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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분석/한미반도체]자사주 소각, 주가부양·지배력상승 '일석이조'500억, 발행주식 10% 소각…오너일가 지분율 55% 육박

김슬기 기자공개 2020-02-19 08:30:2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11: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가 최근 자기주식 소각을 진행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함께 대주주 지배력을 동시에 높였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50%를 훌쩍 넘어섰다.

17일 한미반도체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572만2389주의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해당 주식은 발행주식총수의 10% 규모로 그간 한미반도체가 배당가능이익을 통해 매입해왔다. 회사 측의 매입평균단가로 보면 399억원 가량이지만 소각일인 30일 종가 기준(9120원)으로 보면 522억원 가량의 주식을 처분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은 기존 5722만3890주에서 5150만1501주로 변경됐다.

이번 자기주식 소각은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는 목적이 가장 컸다. 2005년 상장한 한미반도체의 공모가는 8900원이었다. 당시 305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였고 상장일(2005년 7월 22일) 당시 종가는 1만1950원이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2017년 초에는 1만원대 후반에서 거래됐다. 그해 4월 11일 1만8700원에 거래됐다.

당시 주식분할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확대하는 결정을 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1주당 액면가액이 500원에서 200원으로 변경되면서 재상장됐다. 분할 이후인 5월 11일 종가는 7780원으로 상장 전보다 주식가치가 4% 가량 상승했다. 이후 주가는 2017년말과 2018년초 1만원대 초반을 오갔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주가흐름이 지지부진했다.

한미반도체는 자기주식 소각을 결정하면서 주가부양에 나섰다. 2019년 평균 7200원대였던 주가는 소각 이후 9000원대 후반까지 올라왔다.

유통주식수가 줄면서 자연히 대주주의 지분율도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2019년 3분기말 기준으로 곽동신 부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9.55%였다. 하지만 자기주식 소각 이후 54.72%까지 올라갔다. 주식소각 뿐 아니라 특별관계자의 단순 주식매매까지 포함한 지분율이다. 도리어 곽 부회장의 누이들이 주식을 팔면서 보유 주식이 17만여주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분율은 5%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특히 곽 부회장은 유통주식이 줄면서 33.55%까지 지분율이 높아졌다. 직전에는 30.2%였다. 곽노권 회장의 지분율도 7.9%에서 8.78%로 높아졌다. 곽 부회장의 친인척들도 지난해 12월 2만4000여주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주식수를 늘렸다. 평균 매입단가는 6193원으로 1억5000만원 가량을 매입했다.

이번 주식소각으로 한미반도체는 주가부양과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동시에 이룬 셈이다. 특히 지난해말 한미반도체의 주가가 6000원대에 머물 때 오너 일가가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저가에 주식을 매입한 뒤 주식 소각 결정에 따라 지분가치 증대와 지분율 상승을 동시에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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