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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위기감 고조…내달 '이중고' 본게임 [코로나19 파장]신평사, 악화 실적 토대 정평 시작…신규 회사채 공급 성수기

양정우 기자공개 2020-03-19 13:09:5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후행적 경향이 짙은 국내 크레딧 시장의 지표에도 서서히 균열이 생길 것인가. 코로나19가 글로벌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을 덮쳤지만 아직 크레딧 스프레드(회사채-국고채 금리차)엔 충격이 미미하다.

하지만 올들어 처음으로 수요예측 미매각이 나온 데 이어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공포가 연일 국내외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크레딧업계에선 내달부터 리스크 확산의 중대 고비가 이어질 것으로 여긴다. 신용평가사의 정기 평정 시즌이 도래하는 데다 전통적으로 회사채 공급이 넘쳐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글로벌 시장 '연일 강타'…국내 크레딧 스프레드, 충격파 미미

코로나19의 팬데믹 여파에 글로벌 주요 증시와 국내 증권 시장이 크게 주저앉았다. 국제 유가와 환율(원/달러), 원자재 시장까지 이상 징후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등 글로벌 채권 시장에선 크레딧 스프레드 역시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미국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와 하이일드 회사채의 스프레드는 각각 62bp, 230bp 껑충 뛰었다.

아직 국내 크레딧 시장에선 '패닉 상태'에 걸맞는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국내 채권 유통시장은 국고채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회사채의 거래량이 적은 만큼 유통시장의 금리 변화가 각종 이벤트를 민감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물론 금융위기급 악재가 터질 경우엔 크레딧 스프레드가 후행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일 국고채(3년물)와 'AA-' 등급 회사채(3년물)의 스프레드는 46bp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반 저점을 기준으로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지만 크레딧 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국고채와 40~50bp 수준의 금리 차이는 2015년부터 줄곧 유지돼 온 수준이다.


'A-' 등급 회사채(전일 기준 136.4bp)의 스프레드 추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순을 기준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점차 벌어지고 있지만 급변하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신용등급을 불문하고 국내 채권 유통시장은 활동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기 평정+발행 성수기' 도래…크레딧 불안감, 내달 본격화 무게

하지만 내달까지 코로나19의 공포가 이어지면 상황이 뒤바뀔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신용평가사의 정기 평정 시즌이 본격적으로 스타트를 끊는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펀더멘털이 한풀 꺾인 국내 기업이 줄줄이 평정의 도마 위에 오른다.

국내 신용평가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우호적 업황을 누릴 섹터가 없다는 진단을 내려왔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주요 산업이 전방위적 타격을 입었다. 치명적 피해가 예상되는 항공 등 특정 산업의 경우 벌써부터 등급 아웃룩이 조정되기 시작했다.

신용평가사는 내달부터 진행하는 정기 평정에서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저하를 신용도에 빠르게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레이팅 액션을 포함한 신용도 평정에서 부정적 진단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하향 압박 추세가 지속되면 크레딧 스프레드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회사채 발행의 성수기가 시작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 채권 발행시장은 주주총회와 실적결산 시점인 3월이 대표적 비수기로 꼽힌다. 반면 4월부터 회사채 발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된다. 발행시장에 신규 회사채가 쏟아지면 상대적으로 공급 물량을 소화하는 게 어려워진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크레딧 리스크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은 여건이다.

올들어 처음으로 수요예측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하나은행(AA0)의 후순위채권(10년 만기)은 3000억원 모집에 2700억원이 모였다. 'BBB+' 등급인 키움캐피탈은 500억원을 발행하는 데 170억원만 모집됐다. 유통시장보다 활발한 발행시장에서 미매각이 쌓이는 것도 크레딧 시장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은행 '빅컷', 특효약될까…크레딧 위기감 해소 '주목'

다만 한국은행이 '빅컷(큰 폭의 금리 인하)'을 단행하면서 국내 크레딧 시장의 위기감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전일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강수를 뒀다. 기준금리 인하의 경우 파격적 조치일수록 시장이 더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크레딧업계에선 빅컷이 크레딧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울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이번 금리 인하로 국내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 0% 대로 내려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더 큰 충격을 가져와도 추가 통화정책을 쓸 여력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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