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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정보제한·과다부채'…끝나지 않은 서정표 한화솔루션 전무 과제한화 태양광 시작부터 함께한 재무 전문가, 부채 관리 능력 시장 관심사로

박기수 기자공개 2020-02-26 08:00:1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순위 7위(2019년 기준)의 한화그룹이 미래 핵심 먹거리 사업으로 '태양광'을 낙점했다는 사실은 이미 업계에 유명한 사실이다. 2010년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 인수부터 큐셀 인수 등 굵직한 태양광 제조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사업 규모를 매년 불려 나가고 있다. 태양광 사업은 어느덧 그룹 내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사업군으로 발돋움했다.

그룹 태양광 사업의 시작부터 함께 한 재무 전문가가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서정표 전무다.

서 전무(사진)는 한화케미칼(한화솔루션의 전신)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고 이름을 한화솔라원(Hanwha SolarOne)으로 바꾼 후 해당 법인의 CFO를 계속 맡아왔다. 그리고 한화가 인수한 또 다른 태양광 관련 제품 제조사인 큐셀(Q CELLS)과 솔라원이 2015년 합병해 탄생한 한화큐셀(Hanwha Q CELLS Co., Ltd., 영국 법인)에서도 서 전무는 CFO를 맡아 전사 재무를 책임졌다.

이후 2018년 11월, 서 전무는 국내 법인인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큐셀 부문 CFO를 맡게 된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2018년 한화케미칼이 100% 자회사 한화첨단소재를 통해 한화큐셀코리아(한화큐셀과 다른 법인)를 합병한 법인이다. 이후 지난해 말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한화케미칼과 합병돼 현재의 한화솔루션이 탄생하면서, 서 전무는 자연스럽게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의 CFO가 됐다.


앞서 언급됐듯 한화 태양광 사업의 재편 과정은 굉장히 복잡했다. 재편 과정에서 나타난 재무적 이벤트는 '정보 제한'이었다. 예를 들어 부채 부담이 과도한 법인과 그렇지 않은 법인을 서로 합병함으로써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법인의 재무지표를 희석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태양광 법인들끼리의 합병 같은 큰 이벤트들을 오롯이 CFO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CFO가 전사 재무를 책임지는, 가볍지 않은 자리임을 고려했을 때 합병 등 주요 경영 판단과 무관한 인물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세 번의 '정보 제한'

첫 '정보 제한'의 주인공은 한화솔라원이다. 한화솔라원이 한화그룹으로 편입된 후 회사는 부채총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그룹의 주 먹거리 사업으로 태양광이 낙점된 만큼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서 전무가 CFO로 있을 때 한화솔라원의 재무지표 추이를 살펴보면, 부채 부담이 일반적인 '투자 상태'의 회사보다 크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2010년 말 26억4480억위안 수준에 머물렀던 한화솔라원의 부채총계는 1년 만에 약 61억위안까지 치솟았다. 이후 계속된 차입으로 2014년 한화솔라원의 부채총계는 80억위안을 기록했다. 늘어난 부채량의 대부분은 은행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다. 2012년 서 전무는 한 언론을 통해 "한화솔라원은 한국계 기업임에도 중국 내 파이낸싱 능력이 뛰어나다"면서 원활한 금융기관 차입 작업을 스스로 알리기도 했다.

문제는 실적이었다. 당시 태양광 제품 공급 과잉 현상이 길어지면서 한화솔라원은 2011년부터 매년 영업적자를 냈다. 2011년부터 큐셀과 합병하기 전인 2015년 전까지 낸 한화솔라원의 영업적자만 약 29억위안이다. 부채는 느는데 이를 상환할 현금창출력은 매년 떨어지니 자연스럽게 부채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2011년 말 142%에 그쳤던 한화솔라원의 부채비율은 2014년 말 583%로 급등했다.

여기서 처음으로 합병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 한화는 2012년 인수한 또다른 태양광 업체인 큐셀과 한화솔라원을 2015년에 합병하며 한화큐셀을 탄생시켰다. 합병 전인 2014년 약 230% 수준이었던 큐셀의 부채비율은 한화큐셀이 된 후 1년 뒤 2015년 말에는 650%로 급등했다.


합병 이후 2년 간 흑자를 내던 한화큐셀은 부채비율을 경감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줄 알았으나, 2017년 후 다시 영업적자가 시작되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2017년 말 400% 수준에 있던 한화큐셀의 부채비율은 2018년을 거치며 800%대로 급등했다.

여기서 두 번째 '정보 제한'이 나타난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였던 한화큐셀은 2018년 말 상장 폐지를 선언했다. 모회사인 한화케미칼 측이 보유하고 있었던 지분이 94%고, 유통 주식 수가 많아 굳이 상장사로 남겨둘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 측 공식 입장이었다.

결국 시장에 돌아다니는 약 6%의 지분을 500억원에 매입한 후, 한화큐셀은 최종 상장 폐지됐다. 현재 2018년 3분기 이후부터는 한화큐셀 법인 만의 재무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모기업의 한화솔루션 역시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통해 종속기업에 대한 재무 정보를 주석에 공시하지 않고 있어 이를 통한 확인도 어렵다.


마지막 정보 제한의 사례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과 한화케미칼의 합병이다. 서 전무는 2018년 11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큐셀 부문 CFO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1년 뒤인 지난해 말,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사업회사(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와 기타 투자회사(한화글로벌에셋)로 법인을 분할하고 사업회사와 한화케미칼을 합병하는 결정을 내린다.

이 당시 분할 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부채비율은 무려 558.5%이었다. 한화케미칼의 부채비율이 100%가 안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부채 부담이 큰 회사와 작은 회사의 만남 사례가 또 발생한 셈이다.


◇사라지지 않은 빚, 부채 관리 능력 관심사로

2010년대 초 한화의 태양광 사업 초기 단계부터 함께 해온 서 전무는 능력을 인정받아 한화솔루션이라는 그룹 내 초대형 법인에서 유력 사업 부문의 CFO가 됐다. 서 전무에게는 앞으로도 투자 가능성이 큰 태양광 사업 부문의 재무구조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최근 발표된 한화솔루션의 4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 부문이 보유한 부채총량은 5조1104억원이다. 케미칼·첨단소재·리테일 사업 부문의 부채총량을 다 합쳐야 태양광 사업 부문의 부채총량을 넘을 수 있을 만큼 태양광 사업 내 부채 부담이 큰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가 지난 10년 동안 급격히 진행되면서 전사 부채 부담을 높인 결과를 낳았다"라면서 "향후 10년은 CFO의 부채 관리 능력이 시장의 관심거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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