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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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 운용사 탐방]태양광·경매 '특별한' 자산에 꽂혔다①부동산 전문운용사서 신재생·교통·임팩트 투자로 지평 확대

허인혜 기자공개 2020-03-23 12:41:15

[편집자주]

'선택과 집중'의 길을 택한 특화 자산운용사가 등장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 해외·대체투자 등 투자지형도 넓히기에 몰두하고 있는 기존 자산운용사들과는 정반대다. 가장 잘 아는 하나의 투자대상에 집중, 남들과 다른 '2.0' 투자 시장을 열겠다는 목표다. 더벨이 태동기에 접어든 특화 자산운용사 현황을 살펴보고 해외사례와 국내 투자환경을 분석해 특화 자산운용사의 미래를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5: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의 자산을 선택해 집중투자하는 특화 자산운용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투자 방향키가 전통자산에서 대체투자로 선회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치열한 경쟁도 특화 자산운용사의 등장 배경이다.

1세대 대체투자가 부동산 특화 자산운용사에 집중했다면 최근 등장한 2세대 '강소' 특화 자산운용사는 신재생에너지와 교통, 임팩트 투자 등 보다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대체투자를 제2의 활로로 삼고 특화 자산운용 자회사 육성에 돌입했다.

◇전통자산 투자에서 대체투자로…특화 자산운용사 '개화'

금융감독원이 이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자산운용사의 운용 자산은 1136조5000억원으로 2018년말 1018조7000억원과 비교해 117조8000억원 증가했다. 투자일임계약고를 뺀 펀드 수탁고는 64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8조6000억원 늘었다. 사모펀드 설정액만 412조4000억원으로 79조2000억원 확대됐다. 이중 특별자산펀드에 22조3000억원, 부동산펀드에 21조9000억원, 혼합자산펀드에 13조원이 편입됐다. 지난해 늘어난 펀드 수탁고의 80.32%가 사모펀드에서, 58.01%가 대체투자에서 이어진 셈이다.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자산운용업계가 타격을 입었지만 자산운용사 순증세는 여전해 경쟁도 심화됐다. 2019년 말 자산운용사는 292개사로 2018년 말 243개사와 비교해 49개사가 늘었다. 전문사모운용사 두 곳이 등록폐지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에만 모두 51개의 신생 자산운용사가 탄생했다.

투자 지형도가 주식과 채권에서 대체투자로 넘어가며 특화 투자 자산운용사에도 본격적인 드라이브가 걸렸다. 과거 부동산투자와 석탄·석유 등에 집중했던 1세대 특화 자산운용사에서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교통, 부동산 경매 투자 등 하나의 부문에 방점을 찍은 2세대 자산운용사로 시계추가 옮겨가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에 투자하더라도 자신들만의 '투자 렌즈'를 가지고 일관된 투자 목표를 추구하는 자산운용사도 등장했다.

2017년 출항한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임팩트 투자'를 표방한 자산운용사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가치 부양과 재무적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다. 지속가능한 사업모델, 공유경제, 사회환경적인 가치창출 기업을 각지에서 발굴해 투자한다. 싱가포르 '그랩'과 인도판 배달의 민족 '스윅'·인도판 우버 '올라' 등에 투자했거나 투자를 목전에 뒀다. 지난해 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과 KB금융그룹의 KB사회투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5월 250억원 규모의 임팩트 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로부터 2019년 독립한 차파트너스는 대중교통 인프라, 그중에서도 시내버스에 집중한다. 맥쿼리자산운용에서 배운 인프라 투자 전략을 플랫폼파트너스에서 펼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독립한 뒤에는 플랫폼자산운용에서 운용하던 시내버스 펀드를 차파트너스의 이름으로 출시했다. 명진교통과 한국BRT, 서울공항리무진 등 다섯 곳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신재생에너지, 그중에서도 태양열 발전에 투자하는 H1자산운용은 올해 자산운용사 인가를 받은 신생 운용사다.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매력을 느낀 최훈 H1자산운용 대표가 에너지자원공학을 다시 배울 만큼 전문성을 높여 설립했다. 신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인프라 등의 대체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첫 발은 태양열 펀드다. 태양열 발전 사업의 시공 난이도가 낮은 데도 운영 리스크가 높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부동산운용사, '1세대' 특화 자산운용사 지평 열었다

후배 특화 자산운용사가 등장한 배경에는 2000년대 부흥한 부동산 특화 자산운용사가 있다. 부동산 특화 자산운용사가 다수 등장하며 특화 자산운용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해줬다.

1세대 특화 자산운용사가 등장한 시기는 2000년대 후반이다. 2008년 시행된 자본시장 통합법을 앞두고 2006년부터 대체투자 특화 자산운용사가 시장에 첫 발을 떼기 시작했다. 펀드 별로 운용대상 자산이 엄격하게 제한됐던 전과 달리 자본시장 통합법 이후부터는 탄력적인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미 입지를 다진 대형 자산운용사가 자산운용업계 상위권을 평정하리라는 전망은 오히려 특화 자산운용사를 출범하게 한 기폭제가 됐다.

이때 등장했던 부동산·사회간접자본(SOC)·에너지 투자 자산운용사가 훗날 특화 자산운용사들의 바로미터가 됐다. 다올자산운용(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한국인프라자산운용(현 KDB인프라자산운용), 다비하나인프라펀드자산운용이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줄지어 출범했다. 부동산 특화 자산운용사의 대선배 격인 PS자산운용(현 이지스자산운용)은 2010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수도권 도시가스 제공사인 삼천리 자회사 삼천리자산운용도 에너지 전문 자산운용사로 2008년 출사표를 던졌다.

이처럼 초기 특화 자산운용사들은 대형 모기업의 투자를 받거나 대형사와의 컨소시엄 등을 통해 성장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이 분야에서는 선배 격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를 세우거나 인수하며 특화 자산운용사의 지평을 열었고, 그때 설립한 특화 자산운용사들의 명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06년 프랭클린템플턴그룹과 공동 출자해 다비하나인프라펀드자산운용을 꾸렸다. 다비하나인프라펀드자산운용은 기관투자자 중심의 펀드 판매를 유지하는 중이다.

하나금융그룹은 2006년 다올부동산신탁의 자회사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로 자리매김했던 다올자산운용을 2010년 다올부동산신탁과 함께 인수했다. 다올자산운용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꾼 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며 실적 기지개를 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에서 에쿼티 투자를 집행하는 한편 호주와 벨기에, 일본, 영국 부동산 펀드에도 매진했다. 2010년 1조원에 못 미쳤던 펀드 수탁고는 2019년 8조4753억원까지 불어났다.

◇대형 금융그룹, 특화 자산운용사 자회사 출범 확대

대형 금융그룹이 특화 자산운용사를 자회사로 두는 전략은 최근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다비하나자산운용을 갖춘 하나금융그룹을 필두로 우리금융그룹과 한화그룹도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를 갖췄거나 적극적인 인수전을 예고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하고 해외·대체 특화 종합자산운용사로 차별화해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ABL글로벌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우리글로벌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안일호 전 흥국자산운용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을 영입해 대체투자본부장의 역할을 맡겼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해외 인프라와 부동산 등에 분산투자하는 얼터너티브 펀드를 구상 중이다.

전북 지역의 금융그룹 JB금융의 JB자산운용은 대체투자에만 집중하는 자산운용사는 아니지만 부동산과 에너지, 해외 자원개발, 원유 등 대체투자에 뚜렷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과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으로 금융계열사 수직구조를 갖추자마자 해외·대체투자에 역량을 쏟는 중이다. 한화생명이 한화자산운용에 5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금을 태웠고 한화자산운용은 자금의 절반 이상을 해외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인수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상증자 전부터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은 한화자산운용의 해외 대체투자 펀드에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싱가포르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진출한 현지 법인과 공조해 해외 대체투자 영토를 더욱 넓힐 전망이다.

모기업이 잘 하는 사업으로 자산운용업까지 진출해 특화 자산운용사를 꾸리기도 한다. 삼천리는 2008년 호주 맥쿼리펀즈그룹과 함께 도시가스 노하우를 자산운용업에 접목한 삼천리맥쿼리자산운용(현 삼천리자산운용)을 세웠다. 삼천리자산운용은 에너지 전문 자산운용사를 표방하며 유전과 가스전 등 자원개발 분야, 에너지 인프라 분야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건영건설은 지난해 건영개발을 통해 KY자산운용을 설립하고 베트남 부동산 특화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하겠다고 전했다. 건영개발이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7군지역의 아파트 개발사업을 펀드와 연계해 국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는 아니지만 특화 펀드를 출시한 자산운용사도 있다. 10년 만에 아트 펀드의 부활을 알린 더블유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2017년 더블유자산운용이 출시해 350억원을 설정한 미술품 투자 펀드 '더블유아트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는 3년 만기를 채우고 올해 청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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