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산업 2세, 가업·경영 승계 '99일'만에 완성 정석원 대표, 작년 12월 이사회 진입..주가하락 틈타 부친지분 스와프
신상윤 기자공개 2020-03-25 08:09:4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합사료 전문기업 대주산업이 2세 승계를 속전속결로 완료했다. 지난해 말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됐던 정석원 대표이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부친의 지분까지 장내에서 '스와프'했다.이사 선임에서 기업 및 경영 승계에 불과 100일도 걸리지 않았다. 대주산업은 외부 감시를 위해 도입한 사외이사 제도가 유명무실한 데다 특수관계인이 감사를 맡고 있어서 상장사를 오너 일가가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석원 대주산업 대표이사는 이달 20일 주식 1358만573주(지분율 38.37%)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가 지난달 25일 대표이사에 선임됐을 때 보유했던 주식 수는 241만5863주(지분율 6.8%)였다. 불과 한 달 만에 1116만4710주(지분율 31.54%)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는 정 대표의 부친인 정은섭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과 동일하다.
대주산업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특수관계인 포함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38.38%로 명시하고 있는 만큼 장내에서 정 회장이 매각한 주식을 정 대표가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교롭게 정 대표가 최대주주에 오른 당일(20일) 대주산업의 거래량은 평소의 10배가 넘는 1187만1117주였다. 전날(19일) 종가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630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액면가(500원)에서 큰 차이가 없는 가격으로 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속 또는 증여 절차를 밟지 않고도 정 대표가 상장사 최대주주에 오르는 데 필요한 자금은 77억7700만원에 그친다. 대주산업의 시가총액은 250억원 규모다.
정 대표는 대주산업 오너인 정은섭 회장 대표이사의 아들이다. 2세인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1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단독 안건인 사내이사 안건이 통과돼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어 올해 2월 25일 각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 대표가 이사회 진입과 최고경영자 선임, 최대주주 등극 등을 비롯한 경영 및 기업 승계에 필요한 시간은 99일에 불과했다.
1984년 4월생 정 대표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있는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를 졸업했다. 대주산업에 2012년 4월 입사해 사내이사 선임 당시 경영전략실에서 근무했다. 경영전략실은 대표이사 직속으로 경영·영업·재무·인사 등 기획 업무와 각 사업본부 및 공장들을 총괄한다.
그의 이사회 진입과 대표이사 선임 등의 사안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경으로 독특한 이사회 구성에 기인한다. 대주산업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사내이사는 오너인 정 회장과 부인 박혜경 이사, 아들 정 대표 등 3명이다. 당초 김창종 전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직했으나 오너 2세의 이사회 참여로 물러났다. 사외이사는 이종순 변호사와 오세호 전 한빛투자신탁운용 대표 등 2명이다.
문제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변호사와 오 전 대표 등 2명 사외이사는 지난해 대주산업 이사회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심지어 2002년 사외이사 선임된 이래 18년 가까이 이사회 활동에 참석한 이력이 없다. 지난해 김 전 대표를 제외하면 사실상 오너 일가의 입김으로 이사회가 운영됐다. 다만 사외이사들은 보수를 받지 않고 있다.
외부 감시와 전문성 도입 취지의 사외이사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비상근 감사 위원인 김순옥 남전물산 전무와 김기섭 천안농산 상무 등도 대주산업과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에 재직 중인 곳으로 독립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고 하긴 어렵다.
코스닥 상장사 대주산업은 가축용 사료를 제조하는 전문기업이다. 1962년 예산농원을 전신으로 한 대주산업은 1992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본사는 서울에 있으며 인천시와 충남 장항읍 등에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연결 기준) 매출액 843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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