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매트릭스 최초 도입한 하나금융, 김정태식 경영효율성 강화①사업부문제 도입, '지주·은행·증권' 겸직 확대 …'전무·상무' 요직 발탁, 젊어진 조직
고설봉 기자공개 2020-04-10 10:49:12
[편집자주]
하나금융은 늘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변화를 시도해왔다. 1971년 한국투자금융에서 출발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했고 2005년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등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체질 개선도 지금의 하나금융을 만든 원동력이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하나금융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은 2008년 3월 국내 금융사 최초로 매트릭스체제(BU·비즈니스 유닛)를 도입한 하우스다. 당시 개인·기업·자산관리 등 3개 사업부문에 시범적으로 협업모델을 구축했다. 2005년 1월 하나금융지주 출범으로 계열사간 협업체제 구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2015년 3월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중심으로 사업운영을 전환하며 매트릭스체제를 허물었다. 당시는 옛 외환은행 인수·합병 이슈로 조직 안정화가 필요한 시기였다. 옛 외한은행이 완전히 하나금융에 통합되지 않은 상황에서 겸직임원이 지주와 계열사를 총괄하는 형태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통합 완수를 위해 잠시 계열사간 적극적 협업체제를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하나금융그룹은 '사업부문제'라는 새로운 형태의 협업체제를 가동했다. 외환은행과 통합이 완료된 만큼 그룹 전체적으로 협업체제를 강화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 연금신탁, IB, WM, 자본시장, 글로벌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주 소속 핵심임원들이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며 사업부문을 총괄·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부사장(부행장)급 임원들이 대거 퇴진하고 전무·상무급 임원들이 전면에 나서며 세대교체가 대거 이뤄졌다.
◇새로운 협업체제 도입…6대 사업부문 신설
새로운 협업체제 도입과 조직개편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추진하고 있는 '넥스트(NEXT) 2030 경영원칙'에 입각해 이뤄졌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하나금융지주 창립 14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3대 경영원칙으로 △리셋(Reset) △리빌드(Rebuild) △게임(Game)을 제시했다.
특히 김 회장은 디지털혁신과 다양한 협업을 통한 효율적인 프로세스 구축을 강조했다.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김 회장의 경영원칙은 올해 추진한 사업부문제 도입에 녹아있다.
김 회장은 하나은행이 처음 문을 열 때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이후 하나은행장, 하나금융투자 사장,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그룹 내 협업 필요성을 인식하고, 각 사업부문에 적용할 수 있는 비전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비전은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됐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능동적인 협업모델을 구축해왔다.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한 때는 계열사간 벽을 허물었다. 김정태 회장은 이를 '사일로(회사 안에 성이나 담을 쌓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부서를 가리키는 말) 허물기'라는 말로 표현했다.
사업부문제 도입과 함께 지주 임원들도 보강했다. 하나금융그룹 11개 계열사의 컨트롤타워인 하나금융지주에는 20명의 임원이 등재돼 있다. 이 가운데 김 회장과 함영주·이진국·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제외한 16명 중 11명이 계열사와 겸직이다. 은행·증권 등 핵심 계열사 주요 임원들이 협업 강화를 위해 지주사 보직을 겸하는 형태다.
지난해 김 회장과 함 부회장을 제외한 하나금융지주 임원은 14명이었다. 이 가운데 계열사 겸직임원은 7명 뿐이었다. 더불어 지난해까지 겸직이 있었던 계열사는 하나은행 1곳이었지만, 올해는 하나금융투자로 겸직 계열사도 확대됐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사업부문제는 지주·은행·증권을 중심으로 개별 사업에 협업 모델을 만드는 것이며, 지주에서 전반적으로 계열사간 협업에 대핸 더 관심을 두는 것"이라며 "부문장들은 생명·카드 등 다른 계열사에까지 어느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주임원 보강·세대교체…'지주·은행·증권' 겸직확대
11명의 겸직임원들 가운데 6개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임원들이 핵심으로 꼽힌다. 그룹 내 영업 역량을 결집시킨 이곳의 부문장들은 지주·은행·증권 3사의 보직을 갖는다. 각 사업부문별 사업부문제제가 공고하게 완성된 셈이다.
겸직임원들은 지주·은행·증권 등 핵심 계열사에 걸쳐 완성된 협업체제를 지탱하고 있다. 계열사간 교류 및 협업 강화를 통한 그룹 시너지 제고는 이들에게 부여된 임무다. 겸직임원들은 금융회사의 전통적 요직인 재무(CFO), 전략(CSO), 리스크(CRO) 총괄임원들과 더불어 하나금융을 이끌어가는 두 개의 축이다.
한준성 부사장은 그룹 디지털혁신을 담당하는 그룹디지털총괄(CDIO)을 맡고 있다.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장도 겸직하고 있다. 연금신탁부문은 박의수 전무가 맡고 있다. 박 전무는 하나은행 연금신탁그룹과 하나금융투자 연금신탁그룹장을 겸직하고 있다.
사업 최전방에 위치한 기업·투자금융(CIB)부문과 자산관리(WM)부문은 은행과 증권의 영업역량을 결집켜 놓았다. IB부문은 박지환 전무가 지휘한다. 하나은행 CIB, 하나금융투자 IB그룹을 총괄한다. WM부문은 정석화 전무가 맡고 있다.
자본시장부문장은 홍용재 전무가 맡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S&T그룹장을 겸직하고 있다. 최근 금융그룹들이 앞다퉈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글로벌부문은 이종승 상무가 지휘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글로벌부문장 겸 하나은행 글로벌그룹장을 맡고 있다.
◇'재무·전략·리스크관리' 안정화 방점
그룹 시너지를 위한 겸직임원 체제와 별도로 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금융사의 전통적 요직으로 꼽히는 CFO, CSO, CRO다. 어느 금융사든 이들 보직은 핵심 엘리트코스로 통한다. 올해 단행된 임원인사에서도 CFO, CSO, CRO는 교체되지 않았다. 매년 이뤄지는 조직개편에서도 이 3개 조직은 큰 변화 없이 늘 안정화된 상태로 유지된다.
현재 하나금융지주 CFO는 이승열 부사장이 맡고고 있다. CFO는 재무기획과 회계, IR(투자자관리)을 총괄하는 자리다. 자본·자금조달계획, 회계제도 개편, 해외 IR 등 중요 업무가 모두 CFO의 손에서 이뤄진다. 국내 금융지주사 컨퍼런스 콜에선 CFO가 나와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그룹 리스크관리 업무를 총괄하는 CRO 또한 주요 보직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이 집중 감독하는 은행계 금융그룹들은 리스크관리 부문의 영향력이 강하다. 위험가중자산 산출, 리스크한도 관리, 내부평가모델 개발 등 CRO의 주요 업무들이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수익성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황효상 부사장이 지주와 은행 CRO를 겸직하고 있다.
CSO는 그룹 시너지 업무와 기획조정, M&A전략을 담당하는 임원이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올해 더케이손보 인수 등 업무가 CSO 산하에서 이뤄졌다. 현재는 안선종 상무가 CSO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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