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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 상업은행 전환은 내년 이후 先현지화전략…자본금 조건 충족, 성장세 '주목'

이장준 기자공개 2020-02-20 11:16:0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캄보디아 자회사를 합병하면서 상업은행(Commercial Bank) 전환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이번 합병으로 자본금 기준은 충족시켰다. 다만 현지 금융당국에서 상업은행 전환을 일시적으로 미뤄달라 요청해오면서 전환 시기는 내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자회사인 WB파이낸스와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WB파이낸스로 합병했다. 추후 WB파이낸스를 상업은행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우리은행만의 캄보디아 시장 공략법이 담겨 있다. 2014년 7월 우리은행은 소액금융인 '마이크로파이낸스'에 도전했다. 캄보디아의 소액대출금융회사(MFI)인 말리스(Malis)를 인수해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를 출범시켰다.

당시 국내 은행업권에서는 MFI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한번에 1000만~2000만달러씩 오가는 기업금융에 비해 마이크로파이낸싱은 건당 많아야 1000달러 수준의 '푼돈'이었기 때문. 당시 시중은행들은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대출을 전담하는 지·상사 영업방식을 주로 택했다.

우리은행 역시 이를 모르지 않았지만 전략적으로 소액 소매금융을 택했다. 현지화 전략을 통한 고객 확보에 우선순위를 뒀다. 캄보디아에서 MFI를 이용하는 고객의 신용등급은 낮지만 순이자마진(NIM)이 높고 부실이 적게 나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당시 자본비율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낮다는 점도 고려됐다.

2018년 6월 우리은행은 캄보디아에서 사세를 확장했다. 우리은행은 현지 금융사 비전펀드를 인수, 사명을 WB파이낸스로 바꿨다. 두 회사는 크게 보면 소액대출업(MFI)에 속하지만 WB파이낸스는 수신도 할 수 있는 소액 대출법인(MDI)에 해당한다.

이번 합병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애초에 우리은행은 MFI, MDI를 통해 현지 고객을 확보한 뒤 상업은행으로 라이선스를 전환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상업은행 라이선스를 확보하려면 필수 자본금이 7500만달러는 돼야 한다. 이번 합병으로 자본금 조건을 충족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환 시점은 최소한 내년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캄보디아중앙은행이 우리은행 측에 당분간 상업은행으로 전환하지 말고 소액대출업을 유지해주길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년부터 상업은행 전환 절차를 위해 사전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아직 장기 계획인 만큼 구체적인 로드맵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지법인은 1인 당 나갈 수 있는 대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법인의 성장성을 보려면 대출금 추이를 보는 게 정확하다. 작년말 기준 우리은행 캄보디아법인(옛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WB파이낸스)의 대출금은 4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다. 2년 새 2억2900만달러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대출 고객군도 넓히고 있다. 기존에는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농업대출이 주축을 이뤘지만 개인신용대출과 직장인대출로 고객군을 확장하는 추세다.

WB파이낸스는 캄보디아 전역에 116개의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총자산은 인수 1년만에 60% 가까이 성장했다.

수익성도 좋다. 작년말 기준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 NIM은 9.8%, WB파이낸스의 경우 11.3%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우리은행의 캄보디아 현지 당기순이익은 2017년 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7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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