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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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신금투, 라임 '사기공모' 의혹 쟁점은 금감원 "손실 은폐 후 추가판매 방관" vs 신금투 "정황 100% 몰라, 차이니즈월 감안해야"

최필우 기자공개 2020-02-19 07:59:5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07: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의 사기 행위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궁지에 몰렸다. 감독 당국은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손실 위기에 처한 무역금융펀드를 구조화해 특정 펀드에 손실을 입혔고 또 이를 은폐, 추가적인 가입을 유도해 피해를 확산시켰다고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PBS 고객사인 라임자산운용의 지시를 기계적으로 수행했을 뿐이고, 이상 징후를 포착했다고 해도 차이니즈월의 존재로 외부에 알리는 게 어려웠을 것이란 입장이다.

◇신금투, 무역금융 기획·운용 어디까지 개입했나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도매금으로 엮이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역금융펀드가 당초 신한금융투자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초 해외 무역금융펀드를 기초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해 자사 고객들에게 판매했다. 투자자가 자사 고객으로 한정된다는 DLS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17년 중순, 헤지펀드 비히클(Vehicle)을 선택했고 라임자산운용을 파트너로 낙점했다.

이같이 신한금융투자 PBS본부는 다른 사업자들과 운용사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랐다. 헤지펀드 운용사와 PBS 계약을 따내고 계약 상대방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과 달리 신한금융투자는 자체적으로 소싱한 글로벌 헤지펀드에 투자할 운용사를 선별해 비즈니스를 맡겼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투자가 무역금융펀드 기획과 설정을 주도했고 라임자산운용의 사기 행위를 몰랐을 리 없다는 의혹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펀드 기획 단계에서 라임자산운용과 합을 맞췄을 뿐 운용에 개입한 적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투자할 수 있는 글로벌 무역금융 헤지펀드 후보군을 추리고 펀드에 대한 리서치 결과를 전달했을 뿐 편입 비중 확정은 라임자산운용이 실사를 거쳐 직접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었고 이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수수료 수익을 수취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 PBS본부가 운용에 적극 개입했다는 건 오해"라며 "기획 단계에서 상품에 대한 논의를 했지만 펀드 설정 후에는 라임 측이 운용을 도맡아 했고 신한금융투자는 TRS 계약을 제공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무역금융 투자구조 변경, 왜 안알렸나

직접 운용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도 의문점은 남아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무역금융펀드 투자 구조를 변경하는 정황을 몰랐을 리 없다는 점이다. TRS 계약을 맺은 라임자산운용은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주문을 넣어야 했다.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설정 당시의 의도와 다르게 구조를 변경한 것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가 묵인했다고 감독 당국이 판단한 포인트다.

감독 당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특정 무역금융펀드 환매자금 마련을 위해 5개 무역금융펀드를 합쳐 정상펀드로 손실이 전가됐다"며 "IIG 펀드 부실을 은폐하기 위해 P-note 수취 구조로 계약을 변경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TRS 업무 현장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발생한 오해라고 해명했다. PBS 조직은 고객사가 계약 당시 정해진 조건으로 내는 주문을 기계적으로 수행할 뿐 펀드의 전후사정을 시시각각 들여다보지 않는다. 금융 당국이 최근 PBS가 운용사를 감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내놓았지만 이 전까지는 고객사를 감시·감독한다는 개념이 전무했다. 실시간으로 무역금융펀드 운용 경과를 파악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소 이상한 정황을 감지했다고 해도 정황 만으로 이를 판매 채널이나 다른 판매사에 알릴 수는 없었다는 게 신한금융투자의 설명이다. 증권사 PBS 조직은 사내 다른 조직과 차이니즈월(Chinese Wall, 정보교류차단장치)이 있다. PBS가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헤지펀드에 대한 정보를 사내 다른 부서에 알릴 수 없다. 신한금융투자가 문제가 있는 무역금융펀드를 800억원 가량 판매했던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PBS라고 해서 재간접투자한 펀드의 부실과 무역금융펀드 구조 변경 경과를 매번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대략적인 내용이 파악이 됐다고 해도 이를 다짜고짜 판매 채널에 알려야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이니즈월의 존재도 있는데 라임 사태를 은폐해 사기에 동참했다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며 "기준가의 경우 투자자산이 글로벌 헤지펀드라는 점을 감안해 사전에 라임과 논의한 처리 방식을 계속 적용했을 뿐"이라고 덧붙엿다.

◇검찰에 넘어간 '공', 적극적 가담 여부 '관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사기죄 적용 여부는 검찰에서 정해진다.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사기죄 적용이 확정되면 신한금융투자를 공범으로 분류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진다. 결국 신한금융투자가 사기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는지에 대한 결론이 법적 처벌은 물론 감독 당국 차원의 징계 여부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한다는 방침이다. 사건의 중심에 놓여 있는 전임 PBS본부장은 감독 당국 차원의 조사에서 PBS 관련 업무에 집중했을 뿐 범죄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감독 당국 조사에 성실히 임했듯 검찰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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