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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의 인내 후 이뤄진 자연스런 3세로의 승계 [삼광글라스그룹 지배구조 개편]2006년 군장에너지, 2013년 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 지분 취득...지주회사 대주주로

박상희 기자공개 2020-03-20 08:33:1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 방계인 삼광글라스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3세로의 경영권 승계도 이뤄낸다.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의 장남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과 차남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가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상속이나 증여 과정 없이 3세 승계를 사실상 이뤄냈다. 이 회장은 OCI 창업주 고(故) 이회림 회장의 차남이다.

재계는 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군장에너지 등 3개 계열사를 활용한 삼각편대 지주사 출범 및 경영권 승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 부사장과 이 전무가 2006년부터 이들 계열사 주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룹 지주회사 전환 과정과 맞물려 15년여가 지나 지주회사 최대주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형제가 15년 간 계열사 지분을 취득하는데 들인 자금은 300억원 정도다.

삼광글라스는 지난 18일 분할 합병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다. 각 계열사가 분할을 거쳐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뉘고, 삼광글라스의 투자부문이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의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한다. 이 합병법인이 지주회사 역할을 맡는다.

지주사 최대주주는 이 부사장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삼광글라스 지분 29만주(6.1%)를 보유 중이던 이 부사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20.8%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광글라스 지분 42만주(8.84%)를 보유하던 이 전무의 예상 지주회사 지분율은 18.7%이다. 형제 지분율은 합쳐서 39.5%로 40%에 육박한다. 3세가 삼광글라스 지배구조 정점에 자리하게 된다.

각각 삼광글라스 지분율이 10% 미만에 불과하던 형제의 지주사 지분율이 상승하는 것은 이테크건설과 군장에너지 보유 지분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군장에너지 126만주(12.15%)를, 이테크건설 14만주(5.14%)를 각각 보유 중이다. 이를 통해 합병신주로 배정받는 지주회사 주식은 376만여주에 달할 전망이다. 군장에너지 지분 127만주(12.23%)를 보유한 이 전무도 합병신주 322만여주를 배정 받는다.

업계는 삼광글라스가 독자적으로 지주사로 전환하지 않고 계열사인 이테크건설·군장에너지와 합병을 하게 되면서 그룹 재무구조와 자금수혈 능력을 함께 끌어올리며 동시에 3세 승계도 자연스럽게 이뤘다고 보고 있다.


형제가 해당 계열사 주주로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지분 확보에 나선건 2006년부터다.

군장에너지는 열병합발전소 공사에 들어가면서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자본확충에 나섰다. 2006년 1월 300억원을 시작으로 3~11월 4차례에 걸쳐 120억원, 2008년 3월 100억원의 유상증자가 실시됐다. 총 5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단행됐다.

당시 군장에너지 주주 구성은 이테크건설(59%)과 삼광글라스(당시 삼광유리공업·31%)로 지분 90%를 보유했다. 이들 계열사는 군장에너지 주주배정 유상증자 과정에서 일부 실권했다. 대신 형제가 실권주를 인수하면서 각각 12%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들이 지분 확보에 들인 자금은 각각 63억원 가량이다.

두 형제의 군장에너지 지분 취득은 당시 실권주 인수에 따른 기업 자금 수혈 필요성 때문이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형제는 OCI에게서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지분도 넘겨받았다. 2013년 OCI는 삼광글라스 주식 31만 5000주를 이 부사장(8만6000주)과 이 전무(12만6000주)에게 132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OCI는 보유하고 있던 이테크건설 지분 전량(5.14%)도 이 상무에게 55억원에 매각했다.

이 거래는 당시 OCI의 필요에 의해 단행됐다. 재계 관계자는 "OCI의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 개편으로 적정 가격에 인수자를 찾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형제가 보유한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삼광글라스 지분을 취득하는데 쓴 자금은 모두 313억원이다. 과거에 취득한 계열사 지분이 분할 합병을 거쳐 지주사로 출범하는 과정에서 이들 형제를 삼광글라스 지배구조 최대정점 자리에 올라서게 해준 셈이다.

만약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형제는 이 회장이 보유한 삼광글라스 지분 22.18%를 상속받거나 증여받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를 해야 했다. 상속세 내지는 증여세 부담이 불가피하다.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등 계열사 기업 가치가 오르기 전 획득한 덕분에 경영권 승계에 따른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광글라스의 지주사 전환은 다른 기업처럼 경영권 승계를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면서 "3세인 이우성 부사장과 이원준 전무가 지주사 최대주주로 올라선 게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군장에너지를 인수하고 이후 이우성 부사장과 이원준 전무가 이 회사 지분을 실권주 인수 방식으로 인수했던 게 '신의 한 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테크건설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기업 가치가 개선되고 자금 수혈 수단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일반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3세들이 최대주주가 됐지만, 모든 주주가 좋은 기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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