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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무림그룹 회장, 완벽한 '3세 승계' 이뤄냈다 [지배구조 분석]이도균 사장 무림 3사 대표이사로, 지분 준비도 이미 '완료'

박기수 기자공개 2020-03-24 08:40:4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무일 무림그룹 선대 회장은 차남인 이동욱 무림그룹 현 회장이 가업을 잇길 바랐다. 이 선대 회장의 철학은 현장 중심의 경영이었다. 30대 초반이라는 나이에 사장 직함을 단 이동욱 회장은 선대 회장의 철학에 따라 어린 나이부터 회사를 대표했다. 그렇게 이동욱 회장은 무림을 국내 대표 제지업체로 회사를 발전시켰다. 세월이 흘러 2020년, 이 회장의 아들 이도균 부사장은 아버지와 같은 젊은 나이(43세)에 무림그룹 대표 3사의 사장으로 임명됐다. 3세 경영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른 셈이다.

◇무림식 '젊은 사장' DNA 이식

이동욱 회장은 선대 회장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도균 사장(사진)을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하고, 오래전부터 그룹에 몸담으며 경영 현장을 누비게 했다. 매년 초 열리는 제지업계 신년인사회 등에도 이 사장은 직접 참석하며 회사를 대표하는 자신만의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갔다.

이 사장이 무림에 입사한 시점은 2007년, 13년 동안 이사와 상무, 전무, 부사장을 모두 지냈다. 거쳐온 부서도 여러 개다. 영업부터 시작해 관리, 전략기획, 계열사 관리 총괄 등 그룹을 이끌어가기 위한 역량을 쌓는 데 집중할 수 있는 부서에서 착실하게 경험을 쌓았다.

현재 무림그룹은 세 곳의 대표 계열사가 있다. 무림SP와 무림페이퍼, 무림P&P다. 통상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등은 이 3사의 대표이사를 모두 지내며 그룹 제지사업 전반을 경영한다. 이 사장은 2013년 말 이 3사의 전략기획실장(전무)이 됐다. 5년 뒤인 2018년 말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약 1년 반 만에 김석만 대표이사의 뒤를 이어 무림그룹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아버지인 이동욱 회장은 미등기임원이지만 여전히 '회장'으로 무림그룹의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회장이 등기임원 여부에 '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이는 아들인 이 사장이 3사의 전략기획실장이 된 시기와 맞물린다. 이때부터 이 회장-이 사장 간 승계 시나리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이미 큰 그림 그리고 있었던 이동욱 회장

국내 재벌 기업 내 부자간 권력 승계에는 종종 논란이 발생한다. 지분, 다시 말해 '돈'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이도균 사장의 승계는 비교적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그는 대표이사가 되기 훨씬 전부터 지배구조 상 최상단 기업의 최대주주였기 때문이다.

현재 무림그룹은 '오너→무림SP→무림페이퍼→무림P&P' 구조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실상 무림SP를 지배하면 그룹을 지배하는 것과 같다. 이 사장은 매우 어렸던 시절부터 무림SP(당시 무림제지)의 지분을 상당량 들고 있었다. 공시가 시작된 1999년 말 기준 이 사장은 무림SP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사장이 22세일 때 얘기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이동욱 회장의 지분이 20.8%였다. 이미 이동욱 회장은 이 시점부터 승계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윽고 2002년 이도균 사장은 장내매수로 무림SP의 지분율을 21.37%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가 됐다. '최대주주 이도균, 2대 주주 이동욱' 구조는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신임' 이도균 사장 과제는

무림그룹은 장·단점이 명확한 기업 집단이다. 국내 제지업체들 중 유일한 펄프 생산 회사다. 펄프 가격 급등으로 피해를 보는 동종업계 기타 제지업체들의 고민은 무림그룹에게는 '남일'에 가깝다.

다만 무림그룹 역시 제지업에서 다른 영역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있는 고민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아버지인 이동욱 회장이 물류(무림로지텍), 금융(무림캐피탈)업 등의 사업 영역까지 손을 뻗긴 했지만 제지업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다. 흔히 '사양 산업'으로 분류되는 제지업을 대체할 만한 돌파구로 보기에는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업계는 이 사장의 과제로 이런 고민들을 해결해 무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꼽고 있다. 이미 이 사장은 나름의 답안지를 조금씩 제출하고 있다. 무림그룹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이전부터 그룹 내 통합 제지연구소에서 자연 성분을 이용한 친환경 신소재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고 전해진다. 무림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우드 플라스틱'을 발명한 것도 이 사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알려진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없이 이 사장이 무림의 핵심 3사를 모두 이끌어가기 때문에 지금부터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라면서 "무림이 직면해 있는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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