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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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 리포트]'격변기' 진입한 포스코 대리점 점유율'열연가→유통가→매출 상승' 구조 달라져…'제조업 불황'에 수요처 사라진 영향

구태우 기자공개 2020-03-24 09:42:3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5: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은 '산업의 쌀'로 불린다. 자동차와 가전, 초고층 빌딩 등 철강재는 모든 산업의 원료로 활용된다. 특히 선박은 제조원가의 30% 가량을 후판이 차지하고, 볼트와 너트 등 소형 제품도 철로 만든다.

이 같은 범용성으로 포스코의 경영이념은 '제철보국(철을 생산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이었다.

철강 제품은 제조방식에 따라 크게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으로 나뉜다. 반제품인 슬래브(쇳물로 만든 반제품)를 고온으로 가열한 후 누르고 늘여서 만든 강판을 열연강판, 이를 정밀 기계로 더 얇게 만든 게 냉연강판이다. 냉연강판은 표면이 미려하고 가공성이 우수해 자동차강판과 가전제품으로 활용된다.

이렇듯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의 수요처는 전국에 분포돼 있다. 대형 고객사의 경우 철강사와 고객사가 'B2B'(Business to business) 형태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철강사가 일일이 거래하는 건 쉽지 않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전국 8개의 열연 대리점, 18곳의 냉연 대리점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 대리점은 포스코에서 직접 열연 및 냉연을 구매해 고객사의 요청에 맞게 1차 가공해 납품한다. 가공없이 포스코에서 받은 제품을 그대로 납품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대리점은 1차 가공업체 또는 중개인의 열할을 하는 셈이다.

국내 제조업 불황이 심화되면서 포스코의 열연 대리점에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이들 대리점은 관할 지역의 수요업체를 대상으로 포스코 열연 제품을 판매하는데 납품처가 도산하거나 줄면서 점유율이 뒤바뀌고 있다.

부국철강이 지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세아그룹 계열사 세아엘앤에스는 점유율이 눈에 띄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국철강과 윈스틸의 점유율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부국철강이 포스코의 국내 열연 대리점 8개사의 실적을 기반으로 집계한 자료다. 부국철강은 포스코의 대리점이 취급하는 철강제품이 다양화되고 있어 점유율을 정확히 집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점유율을 살펴보면 현재 중소형 철강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2015년 윈스틸의 점유율은 21.6%로 국내 대리점 중 유일하게 20%를 넘겼다. 여타 업체는 10%대 초반을 유지했고, 최하위 업체인 대동스틸과 격차는 15% 포인트가 넘었다.

2018년 윈스틸 점유율은 15.8%까지 하락했다. 윈스틸은 포스코 열연대리점의 점유율 순위로는 여전히 상위권인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부국철강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3.1% 포인트 하락한 9.2%를 기록했다. 부국철강은 대동스틸과 함께 10% 미만의 점유율을 보인 업체다. 동양에스텍은 같은 기간 1.4% 포인트 하락한 10.4%, 문배철강은 0.9% 포인트 떨어진 10.4%였다.

이와 반대로 세아엘앤에스의 점유율은 7% 포인트 상승한 18.4%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8개 업체 중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삼현철강은 2.1% 포인트 올랐고, 태창철강은 1.1% 포인트 올랐다.

점유율이 격변한 배경은 열연 가격 때문이다. 2015년 하반기 톤당 466달러였던 국제 열연가격은 2018년 하반기 916달러까지 올랐다. 3년 새 49.1%(450달러) 인상됐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열연가격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 대리점의 사업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포스코에서 대리점이 열연을 받아 중소 고객사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과거 철강사에서 단가를 인상하면 유통가격까지 함께 올라 대리점이 가져가는 마진도 높았다. 포스코 열연 대리점은 2008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는데, 철강재 가격이 폭등한 게 원인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이제 옛말이다. 2015년부터 열연가격은 급상승했지만 대리점의 실적은 이전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유통단가는 올랐지만 제품이 팔리지 않은 게 원인이다.

윈스틸의 2018년 매출은 2437억원으로 전년(2853억원)보다 416억원 감소했다. 가공제품 매출은 같은 기간 66억원 줄었고, 가공을 거치지 않은 원제품 매출은 89억원 줄었다. 원가 인상의 혜택을 거의 못 본 셈이다. 주 매출처인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수요가 줄었다.

반면 세아엘앤에스의 매출은 같은 기간 688억원 증가했다. 2016년(1305억원)과 비교해 53.8%(1525억원) 급증했다. 유통가격이 오른 혜택을 톡톡히 봤다. 세아엘앤에스의 철강제품 가공공장은 충남 당진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을 비롯해 영·호남과 충청지역의 수요업체에 열연을 납품한다.

세아앨엔에스는 2013년 세아그룹의 물류회사 세아로지스와 해덕스틸이 합병해 설립된 회사다. 철강제품 운송업과 가공업을 겸하고 있어 고객사에 메리트가 높다. 이를 기반으로 제조업 불황에도 꾸준히 고객사를 늘렸고, 유통단가까지 오르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세아엘앤에스 관계자는 "유통단가가 과거보다 30% 오르면서 매출이 급증했다"며 "유통가격이 인상된 덕을 봤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열연은 품질이 좋고 가격경쟁력이 높다"며 "제조업이 악화되면서 포스코 제품을 판매할 곳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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