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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이사직 사임...정의선의 선택과 집중 수직계열화보다 미래 모빌리티 혁신에 방점…오너 빠진 현대제철, 전문경영인 체제로

박상희 기자공개 2020-02-27 08:16:0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10: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최근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해 온 정 수석부회장이 수직계열화를 이룬 현대제철보다는 그룹의 핵심인 자동차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25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통해 서명진 현대제철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공시했다. 서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은 정 부회장이 물러나는데 따른 후속조치다.

당초 정 수석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다. 임기가 만료된 상황에서 재선임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직 임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중도 사임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2년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이번 사임은 등기이사 선임 이후 8년 만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이 사내이사인데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하다는 비판에 부담감을 느낀 것 같다"면서 "정 수석부회장 사임으로 현대제철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게 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을 중도 사임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재계는 정 수석부회장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쇳물에서 차까지'로 대변되는 수직계열화 차원의 계열사 경영보다는 그룹의 미래가 걸린 모빌리티 혁신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 시장에서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가 되겠다는 강한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산업계 전반의 크나큰 숙제로 자리매김하면서 현대차그룹 또한 단순 자동차 제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모빌리티 전반을 아우르는 인간 중심 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겠다는 각오다.

정 수석부회장의 최근 글로벌 행보는 미래 수소사회에 대한 비전과 모빌리티 혁신, 스마트 도시 구축 등에 쏠려있다. 상대적으로 그간 현대차 성장을 견인해왔던 현대제철 등 수직계열화 주축이 된 기업들엔 관심이 덜 갈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현대제철을 통해 직접 철을 만두는 고로사업에 뛰어든 게 2004년이다. 그간 현대차의 성장은 완성차와 부품을 시작으로 철강과 물류, 금융, 건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수직계열화에 크게 의존해 왔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 수석부회장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성장은 수직계열화가 아닌 미래 모빌리티 혁신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현대체절은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사임으로 오너일가의 관심에서 크게 비껴날 위기에 처했다. 더욱이 철강업계가 장기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를 캡티브마켓으로 두고 있는 현대제철의 수익성은 최근 눈에 띄게 악화된 상태다. 현대·기아자동차에 자동차 강판을 제공하는 현대제철은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지만 동시에 제품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마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현대제철의 2019년 매출액(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20조5126억원, 영업이익은 67.7% 감소한 331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0분의 1 수준인 256억원에 그쳤다. 사실상 적자를 겨우 면한 수준이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현대차그룹의 강판 물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차 강판 공급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었다"면서 "정 수석부회장이 이런 점을 감안해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 앞으로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에 좀 더 집중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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