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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치에프알, 네이블커뮤 경영권 포기하나 [오너십 시프트]②엔텔스 인수 목적 '5G 기술', 추가 투자 통한 경영권 방어 동기 부족

방글아 기자공개 2020-02-21 11:05:11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텔스가 자회사 네이블커뮤니케이션(네이블) 경영권을 놓고 코비코와 첨예한 분쟁을 예고하면서 에치에프알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에치에프알이 엔텔스를 인수하며 네이블의 최대주주 지위를 승계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엔텔스 인수대금 납입을 앞둔 에치에프알은 크게 4가지 선택지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잔금을 미납해 엔텔스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다. 다만 이 가능성은 에치에프알의 엔텔스 인수 목적에 비춰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때문에 엔텔스를 인수한 뒤 네이블 지분을 추가 매입 또는 매각하거나 코비코와 협력하는 방안 등 에치에프알에 유리한 방안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에치에프알은 엔텔스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엔텔스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한 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스타트업 투자팀 등 엔텔스의 본업과 무관한 사업영역의 독립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치에프알은 지난달 10일 엔텔스 심재희 대표로부터 엔텔스 주식 총 134만446주(19.43%)를 265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엔텔스가 지분 25%가량을 쥔 네이블을 두고 코비코와 경영권 분쟁이 예고돼 있었음에도 인수를 단행했다. 적정 밴드(4624~2만2277원)의 최상단 수준인 1만9778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당시 엔텔스 기준시가(8834원)의 2배를 훌쩍 웃도는 금액이다.

엔텔스 인수 배경으로 에치에프알이 추진하고 있는 미국 사업을 꼽는다. 미국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엔텔스가 보유한 네크워크슬라이스관리시스템(NSSF) 솔루션 등 5G 핵심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미국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 에치에프알로서는 미국 기업들의 5G 네트워크 요구사항 처리 조건을 맞추는데 필요한 엔텔스 기술을 놓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에치에프알이 네이블 경영권 분쟁을 이유로 엔텔스 인수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에치에프알의 엔텔스 인수는 오는 3월24일 총 245억원 잔금 납입과 함께 최종 확정된다.

업계에선 에치에프알의 선택지로 네이블 추가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되찾거나 경영권 분쟁을 선언한 코비코와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의 시나리오는 2가지로 압축된다. 2대 주주로 남아 경영 참여를 이어가거나 아예 네이블을 매각하는 수순이다.

주목할 부분은 에치에프알의 태도다. 엔텔스와 시너지 제고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과 달리 네이블과 관련해선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엔텔스를 통해 이미 네이블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데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이지만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 때문에 에치에프알이 네이블 경영권을 코비코에 넘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에치에프알이 추가 지분 매수 등 투자를 통해 네이블을 손자회사로 안고 가야 할 실질적인 동기가 약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네이블은 음성인터넷프로토콜(VoIP) 및 IP 멀티미디어 서브시스템(IMS)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에치에프알과 시너지를 낼만한 요소가 많지 않다는 평가다.

엔텔스가 네이블을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사로 회계처리해 오고 있다는 점도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블은 엔텔스 재무제표상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되고 있어 경영권을 잃게 되더라도 재무상 커다란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관련 사업에 비춰서도 에치에프알이 추가 지분 매수를 통해 경영권을 되찾아 올 유인책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2대 주주로 남을지, 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아예 매각할지에 대해서는 교차된 시각이 공존한다. 이와 관련 에치에프알 측에 대응 계획 등을 물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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