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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콘텐츠업 리포트]테크니션 돌아온 덱스터, 'VFX 본색' 강화한다창립멤버 김욱·강종익 공동대표 선임, CJ ENM 협력강화 '中테마파크' 사업 박차

조영갑 기자공개 2020-04-01 07:34:28

[편집자주]

'오스카 4관왕'에 오른 기생충 이후 한국 영상 콘텐츠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등 OTT의 영향으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계 곳곳에 ‘K-Contents’가 침투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영상 콘텐츠의 가치를 재입증해주고 있다. 더벨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의 전방에서 활약하는 기업을 조명해 발전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상 VFX(특수효과) 전문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덱스터)가 대표이사 선임 1년만에 새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주특기인 VFX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덱스터는 김욱, 강종익 공동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류춘호 전 대표이사는 2019년 3월 최대주주인 김용화 전 대표(영화감독)에 이어 수장에 오른 지 1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회사 측은 "류 대표의 일신상 사유"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덱스터가 재무전문가였던 류 전 대표 대신 특수효과 테크니션인 김욱·강종익 공동대표를 선임한 배경으로 '선택과 집중'을 꼽는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진 영화제작 사업 보다 덱스터의 아이덴티티였던 VFX 분야에 집중하면서 '검증된 길'을 가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영화제작업 진출 1년만에 적자전환, 전략변경 나서

덱스터의 지난해 매출액은 557억원으로 전년(392억원)과 비교해 42% 성장했지만, 5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2018년에는 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019년 제작한 백두산 등의 매출이 70억원가량 반영돼 외형은 커졌지만, 홍콩 및 중화권 영화 프로젝트의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대손충담금 등 비용이 치솟아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2019년 덱스터의 영업비용은 608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선임된 김욱·강종익 대표는 우리나라 VFX 1세대로 꼽힌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를 연출해 흥행 감독 반열에 오른 김용화 감독이 2011년 덱스터를 설립할 때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김욱 대표는 CG 전문기업인 DTI픽쳐스, 디지털아이디어 이사를 거쳐 덱스터 총괄본부장을 지냈다. 강종익 대표 역시 CG전문기업 인사이트비주얼 대표, 디지털아이디어 이사를 거쳐 덱스터 VFX를 총괄하는 슈퍼바이저로 합류했다. 반면 2018년 합류한 류 전 대표는 신세계, GS, 인터파크홀딩스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이번 대표이사 변경은 덱스터의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 영화제작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본업에 충실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진행된 지배구조 변화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덱스터는 2월 3자 배정 유상증자, 구주매출 등의 방식으로 CJ ENM을 새 대주주로 맞이했다. 현재 덱스터는 김용화 감독 19.83%를 포함해 김욱(1.77%), 강종익(0.20%) 대표가 특수관계자로 21.80% 최대지분을 구성하고 있고, 그 뒤를 CJ ENM(6.75%)이 잇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임기가 1년 더 남은 류 전 대표가 갑자기 사임한 것은 2월부터 잇따른 덱스터의 지분구조 변동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CJ ENM은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업을 강화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당시 양해각서에 따르면 덱스터 측은 CG/VFX 기술력 고도화를 통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CJ ENM 측은 덱스터의 기술력을 활용해 영상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컨설팅하고, 제작단계에 기술력을 접목한다. 기간은 지분을 보유하는 기간까지로 명시했다. 덱스터의 전략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대표적으로 한 배를 탄 두 회사는 영화 제작 전반에서 협력하는 한편 중국 VR 테마파크 사업 등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덱스터는 유증으로 확보한 자금 중 70%(35억원)를 VR·AR·테마파크 등 뉴미디어 R&D 및 Virtual Studios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재 덱스터는 중국 광저우, 우시, 쿤밍, 하이난성에 조성 중인 VR 테마파크에 적용될 VFX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배후 인구만 4000만 명에 이르는 지역이다.

덱스터는 2017년 완다테마파크 59억원, 완다우시파크 73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미스터몬스터 28억원, 에버촉산파크(헝다그룹) 70억원, 완다쿤밍파크 63억원 등 300억원 가까운 VFX 물량을 수주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중국 전역에 관련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대주주 김용화 감독, 별도 제작사 설립…'리스크 분산'

그간 덱스터가 추진해온 영화제작 사업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별도의 법인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덱스터는 영화제작 자회사인 덱스터픽쳐스를 통해 2019년 백두산 제작에 나서면서 제작에 도전했다. 덱스터픽쳐스는 덱스터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2019년 3월 덱스터 대표를 사임한 김용화 감독은 덱스터픽쳐스의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백두산 제작을 지휘했다.

현재 김용화 감독은 2019년 11월 외부에 별도의 제작법인인 블라드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신작인 '더 문(The Moon)' 시나리오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드의 대표이사는 최측근으로 알려진 서호진 덱스터 전략기획본부장이다. 이후 제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신과함께 3,4' 역시 김용화 감독이 직접 제작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더 문은 2016년 덱스터가 공모한 시나리오공모전을 통해 입수된 각본으로 국내 최초의 우주 SF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영화제작의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덱스터는 강점이 있는 VFX에 집중하면서 영화제작은 덱스터픽쳐스, 블라드스튜디오 등과 공동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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