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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오너 3세 경영 가속화되나 '경영 공백' 대안 부상…전인장 회장 자녀 경영수업, 지분 매입

정미형 기자공개 2020-03-26 13:09:4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의 오너 3세 경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양식품을 이끌어온 전인장 회장에 이어 그의 부인인 김정수 사장까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오너 3세가 빠르게 경영일선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전 회장 아들인 병우 씨가 경영수업을 받는 가운데 딸인 하영 씨도 경영일선에 뛰어들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양식품 오너 3세들은 최근 삼양식품 지분을 각각 늘렸다. 전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아들인 병우 씨(1994년생)는 2017년 이래 약 3년 만에 주식 쇼핑에 나서며 지난 20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2350주를 장내 매수했다. 딸 하영 씨(1995년생)도 지난 23일 4000주를 사들였다. 지분율 0.05%에 해당하는 규모로 딸 하영 씨가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지분을 한 번도 사들이지 않았던 딸 하영 씨가 이례적으로 지분 확보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딸을 경영 일선으로 내보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의 오너 경영 공백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삼양식품은 현재 전 회장과 김 사장 부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전 회장과 김 사장은 함께 회삿돈 49억원을 횡령한 2018년 혐의로 기소됐다. 올해 초 대법원이 판결을 통해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을, 김 사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김정수 사장 체제를 유지해온 삼양식품은 김 사장의 유죄 판결로 사내이사 재선임에 제동이 걸렸다. 법무부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취업제한을 통지하면서 삼양식품은 오는 13일 열릴 정기주주총회 제2호 의안으로 올라온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제외했다.

삼양식품은 오너일가의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오너일가의 삼양식품 지분율은 46.64%에 이른다. 특히 김 사장은 ‘불닭 시리즈’를 성공으로 이끈 일등 공신으로 해외사업 등을 총괄해왔다. 현재 김 사장의 빈자리는 정태운 대표가 채우고 있다.


전 회장 아들 병우 씨가 예정보다 빠르게 경영 수업에 나선 것도 경영 공백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병우 씨는 애초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외부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을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해외사업본부 소속 부장으로 발령받았다.

병우 씨 다음으로 딸인 하영 씨의 경영 참여 가능성도 커졌다. 현재 삼양식품에는 전 회장 부부 외에는 오너 경영인이 참여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지분 구도로만 봐도 전 회장 일가 외에 경영진으로 나설 인물은 마땅치 않다.

삼양식품은 승계 구도가 전 회장과 그의 아들인 병우 씨로 굳어지면서 전 회장, 김 사장 부부 중심으로 운영됐다. 이에 맞춰 전 회장 일가가 삼양식품 지분을 지속해서 확보하는 데 반해 다른 오너일가는 지분을 지속해서 처분하고 있다.

그동안 전 회장 모친인 이계순 씨가 지분을 처분하면 전 회장과 김 사장, 아들 병우 씨 등이 이를 되샀다. 전 회장의 형제들도 꾸준히 지분을 내다 팔고 있다. 동생인 인성 씨도 주기적으로 지분을 몇 만주 단위로 던지고 있고, 누나들도 지분을 내다 팔아 전문경 삼양USA 사장과 세경 씨를 제외하고는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재 삼양식품은 김 사장의 취업 승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법무부가 취업을 승인할 경우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김 사장이 복귀할 예정이나 취업 승인이 거절될 경우 이사회는 오너일가가 빠진 채로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 오너 3세가 아직 20대 중반으로 당장 경영 일선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삼양식품이 최근의 경영 공백을 겪으며 경영권 승계를 미리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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