지배구조 강화와 그룹사 지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자금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가족 회사인 만큼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다른 주주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상장 계열사 지원이 눈에 띈다. KBI그룹은 KBI메탈과 동양철관, KBI동국실업 등 총 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KBI국인산업은 최근 3년간 이들 상장 계열사 지분을 모두 취득했다. 직접 유상증자에 참여해 곳간을 채워주는 것은 물론, 타계열사 지분도 사주면서 자산 현금화 거점이 되고 있다.


우선 2017년 2월, 자금난에 빠진 KBI메탈 유상증자에 참여해 17억원을 지원했다. 이후에도 KBI메탈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KB오토텍에 자금이 필요하자 47억원을 투입해 구주를 모두 인수했다. 자회사인 KBI텍도 적재적소에 자금 지원을 도왔다. 그 결과, KBI국인산업과 KBI텍은 각각 KBI메탈 지분 12.26%와 12.14%를 보유한 1,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동양철관 유상증자도 책임졌다. 2018년 2월 동양철관 유증 물량을 가장 많이 떠안으면서 단숨에 지분율이 0.45%에서 5.8%로 상승했다. 자금력이 가장 뛰어난 KBI국인산업이 그룹사 지원 총대를 멘 형국이다. 당시 유증 대금으로만 총 73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KBI동국실업 보유분 455만주도 49억원에 취득했다.

KBI동국실업에도 자금을 보탰다. 지난해 2월, 3자 배정 유증을 통해 100억원을 투입했다. 다른 투자자는 없었고 유일하게 KBI국인산업만 참여한 거래였다. 이 거래로 지분율이 25.9%로 올라가면서 KBI텍을 제치고 압도적인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자회사인 KBI텍 보유분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KBI국인산업이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너 일가가 온전히 KBI국인산업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력이 탄탄한 가족회사를 활용해 그룹 지배력 강화와 계열사 지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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