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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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 발행 한도 늘린 두산중공업 [Company Watch]5000억→2조, 자본 확대 대비…시장 '긍정 시그널' 예상

구태우 기자공개 2020-03-18 11:05:4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4: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환사채는 부채와 자기자본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메자닌(mezzanine) 증권으로 불린다. 채권자가 전환권을 행사해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자본금이 증가한다. 부채가 줄고 자본까지 늘어나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이 같은 장점에도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기회비용'이 있다. 전환권 행사규모가 클 경우 지배력이 약화되거나 경영권의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프리미엄'까지 얹어야 한다. 전환사채는 지배력을 담보로 한 자본조달 전략인 셈이다.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메자닌 증권 발행을 적극 활용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정관 변경을 공시했다. 두산중공업은 정관 16조를 개정해 전환사채 발행 한도 규모를 현행 5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늘린다고 밝혔다.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한도 규모도 5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확대한다.

이와 함께 발행주식의 총수 한도도 현행 4억주에서 20억주로 늘린다. 자본금의 한도 수준도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늘어난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정관 변경이 수권자본 확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은 30일 열리는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정관 변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관 변경안이 통과되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대 2조원까지 전환사채 등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유상증자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관측도 있다.

두산중공업이 전환사채의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수권자본을 확대하는 건 자본조달 환경이 열악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차입 전략도 장기 위주에서 단기로 바꾸는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2조6598억원으로 전년인 2018년(1조2617억원)으로 1조398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은 1조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말 장기차입금은 4840억원으로 전년보다 2241억원 줄었고, 사채(2019년 800억원)는 1조743억원 감소했다. 차입의 단기화가 뚜렷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재무활동현금흐름도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유동성장기부채 1조1439억원과 장기차입금 6560억원을 상환했다. 단기차입금은 상환하지 않았다. 오히려 1조4064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 전략을 단기차입금 위주로 짠 건 자금조달 환경을 고려한 결과다. 현재 두산중공업의 원화 단기차입금 이자율은 1.4%에서 5.09%로 형성돼 있다. 원화 장기차입금의 이자율은 '3.2%~5.5%', 사채는 5% 안팎의 이자율로 빌리고 있다. 금융비용을 고려해 단기차입금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전환사채 발행 규모를 늘리기로 한 건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두산중공업은 내년 5월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상환했다. 차입 전략을 단기로 운용하면서 상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 때문에 채권자에게 보다 유리한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를 통해 자본조달 가능성을 높이고, 투자자는 투자 메리트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에 이번 위기를 타개할 전략은 첫째도 둘째도 유동성이다. '진폭'이 안정될 때가지 계열사에 재무적 부담을 지우지 않고 유동성을 타개해야 한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의 규모도 줄고 있다. 이때문에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달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자산 중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매출채권)은 95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533억원)보다 952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22.3% 포인트 낮아진 47.7%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30.1%다.

두산중공업의 자본조달 전략을 짜는 최전선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있다. 리스크에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건 CFO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다. 두산중공업의 CFO는 최형희 재무관리부문장이다. 최 부사장은 1987년 입사해 재무분야를 주로 맡았다.

전환사채 발행 규모를 확대한 건 최 부사장이 시장에 던진 카드 중 하나다. 주주총회 의결 절차가 남았지만, 두산중공업은 현 상황을 컨트롤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환사채 발행 규모를 대폭 늘린 건 유동성 위기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만기 시점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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