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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흥망 지켜본 최성문 이사, 46년만에 석별 위기 때마다 소방수 '재무통 CFO', 올해 주총 끝으로 이사회 떠나

구태우 기자공개 2020-03-23 08:16:5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의 '흥망성쇠'를 목도한 최성문 사외이사가 46년 만에 회사를 완전히 떠난다. 그는 한진중공업그룹의 '재무통'으로서 실무를 맡았고 조선소 건조 현장을 누볐던 경영자다. 일선에서 물러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에 기여했다.

한진중공업은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주총회 소집 결의'을 통해 이사회 개편 현황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 최성문 사외이사와 박기동 사외이사는 이번 임기를 끝으로 교체된다. 이들 사외이사의 임기만료일은 올해 3월까지다.

이 중 최 사외이사는 조선업계에서 비중이 높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만큼 이번 퇴임에 업계의 관심도 높다. 그는 1974년 한진중공업에 입사해 40년 넘게 조선현장을 지켰던 경영진이다. 한진중공업과 그룹의 '살림꾼' 역할을 도맡았던 경영자였는데 이번 임기를 끝으로 이사회에서도 물러난다.


최 이사는 한진중공업의 성장과 쇠태를 지켰던 인사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회사의 재무본부장(CFO)을 역임했다. 수주산업인 조선업은 선박을 건조해 인도하고 외환으로 대금을 받는다. 환율 변동성이 큰 만큼 외환의 중요성이 컸다. 2013년 조선부문 사장을 맡기까지 CFO로 활동하면서 재무 분야의 수문장 역할을 맡았다.

40여년 동안 기업문화와 조선소 현장관리 등 재무 및 관리 부문을 두루 거치면서 그룹의 살림꾼으로 일했다. 2000년대 초반 형제 갈등으로 인한 한진그룹 계열분리로 인한 오너십 위기와 2010년 수빅조선소 완공으로 불거진 영도조선소의 노사 갈등 등 리스크를 관리했다.

최 이사가 조선부문 사장을 맡았던 2013년 수주 상황은 개선되고 있었다. 영도조선소는 방산 분야의 특수선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었고, 수빅조선소는 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저선가와 고정비 부담으로 적자경영에 허덕였다.

최 이사는 2015년 회사를 떠난 후 2017년 사외이사로 복귀했다. 상법은 회사 임원으로 퇴직한 인사는 2년 이내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법의 규제로 인해 2017년 이사회에 들어왔다.

당시 한진중공업은 영업이익 흑자를 내고 있었지만 조선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던 시기였다. 조선업에 정통한 최 이사의 '고견'이 필요했다. 최 이사의 임기 동안 한진중공업의 지배구조는 요동쳤다.

지난해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자본잠식으로 최대주주가 조남호 회장이 있는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 바뀌었다. 1989년 한진에 인수된지 30년 만에 오너기업의 지위를 잃게 됐다.

최 이사는 2019년 3월6일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출자전환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최 이사를 조선업계에서 한진중공업의 '산증인'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의 이력 때문이다.

최 이사가 입사한 1974년 당시 한진중공업의 사명은 대한조선공사였다. 같은해 한진중공업이 건조한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이 국내 최초로 해외에 수출됐다. 최 이사가 한진중공업에 몸담던 46년 동안 오너십은 대한조선공사에서 한진그룹으로, 다시 채권단으로 바뀐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 이사는 한진중공업의 살림을 도맡았던 경영자"라며 "40년 넘게 근무하면서 조선업과 회사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멜라니 벨레네 필리핀 BDO은행 부사장과 김용현 세종대 교수, 김가야 동의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멜라니 부사장의 선임은 창립 후 처음으로 선임되는 외국인 사외이사다. 'RIZAL COMMERCIAL BANKING CORPORATION'과 'LAND BANK OF THE PHILIPPINES'은 한진중공업의 지분 8.5%와 5%를 각각 보유하고 있어 멜라니 부사장을 이사회에 참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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