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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첫 사외이사 의장 체제…지배구조 전환점 박재완 사외이사 의장 선임…상장이후 45년만에 처음

윤필호 기자공개 2020-02-24 08:16:1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1975년 한국거래소 상장 이후 45년만에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 자리를 외부인사에게 개방했다. 지난 몇 년간 급격한 변화를 거듭한 삼성그룹의 지배 체제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외부인사로는 처음 이사회 의장에 오른 박재완 사외이사는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한데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재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사외이사인 박재완 전 장관을 신임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2016년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후 가장 오랜기간 활동한 이사로서 삼성전자 지배체제와 경영 활동에 이해가 깊다. 고위 공직자로서 국가 경쟁력과 공공부문 개혁에 식견이 넓어 이사회 결정 전부터 적임자로 꼽는 의견이 나오곤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며 "박재완 의장은 이사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고 이사회를 소집해 회의를 진행하고 이사들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도 수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은 총수 중심의 지배구조를 띠고 있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는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 비서실 중심으로 그룹 경영 체제가 이뤄졌다. 이건희 회장 시절을 거치면서 비서실을 시작으로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로 이어졌다.

이건희 회장의 전략기획실 시절까지 삼성은 '그룹'이란 공식 명칭을 썼다. 이건희 회장도 삼성그룹 회장으로 불리웠다. 비자금 사건으로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략기획실을 해체했고 당시 삼성은 공식적으로 '그룹'을 해체했다.

이건희 회장은 2010년 경영에 다시 복귀하는 데 이때 '삼성전자 회장'이란 타이틀로 복귀를 했다. 다만 당시 삼성은 미래전략실을 부활시키며 미전실 중심의 경영 구조를 이어갔다.

이후 삼성은 미래전략실이 주도가 된 경영 구조를 보였다. 미래전략실장이었던 최지성 실장이 경영 전반에 책임을 지고 주요 계열사 CEO들이 책임을 지는 전문 경영인 체제가 확고했다. 이건희 회장은 10년 이상을 내다보는 미래구상에 힘을 쏟고 일상적인 경영은 미래전략실이 주도했다.

다시 변곡점을 맞은 것은 2017년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을 전격 해체하며 주요 계열사들은 중앙 콘트롤 타워 없이 각자도생의 길을 걸었다. 이 부회장 역시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역할을 한정지었다.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삼성 계열사들은 권력을 분산하는 실험을 단행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던 관행을 깨고 이사회 의장과 경영진을 분리하기도 했다.

그전까진 경영진이 내놓은 안건을 이사회가 의결만했다면 이제는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가지 가능해졌다. 직전까진 사내 이사 출신 이사회 의장이었지만 앞으론 사외 이사가 의장을 맡아 좀 더 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해졌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할 때부터 예고된 그림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예상치 못하게 이상훈 의장이 법정 구속된 상황에서 보다 빨리 사외이사 출신 의장이 선임됐을 뿐이다.

내부에서 후임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사회는 이날 한종희 사장과 최윤호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에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한 사장은 2017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에 올랐고 최 사장은 이보다 더 늦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지원실장(CFO)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사회 의장이 되기 위해서는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는데 사장단에 오른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결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삼성전자는 향후 2년 간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겪을 전망이다. 박 전 장관의 사외이사 임기만료일은 2022년 3월인 만큼 2년 뒤 후임 의장을 결정해야 한다. 사외이사가 또다시 후임 의장으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내부 후계자들에게 이사회 의장 자리가 넘어갈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사내이사 후보로 오르며 투톱 체제를 예고한 한 사장과 최 사장에게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임인 이상훈 전 의장은 삼성전자 재무통으로 CFO와 사내이사로서 역할을 수행하다가 의장직에 오른 만큼 최 사장이 비슷한 전례를 따를 가능성도 있다.

왼쪽부터 한종희 VD사업부장 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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