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2(화)

financial institution

시중은행, 두산중공업 유동성지원 '신중모드' 대출 만기연장은 긍정적 검토, 우선 국책은행 주도 가닥… 구조조정 전초 단계 분석

진현우 기자공개 2020-03-30 14:34:3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7: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진행하는 1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은 우선 국책은행이 총대를 메고 주도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출 익스포저를 보유한 시중은행들에게 출자 참여를 요청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지원해야 할 기업들이 많고 자본여력이 빠듯해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추가 금융지원에 참여할 가능성이 아예 무산된 건 아니지만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에 따른 시장상황과 자금사정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두산중공업 보유채권을 기존 조건 그대로 만기 연장하는 데엔 큰 틀에서 참여의향을 전달하며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온라인 간담회에서 두산중공업 금융지원과 관련, 경과보고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채권은행단은 오전 10시 산업은행 본관에 모여 두산중공업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국책은행이 시중은행들에게 추가 여신지원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연초 유동성 대응 차원에서 단기자금을 조달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당장 오는 4월부터 만기 도래하는 채권을 차환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5월엔 5000억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해서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해 조기상환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재무부담은 날로 커질 전망이다. 이에 한도여신(마이너스통장) 1조원을 열어준다는 게 금융권 지원의 주된 골자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사진)은 “긴급지원 결정에 앞서 워크아웃·회생절차를 검토할 타당성도 충분히 있었지만 두산중공업이 기간산업에 미칠 여파, 대규모 실직에 따른 지역경제 타격 등을 고려해 정책금융 집행이 불가피했다”며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모회사인 두산과 임직원, 채권금융기관들이 형평성 있게 고통분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 부행장의 발언이 ‘구조조정’을 어느 정도 전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향후 구조조정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는 뉘앙스의 발언이 몇 차례 있었다. 두산그룹이 수직 계열화돼 있는 터라 두산중공업의 실적 변동성이 전체 주가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도 부연했다.

오전에 열린 채권단 협의는 자율협약 형태로 진행됐다. 금융지원 규모는 총 1조원 내외로 결정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절반씩 5대5로 분담하는 구조다. 다만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2270억원)을 비롯해 농협은행(1200억원)과 SC제일은행(1700억원)이 국책은행과 고통 분담에 나서 준다면 기존 분담비율이 변경될 수 있다는 게 산업은행 측의 바람이다.

아직까지 시중은행들은 두산중공업을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어 추가 금융지원 여부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시장안정을 위해 조성되는 채권·증시안정펀드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자본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두산중공업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 협의에 적극 참여하겠지만 산업은행의 긴급자금 지원 요청과 관련해선 쉽게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기존채권 연장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자금이 메마른 기업들을 지원해주는 것도 현실적으로 버거운 실정이라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었다. 물론 두산중공업에 나가있는 대출은 조건은 그대로하고 만기를 연장하는 데엔 일정 부분 참여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최 부행장은 “1조원 규모 한도대출은 당장의 급한 불은 끌 수 있어도 두산중공업이 계속 상·차환에 나서야 하는 금액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두산그룹도 재무 숨통을 틔우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놓은 만큼 이를 합리적으로 실행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이 사업재편 등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4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