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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숨가쁜 '첫 발' 김홍기 LG생건 부사장, 올해 양·질 성장 '과제'부임 1년간 대형 M&A·해외법인 재편 …신사업 투자·재무건전성 방어 '두 토끼 잡기'

전효점 기자공개 2020-02-27 07:50:34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13: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 김홍기 부사장은 정신 없는 첫 해를 보냈다. 부임 직후부터 뉴에이본 인수합병 작업에 참여했으며, 뒤이어 북미 법인 사업구조 개편과 피지오겔 인수가 숨쉴 틈 없이 진행됐다. 1년이 지난 현재, 사내 안팎에서는 그에 대해 비교적 성공적인 첫 발을 뗐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생건에서 CFO직은 다소 애매한 자리다. 십수년 간 LG생건 대표로 장기 재임해온 차석용 부회장은 그 자신이 회계사 출신으로 재무회계에 정통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M&A를 초기 단계부터 직접 검토하고 추진한다. 다른 기업처럼 CFO가 전문가로서 주도권을 가져올 여지가 별로 없다.

김홍기 부사장이 작년 ㈜LG에서 LG생건으로 부임했을 때 받았던 우려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됐다. 1962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LG그룹에서만 33년 간 근속한 김 부사장은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의 전형적인 국내파 엘리트다. 그런 그가 카리스마 있고 강한 성격의 차석용 부회장과 손발을 잘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 섞인 시선이 많았다.


작년 초 LG생건 안팎에서는 ㈜LG에서 김 부사장을 '포스트 차'까지 바라보고 내려보낸 것 아니냐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직전까지 그룹이 내려보냈던 차석용 견제구들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하지 못했다. 앞선 2014년 LG 오너가가 '차석용 견제구'로 보냈다고 알려진 정호영 당시 부사장은 CFO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부임 2년만에 계열사 LG화학으로 이동했다. 이같은 선례가 새로 부임한 김 부사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지난 1년간 김 부사장이 대외적으로 보여준 역할 수행은 지주사 살림을 도맡아온 브레인이라는 명성이 무색하지 않았다. 부임 직후부터 정신없이 진행됐던 미국 뉴에이본 인수건은 하반기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뒤이은 에이본캐나다와 후르츠앤패션(FRUITS&PASSION) 등 북미법인 합병과 사업구조 개편 작업에 따른 재무·회계 이슈도 차질없이 지휘했다. 연초에는 배당 확대를 결정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신뢰도 두텁게 다잡았다. 최근에는 피지오겔 인수건도 순조롭게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석용 부회장의 그늘 아래서 '그림자'에 머문 것이 아니라 역량있는 보조자로서 조용히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자료출처=LG생건 4분기 IR 보고서

올해 시장 여건은 쉽지 않다. 북미 신시장 개척이 닻을 올리면서 시장 안착 비용 투입이 확정적인 가운데 기존 시장인 중국은 연초부터 이어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수요가 위축된 상태다. 이같은 환경에서 신사업의 재무적 목표치를 어느 정도로 달성할 지가 관건이다. LG생건은 올해 신규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안착과 함께 신사업을 공세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실적 목표로 뉴에이본 매출목표 4000억, 영업손실 200억원을 내건 상태다.

더군다나 올해는 작년부터 이어진 대형 인수합병과 사업 결합 작업 등에 따라 전년 대비 상승한 차입금과 부채 수준 관리에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피지오겔 인수 작업을 5월까지 마무리 지은 후, 투입된 비용과 실적을 재무제표에 성공적으로 회계처리하는 작업도 남아있다.

작년 말 기준 LG생건 부채 비율은 53%로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120%를 웃돌던 2014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던 추세를 거슬러 수년 만에 재반등했다. LG생건 IR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LG생건의 기타 비유동부채는 4520억원으로 전년 2160억원 대비 배로 불어났다. 회계 변경 기준에 따른 리스부채 2770억원이 신규로 반영됐다. 사업결합에 따른 차입과 매입채무, 미지급금 등 부담이 증가했으며 순현금흐름 유출도 이어졌다. LG생건이 '59분기 연속 성장'과 같은 회계적 성취를 굉장히 중요시하게 여기는 기업인 만큼, 올 한해는 특히 성공적인 지표를 이끌어내는 CFO와 재경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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