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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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연금 블라인드 펀드 출자 놓고 '설왕설래' 빡빡한 신청자격 요건에 '내정설' 흘러나와

한희연 기자공개 2020-02-21 08:27:2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13: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학연금이 연초 야심차게 국내 사모 대체 블라인드펀드 출자공고를 냈지만 막상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최근 크고 작은 PE를 중심으로 지난해 출자받은 펀드의 매칭과 신규 펀딩 수요가 상당히 많은 상황이지만 사학연금이 빡빡한 선정 기준을 걸어놓은 탓에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실상 출자할 곳이 정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지난 17일 2020년 사학연금 국내 PEF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를 내고 1500억원의 출자 계획을 밝혔다. 평가를 통해 상위 3개사에 각각 500억원 정도씩 출자한다는 계획이다.

사학연금의 직전 PEF 출자사업은 지난 2018년 말이 마지막이었다. 오랜만의 공고인데다, 올해 다른 출자기관들의 공고가 아직 많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연초부터 출자계획을 밝혀 업계 관심이 컸다. 특히 최근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PE 운용사들이 많아 사학연금의 출자공고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세부 출자조건을 확인한 PE 운용사 관계자들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사학연금은 이번 출자사업을 진행하며 △국내 기관투자자로부터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기관 중 제안펀드 결성 규모가 3000억원 이상으로 30% 이상 출자가 확약된 운용사 △공고일 현재 설립 후 3년이 경과하고 PEF 누적 운용규모가 3000억 원 이상인 운용사 △대표 펀드매니저 투자경력 10년 이상인 운용사 등을 신청 자격으로 내세웠다.

신청자격 중 눈에 띄는 부분은 3000억원 이상의 펀드 결성 계획을 가지면서 이미 30% 이상(900억원) 자금을 이미 확보한 곳만 지원 가능하다는 조건이다. 올해부터 신규로 펀드레이징을 시작하는 곳이나 3000억원 미만의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계획하는 곳은 아예 자격 요건이 안되는 셈이다.



지난해부터 펀드레이징을 진행하고 있는 PE 중 3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계획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는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있었던 출자사업을 통해 대부분의 자금을 채운 상태다.

바로 직전 출자사업을 진행했던 행정공제회는 이달 MBK파트너스와 H&Q, SG프라이빗에쿼티에 각각 400억원씩을 출자확약했다. 이중 SG PE는 행공을 끝으로 펀드 출자자 모집을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공무원연금이 IMM프라이빗에쿼티와 SG PE,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에 400억원씩을 출자확약했다. 또 건설근로자공제회도 지난달 대신PE-SKS PE와 스톤브릿지캐피탈에 250억원씩을 출자하기로 정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해 하반기 중 출자사업을 진행한 곳은 4군데다. 이중 12월 산재보험기금이 PE 부문 위탁사 3곳을 발표해 500억원 씩을 출자확약했다. 산재보험기금으로부터 선정된 운용사는 프랙시스캐피탈, H&Q, 대신PE -SKS PE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10월 중 프랙시스캐피탈과 SG PE, 대신PE-SKS PE에 700억원을 배분했다.

국민연금은 7월 H&Q, 프랙시스캐피탈, VIG파트너스, SG PE를 미드캡 운용사로 선정해 6000억원을 배분했고, 교직원공제회도 7월 스카이레이크, IMM PE, 유니슨캐피탈, 스틱인베스트먼트, VIG파트너스, 프랙시스캐피탈, SG PE 등을 PE 위탁사로 선정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2월까지의 출자사업에서 자금을 받은 기관 중 VIG파트너스, SG PE, 프랙시스캐피탈, 유니슨캐피탈 등 대다수는 이미 펀드레이징을 완료했다고 알려진다. 따라서 이들 기관을 제외하고 이번 사학연금 출자사업에 명함을 내밀어 볼 수 있는 곳은 극히 손에 꼽는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이미 출자해 줄 곳을 미리 점찍어 둔 상태에서 출자 작업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사학연금의 이같은 신청조건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노란우산공제회의 출자사업과도 상당히 대비된다는 평가다. 노란우산공제회는 올해 6000억원의 출자사업을 계획하며 시스템도 세분화했다. 매해 한차례 진행하던 출자사업을 펀드 결성규모 기준으로 두개로 쪼개기로 한 것이다.

이중 최소 결성규모 2000억원 미만의 펀드 출자 계획을 연초 먼저 공개했다. 총 출자금액 600억원을 배분할 3개 운용사 선정 공고를 1월에 냈다. 최종 위탁사는 다음달 께 선정될 예정이다. 특히 출자사업 자격요건에 특정비율 이상의 투자확약서 확보 요건이 없어 펀드레이징을 계획하고 있는 다수 PE들의 도전으로 북적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가운 마음에 사학연금 공고를 열었지만, 읽어보고는 제안서 제출 마음을 접었다"며 "신청 자격 기준을 이렇게 높여 공고한 것은 결국 점찍어둔 곳만 들어오라는 얘기이기 때문에 괜히 힘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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