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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현대오일뱅크, 등급 상승 멀어지나 [Rating Watch]한신평, "올해 더 어렵다", 아웃룩 '안정적' 복귀 요건 충족…정기평정 고비?

이지혜 기자공개 2020-03-18 15:22:5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7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의 AA0 상승 기회가 멀어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 아웃룩에 ‘긍정적’을 받기까지는 성공했지만 그 뒤 업황악화, 코로나19 사태로 찬물을 맞았다. 국제유가가 급격히 하락한 상황에서 석유제품 수요까지 줄어들면서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보다 더 깊은 실적부진을 겪을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이번 신용등급 정기평가가 고비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정유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주요 재무지표는 이미 '긍정적' 아웃룩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유업황 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부진 탈출 어렵다

한국신용평가가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종의 신용등급에 가장 먼저 경고음을 냈다. 한신평 관계자는 “정유업종의 신용등급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국제유가 하락에 더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정유사들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은 16일 ‘유가 급락 및 글로벌 경제위기 고조로 정유업종 신용도 우려 증가’라는 리포트를 냈다. 정제마진 축소로 이익창출능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유가 급락 부담까지 가중되며 정유사들의 실적 저하 추세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의 감산 합의가 실패로 돌아가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는 9일 1991년 걸프전 이후 일일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16일 서부텍사스유 기준으로 28.7달러다. 연초 60달러를 웃돌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토막난 것이다. 국제유가가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한다면 유가 하락으로만 1분기에 현대오일뱅크 외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4사의 영업이익이 2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산 뒤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팔기까지 시간 차가 있다. 이 때문에 석유제품 제조 과정에서 유가가 떨어지면 손실을 보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1조1168억원, 영업이익 5220억원을 냈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21% 줄었다.

◇정기평가 고비될까

현대오일뱅크에게 신용등급 정기평정 기간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에서는 신용등급 AA-/안정적을 받고 있지만 2018년 12월 한국신용평가에서 아웃룩이 '긍정적'으로 조정되면서 AA0 도약 기회가 열렸다. 지난해 잠정실적이 발표된 2월까지도 '긍정적' 아웃룩을 유지했다.

그러나 현대오일뱅크는 실적 부진으로 재무적 지표가 신용등급 상향 요건에서 뒷걸음질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조정순차입금/EBITDA는 4배가 됐고 조정부채비율은 161.3%를 기록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에 가까워졌을 정도다.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한 아웃룩 '안정적' 복귀요건도 진작부터 건드렸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신용도 제고 요건도 충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상태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며 “다만 발주 회복속도가 느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안정성을 크게 높였다. 덕분에 현대오일뱅크의 계열지원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물동량 감소, 원유 수요 불확실성이 커 향후 발주규모가 어느 정도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의 전망이 밝다고 보기 어렵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작업이 자꾸 미뤄지는 것도 부담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관련 본계약을 맺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본계약을 맺었던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현대중공업그룹, 대우조선해양의 재무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그러나 하반기 인수가 확정될 때에는 어떤 변수가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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