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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운용사 열전]베스타스, 글로벌 '광폭 행보'...해외비중 '압도적'DNA 대변혁 중심 '박병준 사단'...10년 트랙레코드·신뢰 업고 블라인드·공모펀드 '도전'

김수정 기자공개 2020-04-01 13:07:06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0: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스타스자산운용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달한다. 다른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2015년까지만 해도 5% 남짓이던 해외 펀드 비중은 해외 투자에 뛰어든 이듬해부터 괄목할 만한 속도로 불어났다.

국내 위주로 조용히 투자를 늘려오던 베스타스자산운용의 변신을 주도한 건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박병준 부사장이다. 2016년 그가 합류한 이후 과거 호흡을 맞췄던 김도철·이상엽 상무까지 베스타스로 영입되면서 지금의 글로벌 투자 진영이 구축됐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또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독립 운용사 최초로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설정에 나선 한편 공모펀드 인가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야심찬 도전의 배경엔 그간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트랙 레코드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설정액 3조 육박...부동산 운용사 5위권 '점프'

베스타스자산운용의 작년 말 기준 펀드 설정액은 2조9621억원으로 2018년 말 2조2161억원 대비 33.7% 증가했다. 투자자산은 모두 부동산이다. 펀드 순자산 총액은 3조20억원으로 전년비 31.1% 늘었다. 작년 말 기준 펀드 설정액을 시장 점유율로 환산하면 3% 정도다. 종합 운용사를 제외하고 보면 5위권에 해당한다. 펀드 설정액을 포함한 총 관리자산(AUM)은 7조3476억원이다.

설정액은 창립 이후 매년 10% 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해외 투자의 원년인 2016년부터 2년 동안은 60% 넘는 증가율을 보이면서 기록적인 속도로 외형을 키웠다. 2015년 7249억원이던 설정액은 2016년 1조2063억원으로 66.4% 증가했고 2017년엔 1조9606억원으로 62.5% 늘어났다. 2018년 설정액은 전년 대비 13.0%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1조원 능선을 넘은 지 2년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2015년 이전까진 모든 투자가 국내에 집중됐다. 첫 투자는 설립 1년여 만인 2011년 말 이뤄졌다. 도시형 생활주택 사업을 위한 프로젝트금융투자(PFV)에 부동산 담보대출 220억원을 제공하면서 '베스타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호'를 설정했다. 그리고 다시 한 달 만에 제2호 펀드를 설정하면서 투자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제2호는 KT 보유 20개 자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회사가 발행한 우선주에 투자하는 830억원 규모 펀드로 지금도 여전히 운용 중이다.

첫 대규모 딜은 더케이트윈타워 건이다. 시장에선 베스타스자산운용이 존재감을 드러낸 계기로 해당 투자를 꼽는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2012년 7월 서울 광화문에서 막 준공된 이 빌딩을 5000억원에 사들였다. 공실 상태였던 이 빌딩은 다양한 밸류애드 전략을 거쳐 안정적인 임대율을 유지하고 있고 6년 만에 성공적으로 매각됐다. 삼성SRA자산운용은 2018년 4월 더케이트윈타워를 7000억원 초반에 인수하면서 거래 당시 국내 오피스 3.3㎡당 가격 최고치를 경신했다.

GS역전타워(현 메트로타워) 역시 성공적인 투자로 기록돼 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2013년 3월 GS건설이 본사로 사용하던 이 건물을 2000억원에 사들였다. 서울역 앞에 위치한 이 건물은 당시만 해도 노후화된 사옥형 단일 임차인 자산이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해당 빌딩을 전면 리모델링해 수익형 멀티 임차인 자산으로 탈바꿈시켰고 롯데손해보험, 알리안츠생명 등을 임차인으로 확보했다. 해당 건물은 2017년 안다자산운용에 2400억원에 매각됐다.

2014년에는 개발 프로젝트까지 손을 뻗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영시티 개발 프로젝트에서 자산관리회사(AMC)로서 토지 매입부터 건설, 임대 안정화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소유권은 영국계 사모펀드 액티스가 갖고 있다. 액티스는 지난해부터 영시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진행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입찰에선 20곳에 달하는 입찰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SK디앤디-NH투자증권 컨소시엄이 5000억원 중반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밖에도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NH농협캐피탈 빌딩(2015년·1100억원)과 홈플러스가 30년 이상 책임 임대차하는 홈플러스 평촌점(2017년·1000억원)에 에쿼티 투자를 이어갔다. 최근엔 핵심 물류 지역에 위치한 하나로TNS 남사물류센터(2018년·600억원)와 용인 문학로지스틱스 물류센터(2019년·200억원)등으로 물류센터 포트폴리오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을 비롯해 다수의 국내 중소형 오피스, 리테일, 물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근래 가장 주목받은 국내 딜은 여의도 메리츠화재 사옥 건이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부동산 개발사 신영과 손잡고 지난해 10월 메리츠화재 여의도사옥 빌딩을 12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가를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2200만원인데 이는 역대 여의도권역 오피스 빌딩 거래 사상 가장 높은 가격이다. 베스타스자산운용과 신영은 다양한 활용성을 고려해 비교적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해당 빌딩을 손에 넣었다.

◇해외투자 '개화기' 2016년, DNA '대변혁'

베스타스자산운용은 2016년 일대 전환점을 맞이한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에서 해외 투자 실무를 담당해온 박병준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본궤도에 올랐다. 그와 함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서 근무했던 김도철 상무와 삼성SRA자산운용에서 호흡을 맞춘 이상엽 상무도 이 무렵 베스타스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현재 해외투자 1·2본부장을 맡아 투자 실무를 주도하고 있다.

핵심 인력들의 합류 이후 해외 투자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현재 베스타스자산운용 투자자산을 지역별로 보면 자산 대부분이 해외에 집중돼 있다. 작년 말 펀드 설정액 중 해외 펀드 비중은 85.4%에 이른다.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큰 비중이다. 2015년 5.3%에 불과했던 게 이듬해 39.8%로 급증했고 2017년 57.9%, 2018년 80.0% 등으로 급격히 확대됐다.


변화의 서막을 연 건 영국 아마존 물류센터 투자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2016년 4월 영국 레스터시 인근 바든 지역에 위치한 이 자산을 개발 단계에서 2100억원에 선매입했다. 영국 아마존이 준공 후 15년 간 100% 임차하기로 예정된 상태였다. 같은 해 7월에는 미국 시애틀의 랜드마크인 세이프코플라자를 4200억원에 사들였다. 시애틀 최고 중심지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강점과 미국 생명보험사인 세이프코가 전체의 70%를 임차하는 안정적인 임대 구조에 주목한 투자다.

첫 해외투자 이듬해엔 50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투자가 성사됐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2017년 2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소웨스트플라자를 5700억원에 인수했다. 소웨스트플라자는 프랑스 로레알이 전체 면적의 92%를 임대해 본사로 사용 중인 건물로 공실이 전혀 없는 우량 자산이다. 핵심 출자자가 이례적으로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던 케이스다. 같은 해 4월엔 독일 베를린 소재 알리안츠 본사(4100억원)를 사들였다. 당시로서 준공을 2년 앞둔 미준공 자산이었지만 알리안츠도이치랜드AG의 15년 장기 임차가 예정돼 있었다.

2018년 들어선 유럽 소재 물류센터 4개를 묶어 한 펀드에 담으면서 오피스빌딩 대비 자산가격이 낮다는 물류센터의 한계를 보완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2018년 3월 이탈리아와 폴란드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와 네덜란드, 핀란드 소재 DSV 물류센터를 총 5400억원에 인수했다. DSV 물류센터 2곳과 이탈리아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선매입 방식으로, 폴란드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일반 매입 식으로 투자했다. 이처럼 4개 물류센터 포트폴리오를 투자 자산으로 설정함으로써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기대 수익률과 안정성을 끌어올렸다.

작년은 단일 투자 건으로 역대 최대 금액을 기록한 해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 CBX 빌딩을 6000억원에 인수했다. CBX는 라데팡스 중심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글로벌 유명 기업들을 임차인으로 보유한 A급 멀티 임차인 오피스 빌딩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마자 다수의 국내 투자기관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동시에 지난해는 물류센터 투자가 특히 활발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스페인 세비야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를 아마존이 20년 간 100% 임차하는 조건으로 2400억원에 선매입했다. 이어 폴란드 우치에 있는 리로이메를린 물류센터(950억원)와 덴마크 코펜하겐 DSV 물류센터·본사 오피스(2500억원)를 잇달아 인수했다.

◇해외 물류 블라인드·공모펀드 '도전'...국내 대표 독립운용사 '목표'

지난해 순이익 18억원으로 2018년 32억원 대비 43.8% 감소했다. 영업수익도 318억원에서 209억원으로 34.3% 줄었다. 지난해 설정한 다수의 프로젝트 펀드가 선매입 딜이었기 때문에 매입·운용 보수 수취가 준공·소유권 이전 시점 이후로 늦춰졌다. 상당 규모의 해외 재간접 펀드의 미인출 약정액에 대한 보수 발생 시점이 2020~2021년으로 미뤄진 것도 수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아직은 이익 규모가 작고 등락도 큰 편이다. 다만 2016년 이후 진행한 투자들의 엑시트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실적 규모나 흐름 면에서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


올해는 비즈니스 무대를 보다 확장할 계획이다. 우선 첫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설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최대 3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를 설정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유럽 지역 10여개 국가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투자자산으로 특정한다. 투자기간 2년, 운용기간 5년 등 총 7년간 운용될 예정이며 목표 성과는 내부수익률(IRR) 기준 8% 수준이다.

이는 금융그룹 계열사가 아닌 독립 운용사로서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대형 금융 계열사의 자금력 없이 대규모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베스타스자산운용은 그간 세계 여러 지역의 물류센터에 다양한 전략으로 투자하면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펀딩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최대 목표는 공모펀드 인가를 받아 일반 투자자에게도 우수한 투자처를 제공하는 것이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목표로 공모 인가 취득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전문사모 운용사로서 쌓아온 트랙 레코드와 시장 신뢰를 내세워 보다 엄격한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공모펀드까지 손을 뻗게 됐다.

향후 공모펀드 운용에 필요한 운용·관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한편으론 전반적으로 체계적인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리서치 조직과 상품 개발, 마케팅 전담 조직 등을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장기적인 청사진은 국내 대표 독립 운용사로 발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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