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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드러난 ABCP 난맥상, 불투명성 심화 [Market Watch]재발행 실패, 프로그램 조기종료 속출…신평사도 정보파악 불가, 관리 애로

피혜림 기자공개 2020-03-30 15:06:2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07: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금융시장 내 불안감이 고조되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 상법상 유동화회사 물량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투심이 위축될 경우 단기물이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자산유동화물의 경우 수급 불안이 더욱 심해 투자자 찾기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증권사 매입확약 등에 따른 신용공여로 'A1(sf)' 최고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물량들도 기초자산 등 구조에 대한 불투명성이 리스크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ABCP와 ABSTB에 신용등급을 부여한 신용평가사조차 조달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중도상환으로 발행이 종료된 후에도 신용등급이 취소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 해당 증권에 대한 신용도를 평가하는 신평사조차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유동화 단기물에 대한 시장 내 불신은 심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자산유동화 단기물, 금융시장 불안에 리스크 급증

국내 단기금융시장 내 조달금리가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자금 집행을 미루는 기관들이 늘어나자 단기금융시장 내 최고 등급인 'A1' 기업어음(CP) 금리는 3%대로 치솟았다.

프로그램 설정 등으로 주기적 차환 발행에 나서는 ABCP와 ABSTB에 대한 리스크는 더욱 높아졌다. ABCP·ABSTB의 경우 상당 물량이 약정만기를 설정하고 1~3개월 단위로 자동 차환하는 구조를 띤다. 단기금융시장 위축 등으로 차환 발행에 차질이 생길 경우 매입확약 등을 통해 신용 공여를 제공한 증권사가 자금을 떠안아야 한다.

실제로 이달 23일 4곳의 SPC가 ABSTB 차환 발행에 실패했다. 뉴하이청주더샵(93억원)과 에프엔디티(301억원), 지에스더블유유동화제일차(205억원), 케이아이에스홍콩(465.5억원) 등은 이날 만기가 돌아왔지만 ABSTB를 발행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ABCP 등은 SPC를 설립해 찍기 때문에 발행사 장부 상으로도 확인하기 어렵다"며 "투명성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금시장이 경색될 경우 기관들이 PF ABCP 등에 대한 투자를 보류하게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보 비대칭성 뚜렷…신평사도 모르는 조달 현황

자산유동화 단기물에 대한 리스크는 높아지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로 지목받는 정보 비대칭성은 여전하다. 당장 신용등급을 부여한 신용평가사조차 조기상환 여부 등을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달 19일 마지막 ABSTB 발행을 끝으로 청산을 결정한 와이케이스톤제일차은 현재까지(26일 기준)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A1(sf) 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와이케이스톤제일차는 기초자산의 일종인 서울 강동 부동산 매각을 완료해 펀드 청산을 결정했다. 와이케이스톤제일차의 기초자금은 서울 강동 홈플러스·CGV 판매시설에 대한 부동산신탁에 따른 수익권으로, 올해 2월 해당 자산매각 등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비케이에이원제일차 역시 차주(티비성수)의 조기상환으로 ABSTB 발행이 중단됐지만 신용등급은 상당 기간 유지됐다. 아이비케이에이원제일차는 19일 4일물 발행을 끝으로 ABSTB 발행이 이어지지 않았으나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25일까지 해당 등급을 유지했다.

등급을 부여한 신용평가사는 물론 신용공여 제공자인 증권사와 SPC가 투명성에 더욱 집중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SPC와 증권사 등이 신용평가사에 조달 현황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신용평가사 또한 평가 이후 해당 증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라며 "ABCP·ABSTB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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