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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방어전 마친 조원태, 끝나지 않는 고민지분 확대 방안 마땅치 않아…주주연합 "계속 모든 노력 다할 것"

유수진 기자공개 2020-03-30 08:22:2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8:2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연합군의 공격에 맞서 성공적으로 방어전을 치렀다. 기존에 확보해둔 우호지분 외에도 법원 판결과 국민연금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한진칼 대표이사 자리를 지켰다. 주주연합 추천 인사가 이사회에 들어오는 것도 완벽히 차단했다.

하지만 제대로 숨을 돌릴 새도 없이 다음 공격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지켜냈다고 안심하기에는 반(反)조원태 연합군의 보유지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는 조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조 회장은 조만간 담화문을 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27일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진 한진칼 주주총회는 사실상 조 회장 측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출석주식 56.67%(2756만9022주)의 지지를 얻어 무사히 통과됐다. 반대는 43.27%(2104만7801주), 기권은 0.06%(2만8817주)로 집계됐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은 올해 주총에서도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야심차게 추천한 이사 후보 7명은 과반의 찬성표를 받지 못해 이사회 진입이 좌절됐다. 전자투표제 도입을 포함한 정관변경안(13건)도 특별결의(3분의 2 이상찬성)의 벽에 부딪혀 모두 처리가 불발됐다. 결국 주주연합은 조 회장과의 첫 번째 맞대결에서 무릎을 꿇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날 조 회장의 주총 승리는 사전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미래는 좀처럼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주연합 측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KCGI와 반도건설은 무섭게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집하며 세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KCGI는 26일 한진칼 주식 3만5000주(0.06%)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18.57%까지 늘렸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날 주총에서 패하더라도 공격을 멈추지 않을 거라는 사실상의 선전포고였다. 이를 반영하면 주주연합의 보유 주식은 총 2496만857주로 지분율이 42.19%에 달할 걸로 추산된다.

심지어 주주연합은 조 회장의 최대 우군인 델타항공에 지분 전량을 매각하라고 제안해 놓은 상태다. 이는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 최대 항공사인 델타항공조차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파고든 조치로 풀이된다. 조 회장의 대표 백기사인 델타항공은 이번 주총에선 의결권이 10%였으나 최근 14.9%까지 보유 물량을 늘렸다.

반면 조 회장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직접 지분 매입에 나서기에는 자금 조달에 한계가 있다. 우호지분을 늘리는 게 사실상 유일한 방법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카카오가 지분 처분에 나서는 등 우호지분을 지키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조 회장 측은 일단 주주연합의 지분율을 낮추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에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게 대표적이다. 현재 한진칼은 주주연합이 △허위공시 △SPC 위법 투자 행위 △임원·주요주주 보고의무 위반 등을 했다며 주식처분명령 등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특히 최근 법원이 반도개발이 '단순 보유' 목적을 내걸고 사들인 5% 초과 지분에 대해 의결권이 없다는 판결을 내린 만큼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CGI가 SPC 투자규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업무정지 등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주연합은 이날 주총 직후 "한진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 정상화의 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계속 주주로서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냈다. 한진그룹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신 조 회장이 오는 주말쯤 담화문 형태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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