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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여행업]노랑풍선, 상장 1년만에 ‘현금곳간’ 비어간다④갑작스럽게 찾아온 '빙하기'…무차입 경영기조 '흔들'

김선호 기자공개 2020-02-24 08:25:31

[편집자주]

경기 침체와 여행 트렌드 변화에 맞서 활로를 모색해온 여행업계가 일본 보이콧 운동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녹다운 일보 직전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 외에는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여행사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여행업체별로 위기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짚어보고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랑풍선이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영업환경 악화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4일 근무제 시행, 임직원 임금을 삭감하며 출혈을 최소화하고 있다. 상장을 마치고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시작하려던 차에 손발이 묶여버린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자 국내 여행업계는 장기전에 돌입했다. 관광시장의 빙하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각 여행사는 체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있다. 노랑풍선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장기적인 출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금곳간이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는지가 생존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로 여겨지고 있다.

◇상장 '축포 행진' 후 잇따른 악재


지난해 초 상장을 마친 노랑풍선은 축포 행진을 이어나갔다. 작년 1분기 업체 간 경쟁심화와 여행시장 성장 둔화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음에도 '상장 축포'를 위해 직원에게 장려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10% 가량 임금을 인상해줬다. 인건비 상승으로 동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1.1% 감소한 9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노랑풍선 측은 소비자 편의를 위해 홈페이지를 리뉴얼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여행시장이 활성화되는 3분기에 역량을 집중해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홈페이지 내에 여행 상품 간 가격을 비롯해 항공·호텔·현지투어 등 항목별 비교 검색을 가능케 해 소비자 유입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상장 축포와 자신감은 작년 3분기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며 사라졌다. 올해 초 한한령이라는 중국발 훈풍에 해빙 기미가 보였으나 갑작스러운 코로나19로 관광시장은 다시 급냉각됐다. 상장을 마치고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외형성장을 이루고자 했던 전략이 힘을 잃게 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4% 감소한 72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8.4% 급감했다. 4분기 실적까지 합산하면 실적 하락 정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94억원 '현금곳간'…부채비율 85.86% 안도

노랑풍선은 설립 이후 2014년까지 무차입 경영기조를 이어가다 2015년 사옥 마련을 위해 금융권에서 298억원을 빌렸다. 이후 2017년 이자비용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60억원을 상환했다. 지난해 3분기 남아 있는 차입금은 185억원이다. 이외에 차입금은 없는 상태로 부채비율은 85.86% 수준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작년 만기였던 185억원의 대출을 갱신해 당장에 갚아야 할 돈은 없다”며 “다만 영업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출혈을 최소화하더라도 현금곳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노랑풍선의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과 금융자산 합산)은 394억원이다. 2018년에 비해 109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 재원을 바탕으로 긴 빙하기를 견뎌낼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여행업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비해 부채비율이 낮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랑풍선의 재무구조는 탄탄한 편이기 때문에 코로나19 한파를 이겨낼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현금곳간이 줄어든 만큼 영업활동 재개를 위한 사업자금 마련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랑풍선의 무차입 경영기조가 또 다시 깨질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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